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람 죽였는데…" 살인마 고백에 택시기사 '깜짝' 대처
입력 2024.11.24 04:57
수정 2024.11.24 04:57
살인 용의자를 승객으로 태운 중국의 한 택시기사가 침착하게 대응해 범인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택시기사 A씨는 지난 14일 한 도로에서 20대 남성 B씨를 손님으로 태웠다.
B씨가 승차 지점에서 약 1100㎞ 떨어진 산둥성 웨이팡까지 장거리 운행을 요구하자 A씨는 택시 요금을 4500위안(약 87만원)에 합의하고 출발했다. B씨는 4000위안(약 77만원)을 선불로 냈다. 그러면서 남은 금액은 도착 시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장거리 이동에 관한 회사 정책에 따라 보조 운전자 C씨도 동승했다.
택시가 300㎞가량 달린 시점이 되자 B씨는 더 빨리 가달라고 재촉했다. 이에 A씨가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고 하자 B씨는 "사람을 죽였다. 빨리 집으로 가서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고 중얼거렸다.
보조 운전자 C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A씨는 뒷좌석에 앉은 B씨의 표정을 보고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그 순간 A씨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발신자는 후베이성 징먼시의 한 경찰이었다.
경찰은 A씨에게 승객이 살인 용의자인 사실을 알리며 택시를 추적하고 있으니 검거 협조를 요청했다. 전화를 끊은 A씨는 "잘못 걸려온 전화"라고 둘러댄 뒤 차를 충전소 방향으로 돌렸다. C씨에게는 차분함을 유지하라는 신호까지 보냈다.
A씨가 충전소에서 차량을 충전하는 동안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용의자를 체포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용의자 체포에 기여한 A씨와 C씨에게 각각 1000위안(약 20만원)의 보상금을 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내가 택시기사였다면 차 버렸다" "이게 실제 상황이라니" 등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