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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지는 지상파 드라마, ‘땜질용’ 오명 씻으려면

    [데일리안] 입력 2020.04.09 00:11
    수정 2020.04.09 00:1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미니시리즈의 변주, 정형화된 드라마 형식 탈피

KBS '계약우정'-MBC '미쓰리는 알고 있다' 4부작 드라마 제작

ⓒKBSⓒKBS

지상파 3사가 잠정 중단했던 월화드라마를 일제히 부활시키는 과정에서 미니시리즈의 변주를 선보이고 있다. 긴 호흡의 드라마 사이에 4부작의 짧은 드라마가 삽입되면서 ‘땜질용’이라는 시각도 있었던 터라, 이번 시도로 오명을 씻어낼지도 관심사다.


일반적으로 드라마 형식은 150~180회 분량의 일일극을 비롯해 50~60회 분량의 주말극과 대하드라마, 16~20회 길이의 미니시리즈 그리고 단만극 등으로 분류된다. 최근 지상파가 4부작 드라마를 잇따라 선보이거나, 방송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런 초미니시리즈 형태는 일본 방송에서는 이미 익숙한 형태다. 국내에서도 2005년 초미니시리즈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드라마 형식 파괴’로 한 차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과거에는 16~20부가 되지 않으면 광고가 잘 붙지 않으면서 편성이 어그러지는 경우도 다수 존재했다. 그래서 ‘대타’로 시간을 벌기 위한 4부작 가량의 땜질용 드라마가 급하게 편성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광고 시장이 침체되면서 드라마 편수에 대한 규격이 사라졌고, 이후로는 4부작, 8부작, 12부작 등 편수가 다양해지는 역할을 했다. 케이블에서 먼저 규격을 파괴하고, 이후 지상파에까지 이 움직임이 번진 것으로 분석된다.


KBS2는 앞서 4부작 드라마 ‘베이비시터’(2016)를 선보였지만 자체 역량뿐만 아니라 동시간대 방송된 SBS ‘육룡이 나르샤’, MBC ‘화려한 유혹’ 등 버거운 상대작들에 밀려 3%대의 시청률로 고전해야 했다. 주연 배우들의 미흡한 연기로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평이 쏟아졌고 결국 ‘땜빵 드라마’라는 한계를 넘어서진 못했다. 그런데 이후 방송된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가 스토리와 재미, 연기의 삼합을 이루면서 1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면서 ‘땜빵 드라마’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잘 만들면 4부작 드라마도 충분히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유의미한 성과를 냈던 KBS는 이번 월화드라마 재개의 시작으로도 4부작(총 8회) 드라마 ‘계약우정’을 내세웠다. 첫 방송의 시청률은 1회 2.3%, 2회 2.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신영, 신승호, 김소혜 등 젊고 낯선 주연배우들, 전형적인 학원물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속으로 방영되는 16부작(32회) 미니시리즈 ‘본 어게인’ 준비를 위한 대타가 아니냐는 의견도 고개를 들었다.


MBC도 4부작 드라마 ‘미쓰리는 알고 있다’를 오는 7월 방송할 예정이다. 강성연과 조한선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장르를 그려낼 것으로 예고됐다. 지난해 MBC 극본 공모 수상작이라는 점에서 탄탄한 작품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MBC 극본 공모 수상작들 중 드라마로 방영된 ‘자체발광 오피스’ ‘파수꾼’ ‘앵그리맘’ 등이 성공 사례를 써왔기 때문이다.


형식을 파괴한 드라마의 경우는 필연적으로 내용의 변화로도 연결된다. 시간과 분량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정형화된 한국 드라마의 형식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다만 앞선 사례들이 보여준 것처럼 단순히 ‘땜질용’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와 작품성 등을 통한 드라마의 완성도를 먼저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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