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에 희망퇴직까지’ 면세점 송객수수료 축소가 불러온 나비효과
입력 2023.06.12 06:51
수정 2023.06.12 06:51
작년 하반기 40%대 후반에서 현재 20~30% 수준으로 축소
면세3사, 매출 30% 감소에도 모두 흑자 기록
뷰티업계, 가격 올리고 희망퇴직으로 운영 효율화 추진
면세업계가 중국 보따리상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줄이면서 면세업계와 뷰티업계가 상반된 상황에 처했다.
면세업계는 매출 감소에도 흑자전환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된 반면 뷰티업계는 가격 인상은 물론 희망퇴직 카드까지 꺼내들며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면세업계는 올 들어 중국 보따리상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줄이기 시작했다. 현재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로 작년 하반기 40%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20%p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수수료 경쟁을 촉발한 것은 중국 보따리상의 주요 쇼핑품목인 한국 화장품이었다. 코로나 이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한국 화장품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 면세점 매출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그만큼 높았던 셈이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으로 방한 관광객이 늘면서 면세업계는 매출 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 1분기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3사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이상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하며 3사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경우 작년 1분기 750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360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1000억원 이상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면 아모레, 엘지생활건강 등 국내 주요 뷰티기업들은 면세점 채널 실적이 한층 더 악화됐다.
원재료와 물류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해외 매출의 최대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사업이 부진해서다. 여기에는 송객수수료 축소로 인한 중국 보따리상 수요 감소가 큰 역할을 했다.
아모레는 1분기 매출은 20% 이상, 영업이익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엘지생활건강은 매출액은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17% 가까이 감소했다.
가뜩이나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자국 화장품 브랜드를 이용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면세점 채널까지 부진을 겪으면서 뷰티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이니스프리 60여종의 가격을 최대 40% 인상했다. 가격 인상과 함께 상반기 내 중국 로드샵 사업 철수도 추진 중이다.
엘지생활건강은 오는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만 50세 이상의 부문장, 팀장 또는 부문장 직급 만 7년 이상, 팀장 직급 만 10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3년의 기본 연봉을 퇴직일시급으로 지급하며, 중·고·대학생 자녀의 학자금도 정년 때까지 받을 수 있는 학기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앞서 올 초에는 코카콜라를 비롯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세제, 치약 등 주요 생필품 가격도 인상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