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필벌' 삼성, 반도체 사업부장 2명 교체…근원 경쟁력 회복 사활
입력 2024.11.27 10:13
수정 2024.11.27 11:05
2025년 사장단 인사…메모리 사업부, 전영현 부회장 직할체제로
파운드리 사업부장에 한진만 사장…신설된 CTO에는 남석우 사장
DS부문 직속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 신설…전방위 DS 경쟁력 제고
삼성전자가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반도체(DS) 사업부장 3명 중 2명을 전격 교체했다.
메모리 사업부는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강화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장은 교체해 사업 진열 재정비에 나선다. 파운드리사업부에는 사장급 CTO(최고기술관리자) 보직을 신설해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27일 삼성전자는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 키워드는 '반도체 중심의 경영위기 극복 및 새 도약 위한 쇄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 문화 혁신, 본질적 경쟁력 확보에 대한 주문이 빗발쳤던 DS 부문 핵심 사업부장은 3명 중 2명이 전격 교체됐다.
관심을 모았던 메모리 사업부는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전환했다.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이 메모리 사업부를 직접 챙기게 됐다.
파운드리사업 수장에는 DS부문 DSA총괄 부사장인 한진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그는 D램/플래시 설계팀을 거쳐 SSD개발팀장, 전략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2년말 DSA총괄로 부임해 현재까지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 신임 사장은 기술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했고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해 공정기술 혁신과 더불어 핵심 고객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현재의 파운드리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조직 분위기 일신을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에 사장급 CTO 보직을 신설했다. 여기에는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이 낙점됐다.
남 파운드리 사업부 CTO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 및 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했고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선단공정 기술확보와 제조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그는 반도체 공정 전문성과 풍부한 제조경험 등 다년간 축적한 기술리더십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기술력 제고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용인 시스템LSI(반도체 설계)사업부장 사장은 유임됐다.
이에 따라 주요 사업부는 ▲메모리 전영현 부회장 ▲파운드리 한진만·남석우 사장 ▲시스템LSI 박용인 사장이 각각 담당하게 된다. 전영현 부회장은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 DS부문장을 총괄할 뿐 아니라 메모리사업부장, SAIT원장도 겸임한다.
DS부문 직속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을 신설한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를 담당해온 김용관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DS부문 경영전략담당으로 자리를옮겼다.
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신임 사장은 반도체 기획/재무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로 2020년 의료기기사업부장에 보임돼 비즈니스를 안정화 궤도에 올린 후 2024년 5월 사업지원T/F으로 이동해 반도체 지원담당으로서 기여해왔다.
반도체 경영전략담당으로 전진배치돼 풍부한 사업운영 경험을 활용, DS부문의 새로운 도약과 반도체 경쟁력 조기회복에 앞장 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학규 삼성전자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사장은 반도체까지 아울러 조직 경쟁력 강화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DS 부문 사업부장 2명을 전격 교체하고 파운드리에 2명의 사장단을 배치한 것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 및 위상 회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10조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 일회성 비용, 달러 약세 등으로 DS 사업 영업이익이 3조원대에 그친 영향이다. 이 기간 7조원을 넘어선 SK하이닉스에게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엔비디아향 HBM3E(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성사시키는 동시에, HBM4에서도 내년 하반기 개발·양산이라는 로드맵을 계획대로 이행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HBM 사업을 정상화하는 한편 AI(인공지능) 및 서버향 고수익 제품에 적극 대응하는 데 메모리사업부가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임하는 전영현 부회장은 HBM 공급 비중을 늘리고, 서버향 DDR5(더블 데이타 레이트5), 서버용 SSD(솔리드 스테이드 드라이브) 등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객사 맞춤형 HBM의 경우 베이스 다이 제조 관련 파트너 선정을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해 대만 TSMC 등과의 기술협력이 점쳐진다. 거세지는 중국 레거시(범용) 제품 공급 증가 문제도 대응해야 한다.
파운드리사업부를 새롭게 맡게 된 한진만(파운드리사업부장)·남석우(파운드리사업부 CTO) 사장은 대형 고객사 확보 및 수율(양품 비율) 제고 등에서 각각 성과를 내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3분기 시스템반도체(LSI(설계)·파운드리) 부문에서 1조4000억~1조6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거둔 것으로 추산한다. 메모리반도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시스템반도체에서 깎아먹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삼성 시스템반도체 부진 이유로는 수율이 지목된다.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10억분의 1m)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으나 막상 수율이 뒷받침되지 못해 고객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2·3나노 GAA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모바일, HPC, AI 오토모티브 등 다양한 고객군 확보에 심혈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2나노 GAA 공정은 모바일 및 HPC(고성능컴퓨팅) 응용의 최적화된 플랫폼 기술로 개발중이며 공정 성숙도 개선 및 IP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내년 제품 양산을 목표로 개발중"이라고 했다.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은 반도체 쇄신 및 정상화에 초점을 두고 내년 HBM 사업 정상화 및 1등 회사와의 파운드리 격차 축소에 대대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로드맵에 맞춘 삼성전자 DS부문 조직개편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