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턱 높아지자 '풍선' 쑥…상호금융권, 대출 조이기 나선다
입력 2026.02.19 07:04
수정 2026.02.19 07:04
은행권 주담대 6000억 줄었지만…2금융권, 3조6000억원 늘어
당국, 상호금융 '풍선효과' 모니터링 강화…대출 동향 면밀 점검
새마을금고, 19일부터 모집인 대출 중단…신협도 추이 예의주시
"상호금융 팽창하면 부동산 조정 시 지역 부실 금융 전반에 전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하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은행권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감소했지만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 간 '풍선효과'가 뚜렷해지자 금융당국이 구두 경고에 나섰고, 이에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하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된 것이며, 지난해 1월(9000억원 감소)과 비교해도 증가세다.
가계대출 증가에는 주택담보대출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주담대는 3조원 늘어 전월(2조3000억원 증가)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은행권 주담대는 6000억원 감소해 전월 대비 감소 폭이 다소 커졌지만, 제2금융권은 농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3조6000억원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호금융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와 주택담보대출 관리 기조가 지속되자 대출 수요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해 들어 일부 새마을금고와 단위농협에서는 연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 수준의 특별판매 금리를 앞세워 예금 유치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금융권에 대출 수요가 몰리자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신학기를 앞두고 이사 수요 등이 겹칠 경우 가계대출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당국은 금융권 전반의 대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 시 추가 보완책을 마련해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도 이날 "지난해부터 주담대를 중심으로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범정부적인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호금융권도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새마을금고는 19일부터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가계대출과 중도금·이주비·분양잔금 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크게 초과한 데 따른 당국의 총량 관리 기조를 의식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5조3100억원으로, 당초 설정된 목표치를 4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5대 시중은행의 증가분(5조7462억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신협중앙회 역시 모집인 가계대출 중단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공식 조치는 아니지만,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향에 발맞춰 증가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신협 등은 대출 한도 조정 등 단계적 대응책을 시행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지난해에도 비조합원 대상 대출을 순차적으로 제한한 바 있어, 필요 시 유사한 관리 방안이 재가동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수협중앙회와 농협중앙회 등 다른 상호금융기관들도 모집인 영업 중단 또는 한도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업권별 대출 흐름이 엇갈릴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 관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정 업권만 옥죄는 방식으로는 가계부채 억제 효과가 제한적이며, 신용위험이 취약 부문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 규제 강화로 인한 상호금융권 '풍선효과'는 정책 취지와 달리 가계부채 리스크의 총량을 낮추지 못한 채 신용위험이 전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며 "특히, 농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집단대출·주담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팽창하면 부동산 경기 조정 시 지역 단위의 부실이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은 규제기조가 지속되면 중장기적으로는 2금융권 차주의 상환 부담 확대, 상호금융권의 자산 건전성 악화, 지역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 훼손이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를 막기 위해서는 상호금융에 대해 DSR·충당금·자본규제를 은행 수준에 가깝게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동시에 지역·서민 대상 소액신용공급등 상호금융 본연의 역할을 유지하도록 하는 규제완화 위주의 정책지원도 함께 병행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