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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퍼펙트스톰-금융] 치솟는 환율, '공포의 널뛰기'…실물 경제 덮친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4.09 07:10
수정 2026.04.09 08:03

휴전 기대에 환율 1470원대로 급락…변동성 확대 속 단기 조정 관측도

전쟁·휴전 소식 따라 수십원 '출렁'…변동성 3년 만 최대 기록

고환율·고유가 맞물려 물가 자극, 기업 수익성·가계 소비 동반 압박

"전쟁 장기화, 물가 압력 키울 것…대체 공급원 확보 필요성 대두"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벽 전광판에 환율 정보가 표시돼 있다.ⓒ뉴시스

중동 전쟁이 40일을 넘기면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합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미 우리 정치와 경제, 산업, 문화 전반은 고유가·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4고(高) 위기를 맞으며 충격에 휩싸였다. 중동 전쟁이 현재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과 종전 이후에도 한반도에 머무를 강력한 중동발 태풍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조망해 본다.<편집자 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3년여 만에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며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소식에 환율이 1470원대로 급락하며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지만, 고환율·고유가의 이중 부담이 실물경제를 압박하며 인플레이션 공포를 키우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8일)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33.6원 내린 1470.6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24.3원 급락한 1479.9원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장을 마감했다.


개장 전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빠르게 완화된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8.7대로 밀리면서 전날(99.86)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방위 충돌 가능성 속에서 극적으로 휴전이 성사되며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환율 하락을 추세적 안정으로 보기보다 변동성 확대 국면 속 단기 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환율은 하루 수십 원씩 출렁이며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엔 환율이 26.4원 급등했으나 전쟁이 빨리 끝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이 나온 같은 달 10일엔 26.2원 급락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의하면 지난달 환율 일일 변동폭(주간 거래 기준·전 거래일 종가 대비)은 평균 11.4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환율이 급락했던 2022년 11월(12.3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기업들의 경영 환경도 급격히 불안정해지고 있다. 특히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원유와 천연가스, 곡물 등 에너지·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 구조상, 고환율은 고유가와 맞물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수입 단가 상승이 누적되면서 가공식품과 공산품 가격 전반으로 전가되고, 이는 소비자 체감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까지 동반 상승할 경우 '고환율·고유가'의 이중 부담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수입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원유·원자재·에너지·중간재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다"며 "기업의 원가 부담 확대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자동차 업종은 재무건전성이 약화되고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에너지·공공요금·물류비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고, 실질 소득 감소로 소비 여력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향후 전망도 불안하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글로벌 고금리 환경과 달러 강세 요인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148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가거나, 상황에 따라 다시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환율과 고유가가 맞물리며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인 지원을 넘어 에너지 수급과 물류 구조 전반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와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환율과 유가 상승까지 겹쳐 가공식품·공산품 등 수입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체 공급원을 확보해 공급 안정에 집중해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기보다 운송업자 연료 보조 등으로 물류비 상승을 억제하고, 석유 사용 절감과 대중교통 확대를 병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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