[중동 퍼펙트스톰-의료] '코로나 변이' 온다는데 '주사기'는 부족…정부, 공급망 정상화 총력
입력 2026.04.20 14:00
수정 2026.04.20 16:23
병·의원 “발주 중단·공급 부족”…소모품 가격 두 배 급등 부담
신종 코로나 변이 확산까지…정부, 매점매석 특별 단속 착수
서울의 한 의료기기 판매점에 의료용 주사침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주사기 등 필수 의료소모품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19 변이 확산 조짐까지 겹치며 의료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과도한 불안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선 병·의원에서는 공급부족과 가격 급등이 이어지며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주사기 수요 급증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부터 주사기 유통망 안정화를 위해 35개조의 단속반을 편성하고,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특별 단속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지난주 기준 주사기 제조업체의 하루 생산량이 445만개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매점매석 행위 판단 기준은 월 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는 경우 등이다. 적발 시 관련 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정부 단속 강화와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통 과정에서의 쏠림과 재고 편중이 지속될 경우, 단속만으로는 현장 체감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성남시의사회가 보건복지부 요청으로 관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약품·의료제품 수급 조사에서도 주사기와 주사침, 수액세트 등 기본 의료소모품은 물론 멸균 증류수, 약포지·약병, 장갑 등에서 일부 부족 사례가 확인됐다.
중원구의 한 의료기관은 설문에서 “주사기와 바늘이 품절돼 재고가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고, 다수 의료기관에서도 “발주 자체가 되지 않는다”, “품절로 주문이 불가능하다”, “한 달도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응답이 이어졌다.
수도권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구매를 시도하면 품절이거나 수량 제한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주사기는 진료 과정에서 사용량이 많은 만큼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도 크게 올라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15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국백신 공장에서 완성된 주사기 포장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기관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사기와 수액세트 등 필수 의료소모품은 건강보험 제도상 ‘별도 산정 불가’ 항목으로 분류돼,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추가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다. 이 때문에 소모품 비용이 오를수록 의료기관의 부담은 그대로 누적된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형병원의 경우 대체재 확보가 가능해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개인병원이나 의원은 대량 구매가 어려워 공급 차질이 현실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일부 품목은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한 상황”이라며 “공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기관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19 변이 BA3.2 확산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불안 요인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감염병 확산은 단기간 내에 주사기 등 의료용품 수요가 급증하는 요인이 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5주차(이달 5~11일)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호흡기 감염병 의심 환자 검체 중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6.3%로, 직전 주(4.7%) 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 변이 점유율은 PQ2(34.6%), NB1.8.1(34.6%), BA3.2(23.1%), XFG(3.8%) 순으로, 현재 우려를 키우는 BA3.2 변이의 점유율은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는 BA3.2 변이에 대해 중증도나 병독성 증가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으며, 현재 접종 중인 LP8.1 백신 역시 예방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청도 이러한 평가를 근거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질병청은 “여름철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65세 이상 어르신,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 기간도 6월 30일까지 연장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최신 동향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