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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라산서 77년 만에 멸종위기 Ⅰ급 ‘검독수리’ 둥지 발견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5.09.17 12:01
수정 2025.09.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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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 한 쌍, 새끼 서식했던 둥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검독수리(수컷 성조) 모습.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검독수리’ 번식 둥지 실체가 77년 만에 확인됐다. 국립생태원(원장 이창석)은 최근 제주도 한라산 북쪽 방향 한 절벽에서 검독수리 번식 둥지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지난해 7월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직원이 한라산 북쪽 인근에서 어린 검독수리 1마리를 구조했던 사건과 지역 주민 목격담을 토대로 검독수리 조사를 진행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한라산을 관리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로부터 조사 허가를 받고 올해 4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 회원과 검독수리 서식지를 찾아 나섰다.


조사 결과 한라산 북쪽 지대 약 90m 절벽의 3분의 1 지점에서 지름 약 2m, 높이 약 1.5m 추정되는 검독수리 둥지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올해 5월 이곳 둥지에 검독수리 암수 한 쌍과, 새끼 한 마리가 서식하는 모습을 약 200m 떨어진 장소에서 망원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둥지는 마른 나뭇가지를 쌓아 올려 만들었다. 안쪽에 마른 풀잎과 푸른 솔가지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검독수리 둥지 내 암컷 성조와 유조 모습.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이들 암수 개체가 모두 최소 6년생 이상 어른새(성조)로 추정했다. 새끼 성별은 외형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웠다. 7월 조사에서 이들 검독수리 가족이 둥지를 떠난 것(이소)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검독수리가 번식지를 쉽게 옮기지 않는 특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같은 장소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번식 둥지를 비롯해 번식 쌍과 새끼가 함께 발견된 것은 미군 장교 논문 기록 이후 77년 만이다.


한편, 수리목 수리과에 속하는 검독수리는 날개 편 길이가 2m가 넘는 대형 맹금류다. 국내에서는 전국의 산야 및 습지 주변에서 겨울철에 소수의 개체가 주로 관찰된다. 세계 분포 지역은 유럽, 아시아 및 북아메리카 등 북반구다.


주로 사슴, 토끼, 고라니 등 포유류나 오리류, 꿩 등 조류를 사냥한다. 동물 사체도 먹는다. 1~2월에 1~4개를 알을 낳는다. 포란 기간은 44~45일이다. 부화한 새끼를 키우는 육추 기간은 70~102일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검독수리 번식 둥지의 발견을 계기로 제주특별자치도 등 관계 기관 협업을 통해 서식지 보전을 강화할 계획이다. 번식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번식한 개체의 기원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검독수리 번식 둥지 발견은 역사적,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며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 보전과 중장기적인 보호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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