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일본·프랑스 무사통과했는데…‘호르무즈’ 실마리 못 찾는 정부
입력 2026.04.06 13:52
수정 2026.04.06 13:52
일본·프랑스 선박 주말 해협 빠져나와
개별 협상·통행료 지급 확인 못 해
李 “인도적 지원으로 해법 찾아보라”
정부 “관련국 협의 중”…묘책 못 내놔
지난달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 무스카트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주말 사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던 일본과 프랑스 선박 일부가 해협을 빠져나왔다. 반면 우리 선박과 선원은 한 달 넘게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여러 각도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5일 “일본 미쓰이 상선 계열사의 유조선이 4일(현지 시각)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지난 3일 같은 회사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은 선적이 전쟁 발발 뒤 일본 선박 가운데 처음 이 해협을 통과한 데 이어 두 번째”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선박으로 두 번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인도 선적의 ‘그린 산비’(GREEN SANVI)호다. 해당 선박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시작 전 호르무즈 해협에서 100㎞ 떨어진 페르시아만 내에서 정박해 있었다.
하루 앞선 3일에는 ‘상선미쓰이’ 소속 LNG 운반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최초로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해운사 소유 몰타 선적 컨테이너선 ‘CMA CGM 크리비호’도 3일 이란 측 안전 통로를 이용해 걸프 해역을 빠져나왔다. 이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서유럽과 연관된 선박이 통과한 첫 사례다.
반면 우리나라는 6일 오후 1시 현재 선박 27척과 선원 173명(외국 선박 탑승 한국 선원 37명 포함)이 여전히 해협 안쪽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40일 가까이 호르무즈 해협에 사실상 갇혀 있다.
정부는 관계자는 “호르무즈 내 머무는 선박 26척에 대해 매일 식료품, 식수, 연료유 등 필수물품 잔여량을 확인하고 있다. 가능한 4주분 이상 비축을 독려하고, 비축량이 4주분 미만이 되면 수급 계획을 선사로부터 받아 수급 여부 등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다른 국가 선박들이 호르무즈를 빠져나오기 시작하면서 정부의 대책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호르무즈 탈출 가능성을 본 만큼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현재까지 일본과 프랑스 선박이 이란과 개별 협상을 한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통행료 지불 여부도 마찬가지다. 이란이 한국 선박에 대해서만 봉쇄령을 내린 것도 아닌 만큼 일본과 프랑스 사례를 바탕으로 탈출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는 이란과의 협상 여부에 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정부는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이를 고려한 선사의 입장을 중시하고 있다”며 “국제규범에 따라 우리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과 안전 보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 아래 관련국과 협의 중”이라고만 했다.
해수부도 비슷하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나온 서면 브리핑 내용이 전부”라며 “지금 외교부와 비경회의 후속 조처로 열심히 소통 중인데, 세부적인 사항은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비공개 특별대책회의에서 “최근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고 우리 선박을 빼 오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