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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지배자' LG 라모스, 테임즈 뛰어넘나

2020.05.30 11:12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eunice@dailian.co.kr)

KBO리그에 에릭 테임즈(전 NC) 이후 오랜 만에 괴물 외국인 타자가 등장했다. 바로 LG의 라모스다.
라모스는 2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IA와의 원정 경기서 4회 1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브룩스의 공을 걷어 올려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10호. 이로써 라모스는 KBO리그 전체 타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역사적인 시즌을 보낼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팀이 치른 21경기서 10홈런을 기록한 라모스는 산술적으로 68홈런까지 가능하다. 이는 한 시즌 역대 최다 홈런인 2003년 삼성 이승엽의 56개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물론 시즌이 거듭되고 무더위가 맞닥뜨렸을 때 지금의 페이스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지만 어마어마한 초반 스퍼트는 크게 주목할 만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출신의 라모스는 전형적인 좌타 거포 1루수다. 라모스를 논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역시나 26세에 불과한 젊은 나이다. 이는 아직까지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라모스는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장타력 하나만큼 빅리그에서 통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문제는 상위 레벨 투수들을 만났을 때 타구를 퍼올리는 타격 스타일이 통할 것이란 의문이었다. 여기에 콜로라도 내 1루 자원이 풍부하다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KBO리그행을 결정한 라모스다.
첫 해부터 괴물급 성적을 내고 있는 라모스는 홈런뿐만 아니라 많은 기록들을 갈아치울 기세다.
특히 외국인 타자로서 역대 최고라 불리는 2015년 테임즈, 2001년 호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가공할 능력치들을 기록으로 써내는 중이다.
한 시즌 외국인 타자 wRC+(조정 득점 창출력) 역대 1위는 2015년 테임즈다. 그해 40-40클럽에 가입한 테임즈는 무려 222.3 wRC+를 기록, 국내 선수를 포함한 순위에서도 역대 2위(1위는 1982년 백인천의 227.0)에 올랐다.
지금까지의 라모스는 테임즈뿐 아니라 백인천까지 넘어서는 240.5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wRC+가 순수 공격력의 대표적인 지표인 점을 감안하면 라모스의 KBO리그 지배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잘 알 수 있다.

구제 받은 강정호, 부끄러움은 팬들 몫?

2020.05.26 06:00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eunice@dailian.co.kr)

이르면 내년 시즌부터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의 모습을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5일 야구회관 컨퍼런스룸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에 대해 심의, 임의탈퇴 복귀 후 KBO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팬들의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KBO는 지난 2016년,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지른 선수에 대해 최소 3년의 유기 실격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강정호의 경우 이보다 앞선 시점에서의 음주운전 사고였고 무엇보다 당시에는 메이저리거 신분이었기 때문에 규정 적용 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었다.
반대의 목소리도 상당했다. 강정호가 3년 중징계 대상자가 아님은 분명하나 KBO가 징계 사유에서 밝혔듯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리그 품위를 손상시킨 점’이 상당하고, 중징계를 마련하게 된 계기가 강정호에서 비롯된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보류권을 지닌 키움 히어로즈로 넘어가게 됐다.
키움 구단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KBO가 강정호를 1년 뒤 쓸 수 있도록 명분을 제시해준 만큼 이를 충실히 이행만 하면 된다.
다만 키움 역시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다. 강정호의 세 차례 음주운전 적발 중 2번(2009년과 2011년)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저지른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고도 감췄다면 은폐이며, 몰랐다면 선수단 관리 시스템의 심각한 허점을 자인하는 셈이 된다.
강정호를 덥석 품기에도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현재 KBO에 쏠려있는 야구팬들의 비난 여론이 오롯이 히어로즈로 향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최근 꾸준한 성적을 내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저비용 고효율의 극대화, 그리고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등 다수의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한 매우 매력적인 팀이다.
하지만 야구장 밖 구설로 상당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는 영구실격 처분으로 다시는 KBO에 발을 담글 수 없고, 이택근과 안우진은 과거 행했던 폭력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이다. 또한 박동원과 조상우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리그 품위를 손상시킨 책임으로 봉사활동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강정호까지 끌어안는다면 타 팀 팬들의 비판 수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감내해야 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키움을 응원하는 열성팬들이다.
팬덤의 규모를 떠나 응원 대상이 뚜렷한 잘못을 저질렀다면 팬들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키움 구단이 또 한 번 팬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강정호와의 계약 성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감당 못할 몸값’ 김연경, 갈 곳은 중국 뿐?

