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 산업부 1차관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예산 전액 삭감…에너지안보 포기"
입력 2024.12.03 16:01
수정 2024.12.03 16:01
"지원 갑작스럽게 중단하는 것 합리적 의사결정 볼 수 없어"
"삭감시 석유공사 자체 조달 방안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위해 기반시설 예산 지원 시급"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3일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시추를 위한 예산 497억원은 전액 삭감됐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야당의 단독 의결 결과 2025년도 산업부 예산안은 11조 4336억원이며 이는 지난 9월 2일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 대비 675억원이 감액된 금액"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부는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예결위 단독 감액 편성이 우리 산업·에너지·통상 정책에 미치는 '심각한 우려'를 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날 급하게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은 에너지안보와 국가경제 발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온 국민이 탐사시추와 그 결과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 4만8779공, 일본 813공 등 주변국들이 공격적으로 자원개발에 나서는 상황에서 크게 뒤처져 있는 우리가 우리 영토에서 부존자원을 확인하겠다는 시도를 막는 것은 에너지안보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석유공사를 통해 1차공 시추를 추진하고 있다"며 "자원개발은 실패 위험성이 높아 민간기업이 개발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정부가 성공불융자를 통해 위험을 분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기업인 석유공사의 1차공 탐사시추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이는 정부의 책무"라며 "석유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총 부채 19조6000억원, 자본은 마이너스 1조3000억원으로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열악한 재무여건 속에서도 국가를 대신해 '한국석유공사법'에 따라 석유자원의 개발,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높은 리스크를 가진 탐사사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부터 모든 정부에서 유전개발 출자를 지원해왔음에도 예산 전액 삭감으로 지원을 갑작스럽게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는 시추선이 12월 10일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으로 사실상 시추 작업이 시작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대안을 찾아야하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조광제도부터 개편해야 해서 1차공 시추를 당장 투자자 유치해서 할 수는 없고 석유공사의 재무 상황은 매우 어렵지만 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조달 방안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채 발행도 대안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지원 예산과 관련해서는 아직 편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예산이 삭감됨에 따라 추가 논의가 이어지지 않을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박 차관은 "우리 반도체 산업은 후발국의 추격, 미국 신정부 출범 등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정부는 지난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반도체 산업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고 그 중 핵심이 바로 인프라에 대한 재정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의 투자위험을 완화하고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신속히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며 "반도체 산업을 지키고 키우는 것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반도체와 같은 국가 전략산업이 없다면 민생도, 튼튼한 국가 재정도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우리 대한민국과 산업이 처해 있는 엄중한 현실을 고려해 감액안이 철회되고 국민과 기업의 목소리가 담긴 예산안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