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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첼시 감독 ‘자칫 독이 될 풍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2.07 00:10 수정 2023.02.07 00:10

레이엄 포터 첼시 감독. ⓒ AP=뉴시스 레이엄 포터 첼시 감독. ⓒ AP=뉴시스

너무 많은 자원을 품게 된 그레이엄 포터 첼시 감독이 행복하지 않은 풍요의 고민에 빠져있다.


포터 감독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풀럼과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 겨울이적시장 때 영입한 선수들에 대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첼시는 지난달 겨울이적시장 마감 직전 벤피카로부터 엔조 페르난데스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이적료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액인 1억 2100만 유로(약 1618억원).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첼시는 겨울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미하일로 무드리크를 영입하는데만 7000만 유로를 쏟아부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개막 직전,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웨슬리 포파나(8040만 유로), 마크 쿠쿠렐라(6530만 유로), 라힘 스털링(5620만 유로), 브누아 바디아실, 칼리두 쿨리발리(이상 3800만 유로) 등을 데려오면서 대대적인 팀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시즌 첼시가 이적시장서 지출한 액수는 무려 6억 1149만 유로(약 8187억원)이며 전 세계 축구클럽이 한 시즌에 지출한 액수 중 역대 1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꿰어야 할 구슬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첼시는 막대한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 외에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주앙 펠릭스까지 저가, 또는 임대 영입 방식으로 이름값 높은 자원들을 데려왔다. 이렇다 보니 기존 선수들을 더해 베스트 11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올랐다.


너무 많은 선수들을 운용해야 할 포터 감독. ⓒ AP=뉴시스 너무 많은 선수들을 운용해야 할 포터 감독. ⓒ AP=뉴시스

또 다른 문제는 포터 감독의 지도력이다. 스완지 시티, 브라이튼을 거친 포터 감독은 빅클럽 지휘가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스타 선수들을 하나로 융합하는 일은 세계적인 명장들도 매우 곤혹스러워했던 부분이다.


포터 감독은 이에 대해 “출전 못하는 선수들과 어색한 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라며 “선수들이 경쟁하고 팀을 위해 뛰고 싶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선수들도 인내심을 가져야만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적시장서 많은 선수가 보강돼 선별 과정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평하지 않겠다. 흥미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이겠다”라며 “11명 밖에 뛸 수 없는 현실에 실망하는 선수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앞으로 중요한 일정들이 남아있어 팀을 도울 준비를 해야만 한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첼시는 현재 리그 9위에 머물면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뉴캐슬과 승점 10 차이로 벌어져있다. 챔피언스리그는 고사하고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한다면 과포화된 선수단은 잉여자원 발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조직력을 해칠 수 있다. 전혀 행복하지 않은 풍요에 빠지고 만 첼시의 포터 감독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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