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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 돈키호테의 부동산 공약(空約)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09.16 07:15 수정 2023.10.06 09:58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유력 대선 후보들이 부동산 공약을 내놓고 있다.ⓒ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유력 대선 후보들이 부동산 공약을 내놓고 있다.ⓒ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대통령 선거가 내년이다.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주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바야흐로 대선의 정치 시즌이 다가온 것이다. 2022년 한국 대선에 돈키호테가 출마했다. 돈키호테는 스페인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17세기 초에 발표한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허상의 인물인 둘씨네아 공주를 지키기 위해 요란을 피운다. 풍차를 적으로 생각해 돌진한다.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을 통해 당시 귀족들의 권위의식과 허례허식을 비판한 것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의 급등에 따라 부동산이 국민들의 관심사로 대두 되면서 각 대선후보들도 부동산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승리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현혹시키는 공약(空約)들을 쏟아내는 것이다. 돈키호테도 공약(空約)이라면 2등을 할 수 없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부동산공약(空約)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을 살펴보자.


첫째, 전 국민을 대상으로 1가구 1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살 집을 걱정하지 않도록 국가에서 주택을 공급하겠다. 모든 국민에게 1가구 1주택을 공급해 거주 이전의 자유를 금지하겠다. 살고 있는 집, 분배를 받은 집에 계속 살도록 하겠다. 이사를 갈 수 없도록 하겠다. 임대주택이나 공실인 주택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거주이전을 하고자 할 때 이사할 날짜를 같은 날에 하도록 조치하겠다.


둘째, 모든 부동산 세금을 폭탄수준으로 인상하겠다. 재산세는 시세의 10%씩 부과해 모든 부동산을 10년이면 국·공유재산으로 환수하겠다. 10년 후에 모든 부동산을 국유화해 국가가 국민에게 임대해 임대수익을 창출하는 임대사업을 하겠다.


양도소득세는 100% 환수해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부동산투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 부동산소득은 불로소득이다. 불로소득은 죄악이다. 불로소득의 성격이 있는 주식의 양도차익도 100% 세금으로 부과하는 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취득세도 취득하는 가액수준으로 세율을 인상해 부동산 취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 부가적으로 부동산세금을 효과적으로 징수하기 위해 과세기준인 공시지가는 120% 수준으로 올리겠다. 국민에게는 고가자산 보유에 따른 행복을 제공하고, 국가는 많은 세금을 징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셋째, 부동산 공급업무는 공공기관만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공공주도형을 모든 부동산 산업에 적용해 택지개발, 아파트건설, 빌딩건설, 공장건설 등은 공공기관이 시행하도록 한다. 민간 기업이 개발이익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의 수익으로 국가의 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전세 등 모든 세입자에게는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 임대주택은 국민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하도록 하겠다.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택지는 공공의 목적이기 때문에 도심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해 공급하면 가능하다.


이상과 같은 대선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예산은 어떻게 마련하느냐. 내 돈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나라의 곳간은 내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선심성 공약이 필요하다. 나라 예산을 이리저리 주물러 조달하면 가능하다.


두 번째 공약인 모든 부동산 세금을 폭탄수준으로 인상하면 가능하다. 결국 지키기 어려운 공약이인 것도 사실이다. 표심을 얻으려는 포퓰리즘이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선거는 국민의 표가 필요하다. 국민 여러분들이 선택하면 된다. 여러분의 심판을 받겠다.


선거는 시대를 반영한다. 현 시대는 젊은 세대의 불안과 고령세대의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 차기 대선은 이러한 불안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를 선택할 것이다. 젊은 세대는 일자리 감소와 주거불안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고, 노령세대는 노후빈곤에 대한 불안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예산이 소요된다. 복지 부담의 증가는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가진 자에게서 빼앗아 나누는 방법도 있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스스로 노동으로 해결하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고 양극화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는 선택받을 수 없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돈키호테를 선택하는 일이 없기를 열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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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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