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숨쉬는 서울 지하철…역사 라돈 농도 모두 기준치 미만
입력 2025.12.09 06:00
수정 2025.12.09 06:00
2024년 65개소, 2025년 144개 역사 전수조사 결과
모든 역사에서 라돈 실내환경권고기준 148Bq/㎥ 미만
2026년 132개소 추가 조사 예정, 환기시설도 지속 보강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서울지하철 역사의 실내공기 라돈(Rn) 농도가 권고기준보다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는 지하에 위치한 특성상 라돈 농도가 증가하기 쉽다"며 "이는 역사 근무자는 물론 지하철 이용 시민의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라돈은 암석‧토양‧건축자재 등에 존재하는 우라늄이 몇 차례 붕괴를 거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무색‧무취‧무미의 기체로 지구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연 방사성 물질이다. 사람이 연간 노출되는 방사선의 85%는 자연 방사선에 의한 것이고, 그 중 50%는 라돈에 의한 것이다.
라돈이 호흡을 통해 체내로 흡수될 경우 세포를 파괴, 유전자를 변형시켜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폐암 유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다중이용시설군과 신축공동주택의 실내라돈 권고기준을 148Bq/㎥으로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는 독일‧체코(300Bq/㎥), 영국‧캐나다‧노르웨이(200Bq/㎥)보다 낮은 수치로, 상대적으로 엄격한 관리기준에 해당한다.
라돈은 자연상태로도 존재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사람이 받는 전체 방사능량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 일상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시멘트·화강암에서 많이 발생하고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에 깔리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시멘트 구조물로 이뤄져 있고 지하에 위치하는 지하철 역사는 라돈이 고농도로 축적되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특히 난방 문제로 인해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겨울철에 두드러진다.
8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2월~2024년 4월 지하역사 65개소를 대상으로 측정한 라돈농도는 평균 35.2Bq/㎥이었다. 또 2024년 12월~올해 5월까지 지하역사 144개소를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는 평균 25.0Bq/㎥로 나타났다. 두 조사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신규 라돈 분석장비를 활용해 알파비적검출법으로 진행하였다.
8호선 잠실역(대합실 13.6Bq/㎥, 승강장 12.9Bq/㎥), 6호선 새절역(대합실 12.3Bq/㎥, 승강장 13.8Bq/㎥)처럼 실내공기 라돈 농도가 야외와 차이가 없을 정도로 양호하게 관리되는 곳도 있었다.
2024년과 2025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132개 지하철 역사에 대해서는 2026년 중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에서는 지하철역사 라돈농도 관리를 위해 ▲환기장치 개선을 통한 환기량 증대 ▲라돈 농도가 높은 지하수를 청소용수로 사용 금지 ▲지하철 터널 내 집수정 맨홀 덮개 설치 ▲새벽시간대 공조기 가동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라도 안심하고 숨쉴 수 있도록 실내공기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며 "지속적인 라돈 농도 모니터링을 통해 더 쾌적한 지하철 역사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