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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스터링부터 신작까지…가을 극장가 일본 애니 부상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9.07 14:01
수정 2025.09.07 14:01

일본 애니메이션이 올가을 국내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다. 2023년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각각 500만 명 안팎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일본 애니메이션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면, 올해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이번 시리즈는 강렬한 작화와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무한성편’은 개봉 15일 만에 누적 관객 377만 7808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339만 2544명)을 제치고 올해 개봉작 흥행 3위에 올랐으며, 동시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성적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흐름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제 특정 팬덤을 넘어 극장 산업의 ‘안정적인 흥행 카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3년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증명했듯, 탄탄한 원작과 높은 완성도를 갖춘 일본 애니메이션은 관객층을 세대별로 확장하며 산업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흥행이 그 연장선상에 있다.


여기에 고전 명작의 귀환도 이어져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이 힘을 더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노노케 히메'가 22년 만에 아이맥스 4K 리마스터로 상영되고, 곤 사토시 감독의 데뷔작 '퍼펙트 블루' 역시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관객을 만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과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괴물의 아이' 또한 기획전을 통해 상영,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들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난다.


이와 함께 인기 만화 원작 신작들도 가을 극장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 1억 부를 돌파한 ‘주술회전’을 기반으로 한 ‘극장판 주술회전: 회옥·옥절’은 고죠 사토루와 게토 스구루 두 주술사의 우정과 비극을 담아내며 팬들의 오랜 기대를 충족시킬 작품으로 꼽힌다. 3000만 부 이상 판매된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역시 두터운 팬덤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흥행이 예상된다.


9월 10일 개봉하는 신작 ‘메이크 어 걸’도 눈길을 끈다. 전 세계 600만 팬덤을 보유한 크리에이터 야스다 겐쇼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시공간에 갇힌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모험에 뛰어드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어드벤처 로맨스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극찬하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다채로운 라인업은 극장가의 신작 부족 현상과 맞물려 있다. 불황 속 신작이 줄어들자 상영관을 채우기 어려워진 멀티플렉스들은 돌파구로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며 일본 애니메이션에 안정적인 상영 일정을 보장하고 있다.


이는 관객에게는 고전과 신작을 아우르는 선택지를 제공해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지만, 동시에 한국 영화산업의 부진과 제작 기반 약화를 드러내는 현실을 반영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채워주는 관객 동원력이 당장의 위기 극복 방안이 될 수는 있으나, 더 근본적으로는 한국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관객을 다시 설득할 수 있을지란 질문도 함께 남는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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