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골잡이’ 장남석…허정무호 ‘신해결사’ 떠오를?
입력 2008.09.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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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석
사실상 황선홍을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가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특출 난 공격수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컵 6경기서 3골에 그쳤고, 올해 초 출범한 허정무호 역시 해결사 부족으로 공격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이동국과 조재진이 2000년대 중반 국가대표팀서 맹활약을 펼쳐 ‘포스트 황선홍’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들의 오름세는 여기까지였다.
이동국은 지난해 1월 잉글랜드 미들즈브러 진출 이후 여전히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했고, 조재진은 지난해 아시안컵 부진 및 A매치 8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침체에 빠진 상황. 최근 여론에서는 새로운 골잡이를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일 정도로 공격진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0일 시민구단 맞대결로 관심을 끈 인천-대구 경기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젊은 골잡이가 있었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이름은 아니지만 이미 K리그를 관심 깊게 지켜본 축구팬들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 바로 대구FC 장남석이다. 특히 최근 들어 허정무호의 연이은 졸전과 맞물려 여론의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변병주 대구 감독은 20일 인천전이 끝난 뒤 “장남석의 골 넣는 감각은 국내 선수들 중 최고다. 천부적으로 포착하는 골 능력은 타고 났다”며 이날 골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끈 장남석을 칭찬했다.
올해 K리그 국내 선수 득점 1위(10골)를 기록 중인 장남석을 국가대표팀에 뽑아야 한다는 여론의 반응이 하나 둘 씩 터지면서 변 감독이 자신의 제자를 후하게 칭찬할 수 있었던 것.
올해 25세의 프로 3년차 장남석은 신인 시절이었던 지난 2006년 대구의 간판 골잡이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끌던 청소년 대표팀(U-20)에 잠시 합류해 대표팀과 오랜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학창시절 여러 차례 득점왕을 차지해 두각을 나타내면서 당시 대구 사령탑을 맡았던 박종환 전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장남석은 그 해 36경기 출전 9골 4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K리그의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발돋움하여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당시 대표팀과 AFC 챔피언스리그서 펄펄 날았던 염기훈에 밀려 아쉽게 신인왕을 놓쳤다. 지난 시즌에는 허리 디스크 부상과 후유증으로 16경기서 2골 2도움에 그쳐 ´2년차 징크스´에 빠졌다. 그 사이 대구를 대표하는 공격수 자리를 루이지뉴와 이근호에게 내주면서 데뷔 시즌의 명성을 잃어갔다.
그러나 장남석은 지난해의 어려움을 딛고, 이번 시즌 대구의 ´총알 축구´ 주역으로 떠올랐다. 루이지뉴가 울산으로 이적하면서 자신에게 많은 출전 기회가 다가왔고, 하우젠컵을 포함한 올 시즌 K리그 23경기서 11골 2도움을 기록해 부활에 성공한 것.
특히 정규리그에서만 10골 넣으며 대구의 화끈한 공격 축구를 주도했고, K리그에서 빛나는 국내 골잡이로 인정받으며 허정무호의 해결사로 떠오를 조짐을 엿보이게 했다.
장남석은 3-4-1-2와 3-4-3을 병행하는 대구에서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이근호와 에닝요가 측면을 위주로 공격을 풀어가는 스타일이라면 그는 원톱으로서 상대 수비 공간을 빠르게 비집고 침투하여 골을 넣고 있다. 이근호와 에닝요에 비해 주목을 받고 있지 않지만, 자신의 빠르고 재치 있는 공격 본능으로 묵묵히 그 역할을 수행하여 대구의 총알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골잡이로 떠올랐다.
대구의 득점력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 중하위권 전력에도 불구하고 정규리그 득점 2위(37골)와 하우젠컵 B조 득점 2위(16골)를 기록했다. 이는 장남석의 눈부신 공격력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던 결과. 대구가 ´이근호-장남석-에닝요´의 K리그 최고 공격진을 구축한 것은 장남석의 뛰어난 공격력이 그대로 반영된 증거라 할 수 있다.
장남석은 K리그를 통해서 자신의 진가를 높인 골잡이. 발 빠른 돌파와 동물적인 골 감각으로 최전방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공격수지만, 상황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도맡으며 이근호와 에닝요의 공격을 지원했다. 골문 앞 판단력과 안정적인 위치선정, 낮은 무게 중심 등은 장남석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 상대 수비진의 압박을 뚫으려는 집중력이 강해 K리그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이 부임 초기 “누구든지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대표팀 승선 기회가 있다”고 밝힌 것처럼 장남석은 허정무호 합류 기회가 주어진 상황이다. 그동안 허정무호의 원톱으로 활약했던 조재진과 박주영, 고기구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신영록과 서동현이 K리그서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 중인 상황에서 그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고조됐다.
특히 K리그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국제 경기 경험을 국가대표팀에서 접한다면, 성장 중인 장남석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K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한 장남석이 A매치 경험을 쌓는다면 국가대표팀 공격력 불안 해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변병주 감독이 그의 골 감각에 찬사 보낸 것처럼 황선홍 이후 대표팀서 많은 골을 넣는 골잡이로 거듭날 잠재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장남석은 역시 자신이 골을 넣은 20일 인천전을 마친 뒤 취재 기자들에게 “K리그서 꾸준한 활약을 보인다면 나에게 대표팀 승선 기회가 올 것”이라며 대표팀 합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표팀 합류에 대한 희망을 밝히며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최고의 골잡이로 발돋움하고 싶은 것이 그의 목표다.
그동안 장남석은 스타플레이어 공격수들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에서의 활약을 통해 묵묵히 자신의 가치를 발산하면 언젠가 대표팀에서 최고의 해결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허정무 감독의 선택이다. 그가 대표팀의 공격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장남석 카드´를 꺼내들지 여부에 축구팬의 관심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