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론' 이원석 前검찰총장 "권력 수사·재판 맡을 판검사 없을 것"
입력 2026.04.12 14:48
수정 2026.04.12 14:48
16일 尹정권 조작기소 국조 증인 출석 앞두고 입장문
"법치·사법시스템 무너지는 현실에 침묵할 수 없어"
"국회로 옮겨진 법정…헌법상 삼권분립 원칙 위반"
이원석 전 검찰총장.ⓒ뉴시스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를 두고 "앞으로 권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맡아 수행할 검사와 판사는 단연코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총장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진행 중인 이번 국정조사가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며 "법치주의와 사법시스템이 무너지는 현실 앞에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장은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돼 오는 16일 출석을 앞두고 있다.
이 전 총장은 "수년간 수십에서 수백 차례에 걸쳐 법원의 증거조사와 판단이 이뤄진 사실관계와 법리를 단 며칠 만에 뒤집고 있다"며 "정치권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현직 검사 40여 명을 증인으로 불러 죄인처럼 추궁하는 것은 수사와 재판에 외압을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장은 이번 국정조사로 사법시스템에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국정조사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정치권과 권력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맡을 검사와 판사가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정 수사를 이유로 국회와 법무부, 검찰, 공수처, 특검 등이 총동원돼 국정조사와 고발, 감찰, 징계, 수사, 출국금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보복, 표적, 기획, 편파·강압 수사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짚었다.
나아가 "국회로 법원의 법정을 옮겨 입법부가 사실상 사법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이 전 총장은 "법 위에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민주공화국은 무너진다는 것을 우리는 뼈저리게 절감했다"며 "비록 더디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미리 정해둔 법치주의와 사법시스템을 믿고 지켜봐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첫 검찰총장을 지냈다. 재임 중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등 수사에서 원칙론을 강조하며 정부와 긴장 관계를 이어가는 한편,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 관련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등에 대한 수사도 이뤄져 민주당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