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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방안 내놨지만...카카오모빌리티, 택시 업계 갈등 여전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입력 2021.09.15 14:19 수정 2021.09.15 14:19

스마트호출 폐지·멤버십 가격 인하, 택시업계 "실효성 없다" 지적

콜 몰아주기, 수수료율 인하 요구 반영 안 돼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사실 아냐"…공정위, 진상 조사 착수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 '카카오T' 이미지.ⓒ데일리안 최은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 '카카오T' 이미지.ⓒ데일리안 최은수 기자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업계 대상으로 스마트호출료 폐지, 기사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 등 상생 방안을 내놨지만 택시 업계와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택시업계가 요구해왔던 콜 몰아주기 개선, 수수료율 인하 등 사항은 이번 상생 방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15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 대상으로 돈을 더 내면 카카오 택시가 빨리 잡히는 기능인 '스마트호출'을 폐지하고 가입 기사에게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 '프로멤버십' 가격을 기존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낮춘다는 내용의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또 서울에 이어 지역별 '가맹택시 상생 협의회'(가칭)를 구성해 전국 법인, 개인 가맹택시 사업자들과 건강한 가맹 사업 구조 확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는 고정 20%에서 수급 상황에 따라 0~20% 변동 수수료제를 추진한다.


이같은 상생 방안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여러 마찰을 빚어온 택시 업계 달래기에 나선 것이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택시 기사들이 지속 제기해온 ’콜 몰아주기‘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가, 업계가 요구 사항은 전혀 상생 방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택시 업계 관계자는 "불공정 배차, 수수료율 개선에 대해 전혀 개선이 되지 않았고, 오히려 스마트호출료 경우 일반 택시를 대상으로도 서비스하던 것이기 때문에 이 선택지를 없애고 자사 가맹택시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콜 몰아주기는 승객이 카카오T로 택시를 호출하면 근처에 있는 일반택시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카카오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가 먼저 배차된다는 내용으로, 택시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의혹이 지속 제기돼 왔다.


이에 지난해 택시단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가맹택시에 콜(승객 호출)을 몰아주는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공정위에 신고서를 냈고, 공정위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에 콜을 우선 배차하고 있지 않다며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강력 부인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 T 블루를 포함한 일반 중형 택시 서비스는 승객과 차량을 단순 직선 거리 기준으로 매칭하지 않고, 빅데이터 기반의 배차 시스템에 의해 ▲예상 도착시간(ETA) ▲기사 배차 수락율 ▲기사 운행 패턴 ▲수요&공급 비율 ▲실시간 교통상황 ▲최근 운행분포 ▲기사 평가를 비롯해 그 외 다양한 여러 변수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적용해 승객과 기사 매칭이 빠르고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로직이 구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T 택시 호출 시 가맹택시 '블루'가 가장 상단에 위치하는 모습.ⓒ카카오T 앱 갈무리 카카오T 택시 호출 시 가맹택시 '블루'가 가장 상단에 위치하는 모습.ⓒ카카오T 앱 갈무리

각종 택시 조합, 연합회들은 궁극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율 인하와 불공정 배차 개선, 카카오T블루 콜 매출 정산 시스템 개선 등이 반영돼야 진정성이 담긴 상생 방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에 발표한 '가맹택시 상생 협의회(가칭)' 역시 각종 택시 조합, 연합은 제외됐다는 지적이다.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 관계자는 "이번 상생 방안은 자사 사업자를 키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중형택시 가맹 사업은 그만하고, 수수료율은 1%로 낮추고, 자사 콜 몰아주기를 그만해야 한다.또 카카오를 통해 발생한 매출이 아닌 것까지 수입으로 매겨져 수수료율을 책정하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측은 "이번 상생방안은 전혀 업계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내용"이라며"프로멤버십 인하 역시 총 매출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고정적으로 받는 비용은 유지를 한다는 것인 셈이라 카카오에서 책정하는 요금 체계에 대해 신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맹택시 상생 협의체를 지방마다 구성하는 것 또한 택시업계 집안 싸움을 만들 수 있고 협의회에서 전국택시연합회는 빠졌다"며 "국정감사 앞두고 급한 불을 끄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중개 사업 뿐만 아니라 가맹택시까지 독점하는 등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서 이같은 업계 불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카카오 모빌리티로부터 받은 브랜드 택시 현황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가맹 택시 2만9820대 가운데 2만3271대, 78%가 카카오T 블루였다.


택시 업계와 갈등이 지속되고 여론도 악화되면서 4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익구조 개선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수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가 다가오고 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4년 연속 영업적자다. 수익성을 높여 기업공개(IPO)로 투자 회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공정위의 콜 몰아주기 착수를 비롯해 이번 상생방안에 담긴 사업 영역 조정으로 지난주 상장 주관사 선정 시점을 돌연 연기하며 IPO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상생방안을 통해 가맹택시 상생 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앞으로 업계 의견을 청취하고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콜 몰아주기 주장은 업계 구조, 서비스 차이에서 오는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사료된다. 카카오T블루 월급제로 인한 안정적인 수익을 일각에서는 단순히 콜이 많기 때문으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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