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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안팎서 '안철수 정체성 비판론' 분출…'선명성 강화' 나설까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2.07 00:30 수정 2023.02.07 00:30

여당 내부서 "安 정치적 정체성 모호하다" 지적 등장

김기현 "안철수, 친언론노조 행적 반드시 해명 필요"

이철규 "安, 공산주의자 신영복 존경하는 사람" 지적

비윤계는 안철수 비호…安, 향후 메시지에 관심 집중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를 향한 대통령실과 친윤(親尹)의 공세가 '정체성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안 후보가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기기 전 행적들이 당권주자로서 맞지 않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어서다. 선거가 진행될수록 다양한 현안에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요구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이 같은 지적에 맞서 현 정권을 조력할 수 있는 선명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로 나선 김기현 후보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후보의 친(親) 언론노조 행적은 반드시 해명이 필요하다. 그의 정체성에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라며 "만약 입장 표명에 주저하거나 회피로 일관한다면, 안 후보의 전당대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가 지적한 건 앞서 지난 2012년과 2017년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가 각각 MBC와 KBS에서 일으킨 파업을 옹호하는 뉘앙스의 안 후보의 발언이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2017년 KBS 노조를 방문해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불법 파업을 지지했고, 언론노조 측의 '파업 응원' 요구에 대해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잘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안 후보는)2012년 3월에는 김재철 사장에 반대하는 언론노조 MBC 본부 측에 불법 파업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후엔 김재철 사장 해임을 요구하며 불법 파업 중이던 언론노조 MBC 본부를 잇달아 방문해 지지를 표명했다"며 "광우병 허위 선동, 천안함 선동, 특정 이념 정파에 경도된 보도행태 등 언론노조의 노골적인 반(反) 대한민국 보도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아가 민주당이 이날 당론 발의한 이상민 탄핵소추안에 대한 입장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이태원 참사 이후 안 의원은 "사태 수습 후 늦지 않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겠다고 도전하신 분이 당을 혼란시키는 모호한 입장은 그만하라"며 "탄핵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했다.


친윤계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도 이날 안 후보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에 반대한 사람. 잘된 일은 자신의 덕이고, 잘못된 일은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라며 "작은 배 하나도 제대로 운항하지 못하고 좌초시킨 사람이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되겠다고 한다. 어찌해야 할까요?"라는 메시지를 올리며 안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의원이 이 같은 지적을 내놓은 건 앞서 안 후보가 국민의당 창당을 앞뒀던 2016년 1월 고(故) 신영복 교수를 조문하면서 "주위 사람들 모두 맑게 만드시는 분이다.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께서 너무 일찍 저희 곁을 떠났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안 후보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논란과 관련해 "소모적인 사드 추가배치 찬반 논쟁보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완성이 더 급하다"는 글을 올린 점을 꼬집어 '사드 배치에 반대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이철규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이철규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처럼 친윤계 의원들이 안 후보의 과거 행적까지 소환하면서 정치적 정체성을 비판하고 나선 이유는 비록 단일화를 하긴 했지만, 윤 대통령과 국정운영 철학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신영복 교수를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평가한 안 의원의 입장에 충격을 받았으며 심지어 '미리 알았더라면 단일화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치적 정체성 논란과 관련해 안 후보 측과 비윤(非尹)계는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후보는 종북이 확실히 아니다. 주식을 수천억(원) 가진 사람이 종북을 왜 하나"라며 "'안철수 종북몰이'가 선거판을 희화화 하고 있다. 이 주제로 안 후보를 그만 괴롭히십시오"라고 말하면서 안 후보를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김영우 안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안 후보는)기업을 하셨던 분이고 또,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관이 확실한 분"이라며 "제가 국방위원장 출신이다. 제가 의심스러운 사람의 선대위원장을 맡겠나"라고 말하며 안 후보를 비호했다.


다만 '친북' 논란 이외에도 다양한 현안에서 안 후보가 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선명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안 후보의 과거 경력을 보면 정치 노선이 불확실했던 점이 있는 만큼 우선 본인의 과거사나 이슈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면서 다른 공격거리를 찾아서 하기보단 본인이 탄생에 도움을 줬다는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선명성 있는 비전과 정책을 내놓는 게 유일한 돌파구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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