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찍고 인도” 신동빈, 모태사업 ‘식품’으로 반등 나선다
입력 2025.02.17 07:22
수정 2025.02.17 07:22
벨기에 이어 공장 준공식 직접 챙겨
현장 경영 보폭 넓혀…제품 인상‧신사업도 추진
신동빈 롯데 회장(오른쪽)이 신공장을 둘러보고 있다.ⓒ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내외 사업 구조를 조정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그룹 내 '캐시카우'로 떠오른 롯데웰푸드를 앞세워 해외에서의 성과를 통해 반등의 기회를 잡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11.3%(1571억 원) 감소한 가운데 4분기 영업손실이 19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는 카카오, 유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컸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선물 가격은 지난해 12월20일 톤당 1만2565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수십 년간 톤당 2000달러대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5~6배 가격이 뛰었다.
롯데웰푸드는 재무구조 건전화 방안의 일환으로 자산효율화와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로 곤욕을 치른 이후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해외 사업 확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은 20%로, 경쟁 제과업체인 오리온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롯데웰푸드는 2028년까지 해외매출 비중 점진적 확대를 목표로 인도 등 해외 생산라인 확장에 나서며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4억 인구 대국’ 인도를 공략하기 위해 빼빼로와 아이스크림 등 ‘K간식’을 선택했다.
인도 소비자들에게 한국의 단맛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신 회장의 승부수다.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은 롯데웰푸드가 6일 인도 서부지역의 푸네시에서 진행한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했다. 하브모어는 인도의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2017년 12월 롯데웰푸드가 167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푸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12월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증설한 생산 시설이다. 롯데웰푸드는 빙과 성수기에 안정적인 제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해지며 올해에만 빙과 매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그룹 간판인 롯데웰푸드의 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지난해 9월 벨기에를 방문해 롯데웰푸드가 인수한 초콜릿 업체 길리안의 경영 상황을 점검했다. 이어 10월에는 가나를 찾아 제과 핵심 원료인 카카오 수급 현황을 살폈다.
신 회장은 준공식 축사를 통해 “유서 깊은 기업 하브모어를 인수하며 인도 빙과 사업을 시작한 이후 롯데는 인도의 눈부신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며 “이번 신공장 준공이 롯데의 글로벌 식품 사업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 제품ⓒ롯데웰푸드
여기에 최근 롯데웰푸드는 제빵사업 부문을 분리하고 증평공장을 신라명과에 매각했다. 롯데웰푸드가 제빵, 빙과 등 일부 중복 생산 시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생산 설비 효율화와 생산 품목 조정 등을 진행하며 증평공장은 지난해 6월부터 가동을 멈춘 바 있다.
증평공장은 과거 롯데브랑제리의 생산 기지로 2006년 9월 준공됐다. 2014년 8월 롯데웰푸드(당시 롯데제과)가 롯데브랑제리를 합병하며 현재 롯데웰푸드의 제빵사업부에 소속됐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을 글로벌 사업 확장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수익성 방어를 위해 제품 가격을 조정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회사는 17일부터 빼빼로, 가나마일드, 크런키 등 건·빙과 제품 26종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이번 인상으로 초코 빼빼로 54g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된다.
신사업도 순항 중이다. 롯데웰푸드 무설탕·무당류 브랜드 '제로'는 올해 초 누적 매출을 1000억원을 넘기며 무설탕 제과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엔 영양 강화 및 식사대용 제과 브랜드 '컴포트잇츠이너프'를 론칭하며 관련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향후 제로 브랜드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올해도 라인업 확장과 마케팅, 소비자 접점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컴포트잇츠이너프는 바쁜 일상에서 영양을 채우고, 개인의 취향에 만족하는 '웰니스 잇츠 라이프'를 표방한다.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