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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상을 현실로 만든다"…현대차·기아 車덕후들의 아이디어

화성 =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4.10.25 14:43
수정 2024.10.25 14:43

아이디어 페스티벌 개최…상상 속 모빌리티 현실화 아이디어 공개

본선 경영서 6개 팀이 스마트 러기지 시스템, ADSM 등 제품들 발표

ADSM 발표한 EAI팀 대상 수상…상금 1천만원·CES 견학 기회 제공

25일 경기 화성시 소재 남양연구소에서 진행한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영에서 우승한 팀들과 회사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와인병과 같은 깨지기 쉬운 물건을 트렁크에 넣고 주행할 수는 없을까? 디지털 사이드 미러도 운전자의 시선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을까? 오래 주차해놔도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게 할 수는 없을까?


현대차·기아의 차 덕후(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식 줄임말. 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자동차 관련 문제들을 해소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아이디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현대차·기아는 25일 경기 화성시 소재 남양연구소에서 진행한 ‘2024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영에서 상상 속의 모빌리티를 현실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공개했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창의적인 연구 문화를 조성하고, 임직원들의 연구 개발 열정을 장려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진행되는 행사다.


올해는 특히 시나리오 발표 수준에 그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아이디어도 실물로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현대차·기아는 사전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6개 팀에게 제작비와 실물 제작 공간 등을 지원했다.


車 덕후들의 꿈꿔온 상상

‘EAI’팀이 시선 이동에 따라 사이드 미러 위치를 조정하는 ‘ADSM(Active Digital Side Mirror)’를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날 본선에서는 6개 팀이 각각 발표와 시연을 진행하며 고객의 모빌리티 가치를 더욱 높여줄 다양한 아이디어를 뽐냈다.


‘EAI’팀은 시선 이동에 따라 사이드 미러 위치를 조정하는 ‘ADSM(Active Digital Side Mirror)’를 발표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에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 기능이 추가됐다. EAI팀은 수십년간 거울형 사이드미러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이질감 없이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사용할 수 있게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ADSM‘을 개발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ADSM의 핵심 기술은 운전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에 있다. 기존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사용자가 고개를 움직여도 거울형처럼 따라 움직이지 않는 불편함이 있다. EAI팀은 운전자의 전·후·좌·우 움직임을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디지털형도 거울형과 유사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현장에서 ADSM을 직접 체험해 본 한 직원은 “반응이 느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임을 잡아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스트잇’팀은 공기를 주입한 에어포켓으로 트렁크 내부 물체를 보호하는 시스템 ‘스마트 러기지 시스템’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포스트잇’팀은 공기를 주입한 에어포켓으로 트렁크 내부 물체를 보호하는 시스템 ‘스마트 러기지 시스템’을 선보였다. 사고가 났을 때 사람은 에어백으로 보호를 받듯이 트렁크 내 물건도 에어포켓으로 보호한다는 아이디어다.


고동욱 제네시스전기차성능시험팀 연구원은 기술 개발 취지에 대해 단순한 트렁크 구조로 파손 위험이 있는 물품을 트렁크에 넣어둘 수 없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시스템 작동은 운전석에서 버튼을 통해 공기 주입과 배출을 한 번에 할 수 있으며 에어포켓 작동으로 10초 안에 트렁크 용량을 495ℓ에서 141ℓ까지 줄일 수 있다. 현장에서는 김치통이 흔들리지 않게 에어포켓이 잡아주는 시연을 진행했다. 장우산을 넣었을 때도 뚫리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단순 보호용뿐만 아니라 보온·보냉 효과와 소음 감소 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에너지 하베스터(Harvester)를 활용한 보조 전력원 ‘무환동력’ ▲통신을 통해 짐칸의 전자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다목적 소형상용차 바디빌더(Bodybuilder) 모듈’ ▲경제운전 상황을 내비게이션 화면에 시각적으로 표시해주는 ‘트리이비(TREEV)’ ▲수소전기차에서 발생한 물을 활용한 가습 시스템 ‘H-브리즈(BREEZE)’가 경쟁을 펼쳤다.


각 팀의 시연 후 양희원 R&D본부장 사장을 비롯한 전문심사원 2명과 구성심사위원 50명이 ▲실현가능성 ▲독창성 ▲기술적합성 ▲고객지향성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순위를 결정했다.


그 결과, EAI팀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EAI팀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2025 CES’ 견학 기회가 주어졌다. 최우수상은 ‘스마트 러기지 시스템’과 ‘H-브리즈’를 선보인 포스트잇팀과 모이수차팀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들 팀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아시아 지역 해외기술 탐방 기회가 시상됐다.


양 사장은 “엔지니어분들이 창의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그 아이디어들을 현실화해 우리 고객들에게 놀라움을 전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우리 축제장이 될 수 있고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아이디어 페스티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발굴된 콘셉트가 실제 양산에 적용되는 등 임직원들의 아이디어가 고객에게 더 큰 가치로 다가가고 있다. 최근 신형 싼타페에 적용된 ‘양방향 멀티 콘솔’의 경우 2021년도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다기능 콘솔’ 아이디어가 양산 적용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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