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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이려는 음모?"…백신 불신 확산에 글로벌 팬데믹 '경고등'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9.02 15:34
수정 2025.09.02 16:08

백신 불신 확산에 트럼프, 제약사에 데이터 공개 요구

美 홍역·풍진 등 백신 접종률 감소에 감염 발생 건수 증가

국내에서도 백신 음모론 화두…"과학적 근거 신뢰해야"

백신 관련 이미지. AI 이미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음모론의 확산으로 인해 공중 보건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입증할 데이터를 공개하라”며 백신 신뢰도의 균열을 인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 등 제약사들은 나에게 엄청난 수치와 결과를 보여주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보여주지 않는다”며 “지금 당장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대중에게 자료를 공개해 혼란을 끝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 CDC와 보건복지부 간 갈등도 격화되며 백신 정책 집행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CDC와 다수의 과학자들은 임상과 식품의약국(FDA) 검증을 거친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 회의론을 고수하고 있다.


케네디 장관의 정책에 반대한 수전 모나레즈 CDC 국장은 지난달 27일 해임됐다. 케네디 측근들은 모나레즈가 대통령의 의제를 방해했다고 비난하며 “현재 백신을 검토하고 연방 권고안을 수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백신 음모론 확산과 동시에 홍역, 풍진 등 감염병에 대한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고 있다. 접종률 감소로 집단 면역이 저하되며 2000년 홍역 박멸을 선언했던 미국에서 올해 들어 대규모 확진자가 발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준 CDC가 집계한 올해 홍역 발생 건수는 모두 1408건으로, 확진자 중 중 92%가 필수 접종인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 미접종자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백신 불신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WHO는 이미 2019년에 ‘백신 주저’를 ‘세계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요인’ 중 하나로 선정하며 그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백신 주저란 백신 서비스가 이용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것을 말한다.


WHO는 당시 백신 접종이 매년 200만~300만명의 사망을 예방하는 가장 효율적인 보건 수단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백신에 대한 불신과 접종 거부가 수십년간 쌓아온 공중 보건의 성과를 되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도 백신에 대한 불신이 다시 확산되는 모습이다. 백신 개발에 ‘통 큰’ 투자 행보를 보인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하자 “백신을 팔러 왔다”, “빌 게이츠 가족부터 먼저 백신을 맞아라” 등의 게시글이 이어졌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백신이 인구 감축을 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백신 내 마이크로칩이 들어 있어 우리를 추적할 수 있다”는 등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계자들은 무분별한 정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국내 백신 개발 제약사 관계자는 “유통되는 모든 백신은 여러 차례의 임상을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된 제품”이라며 “식약처의 엄격한 승인까지 통과해야 비로소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역시 백신에 대한 우려가 과장돼 있음을 지적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봤을 때 국내 어린이 완전접종률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대다수 국민이 국가예방접종의 과학적 근거와 필요성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백신 불신에 대해서는 “모든 약에는 불가피한 이상반응이 존재할 수 있지만, 백신으로 공중 보건 위기를 극복하는 사회적 이익이 비교할 수 없이 크다”며 “실제로 올해 (2024~2025절기)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48%에 달한다. 이는 백신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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