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망보고서] “환율·소송·규제의 해”…외식업계, 버티기에서 판가름으로
입력 2026.01.11 07:00
수정 2026.01.11 07:00
1400원대 환율 고착화, 가격 인상 임계점
차액가맹금 소송·규제 변수, 업계 구조 흔들
배달비·고물가 압박…자영업 회복 시험대
해외로 나가는 K프랜차이즈, 국내는 격전
서울 시내의 식당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외식업계가 2026년 다시 한 번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지난해 고물가와 비용 압박을 견디는 국면이 길어진 가운데, 이제는 환율상승과 업체 간의 소송과 다양한 규제 등의 변수들이 업계의 앞길을 판가름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표적으로 차액가맹금 소송 판결과 가맹사업법 개정 등 주요 제도 시행이 맞물리며 중대한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공공배달앱의 자립 여부를 통한 자영업 경영 환경의 변화 등 다양한 변수가 겹치면서 업계 전반이 성장과 후퇴라는 이름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업계의 시선은 단연 환율에 쏠려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경우 비용 부담이 더욱 누적될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등 식자재 전반에 있어 수입 비중이 높은 구조인 만큼, 환율 변동이 실적과 가격 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수입 비중이 높은 육류와 유지류 등 주요 식자재의 경우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에 민감한 구조다.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원가 압박이 누적되고, 이는 공급가 조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소비자 가격 조정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임계점을 맞는 해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하는 국면에 진입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기업들과 금융권의 위기의식도 커지는 형국이다.
인건비, 물류비 등이 모두 치솟은 상황이란 점에서 더욱 힘이 실린다. 관계자에 따르면 구매 시기를 늦춰도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 원자재를 들여와야 한다.
이를 근거로 올해 상반기 안에는 식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료용 곡물 수입 단가 상승은 돼지고기를 비롯해 닭고기, 소고기 등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육류 가격 상승은 또 다시 햄·소시지 등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시내 피자헛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환율과 더불어 올해 외식업계를 뒤흔들 가장 큰 변수는 차액가맹금 소송이다. 피자헛 차액가맹금 소송은 2024년 9월 대법원에 상고된 이후 1년 이상이 지나며, 2026년 중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이 차액가맹금의 적법성과 정보공개 범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현재 소송 중인 피자헛 외 16개 브랜드는 물론, 업계 전반으로 유사 소송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패소 시 가맹사업 구조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여기에 배달앱 비용 증가와 고물가가 겹치면서 자영업자의 수익성 압박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 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부담이 구조적으로 고정된 상황에서 인건비와 식자재비 등 고정비성 비용까지 동시에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을 완화할 대안으로 주목받아온 공공배달앱 역시 지속 가능성의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소비쿠폰과 정부 할인 지원 예산에 힘입어 점유율은 확대됐지만, 올해는 지역화폐를 제외하면 별도 재정 지원이 중단된 상태다.
핵심 경쟁력인 낮은 수수료 구조와 소비 인센티브가 공공 재정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창업 수요 역시 회복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소비 활성화 정책과 비용 부담 완화 여부에 따라 수요 반등이 가능할지, 아니면 구조적 위축이 고착화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가맹점주단체 협의요청권을 도입하는 가맹사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6년에는 시행령 제정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소 가입 비율과 협의 방식, 본사의 거부권 행사 조건 등 세부 기준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따라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협의 구조가 형식적 절차에 그칠지, 실질적 교섭으로 작동할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10일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 역시 외식업계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입법예고 중인 시행령은 원청·하청 노조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되 분리 교섭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위탁 제조 관계나 본사와 가맹점 간 관계로 적용 범위가 확장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탈플라스틱 대책의 영향도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회용컵 비용을 별도로 책정할 경우 현장의 혼선과 더불어 텀블러 할인 의무화 효과 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타임스스퀘어(Times Square) 정중앙에 위치한 ‘원 타임스스퀘어(One Times Squar)ⓒ제너시스BBQ
대형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중소·영세 브랜드와 비프랜차이즈 매장들은 가격 구조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종이컵 매장 사용 전면 금지에 따른 머그컵 관리·세척 부담은 소형 점포의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 흐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BQ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선도 기업들은 북미와 중남미, 유럽, 중동 등으로 진출 범위를 꾸준히 넓혀왔다. 현지 법인 설립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 등을 통해 해외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중견·중소 프랜차이즈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동남아 시장에 집중해 왔으나 지역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한계가 맞물리면서 해외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대로 해외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과 확장 움직임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올해 외식업계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해외 시장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인 만큼 안착에 성공할 경우 메뉴 구성과 가격, 운영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치폴레와 지미존스, 파이브가이즈, 팀홀튼 등 최근 국내 진출을 확정했거나 이미 사업 확장에 나선 해외 유명 브랜드들에 더해, KFC·타코벨·서브웨이 등 기존 글로벌 브랜드들도 확장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본사 모두 여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2026년을 맞게 됐다”며 “비용 부담과 규제 환경을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회복과 위축의 방향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