2020.05.22 14:27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kimrard16@dailian.co.kr)

‘배구 여제’ 김연경이 소속팀 터키 엑자시바시를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엑자시바시 구단은 지난 21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연경과 상호 합의 과정을 거쳐 결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8년 5월 엑자시바시와 2년 계약한 김연경은 두 차례 터키 슈퍼컵 우승과 한 차례 컵 대회 우승을 이끌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터키 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리그가 중단됐고, 김연경도 지난달 15일 귀국해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달 계약이 만료된 김연경은 엑자시바시와 결별하기로 확정하면서 새로운 팀을 모색하게 됐다. 특히 도쿄올림픽을 1년 여 앞둔 시점에서 김연경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전 20억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김연경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빅마켓은 터키와 중국뿐이다.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심각한 유럽 내 타 리그 이적은 사실상 어렵고, 국내 복귀도 샐러리캡 문제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샐러리캡은 23억 원이다. 김연경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국내 구단은 찾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중국 진출이다.
베이징 구단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중국은 시차 적응 필요 없이 대표팀 경기를 위해 한국을 오가기도 편해 도쿄올림픽을 준비하기에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2017년 중국 상하이 구단에서 1시즌 뛴 경험도 있어 적응에도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중국 내 언제 다시 확산될지 모를 코로나19 위협이 변수다.
김연경 소속사 '라이언앳'은 선수의 거취와 관련해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라이언앳 관계자는 “엑자시바시 구단과는 상호 합의 과정을 거쳐 결별하기로 했으며 김연경 선수 역시 좋은 추억을 만들고 2년간 많은 지원을 해준 구단 관계자 및 동료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며 “향후 거취 문제는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2005년 데자뷰? 롯데 엄습하는 ‘DTD’ 악몽

2020.05.21 00:01 |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kimrard16@dailian.co.kr)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DTD)’는 야구계 속설이 다시 한 번 롯데 자이언츠를 엄습하고 있다.
롯데는 2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시즌 2차전서 0-6으로 패했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17일 한화전 패배를 시작으로 3연패를 당하며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던 롯데는 무려 7년 만에 개막 5연승을 내달리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연승 이후 2승 6패로 다시 내리막이다. 또한 이날 KIA전 패배로 올 시즌 첫 3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막 5연승으로 고공행진을 펼치며 첫 단독 선두에 올랐던 롯데는 한 계단씩 순위가 떨어지더니 결국 5위까지 내려왔다. 21일 KIA전에서 패한다면 다시 6위로 떨어지게 된다.
초반 상승세는 어느덧 온데간데없다. 특히 최근 3연패를 당하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지난 17일 한화전에서는 4점차를 따라 잡았지만 연장 11회 김대우의 다소 어이없는 보크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20일 KIA전에서는 주축 타자 이대호의 시즌 첫 삼중살이 나오며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믿었던 외국인 선발 스트레일리는 이날 KIA를 상대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타석에 들어선 11타자 가운데 단 3명만이 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타선 전체가 침묵에 빠지며 첫 고비가 찾아왔다.
공교롭게도 현재 롯데의 상황은 15년 전인 2005년의 상황과 흡사하다.
직전 시즌 최하위에 그쳤던 롯데는 2005시즌 초반부터 기세를 올리며 상위권에 자리했다. 당시에도 롯데가 달라진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 때 현대 유니콘스의 사령탑 김재박 감독이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공교롭게도 롯데는 여름 이후부터 순위가 하락하면서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의 부진은 1선발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 부친상을 치르고 지난 7일 귀국한 샘슨은 2주 자가격리로 인해 투입이 늦어지고 있다. 롯데는 샘슨의 빈자리를 장원삼과 이승헌으로 대체하려 했지만 각각 부진과 부상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샘슨이 돌아와 선발진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버티지 못한다면 롯데의 추락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장종훈→김태균→?’ 후계자 없어 더 슬픈 노쇠화

2020.05.19 10:28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eunice@dailian.co.kr)

1년 FA 계약을 맺으며 부활을 다짐했던 한화 김태균(38)이 뚜렷한 노쇠화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타율 0.111(27타수 3안타)로 크게 부진하고 있다. 김태균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비율 스탯의 최강자’도 이제는 옛말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부족하지만 4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OPS는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김태균은 지난해 데뷔 후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데뷔 2년차였던 2002년 이후 17년 만에 OPS가 8할 아래로 떨어지는 등 비율과 누적 모두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럼에도 그는 부활을 자신하며 FA를 신청했고 원소속팀 한화와 1년간 10억 원(계약금 5억 원+연봉 5억 원)에 계약하며 올 시즌 반등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은 김태균의 뜨거운 열정을 차갑게 외면했다.
3년 전인 2017년부터 시작된 노쇠화. 30대 후반 나이라 에이징 커브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한화맨’인 김태균으로서는 쉽게 인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대를 이을 한화의 간판 타자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는 빙그레 시절부터 이른바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리는 강타선을 구축했다. 90년대 초반에는 이정훈으로 시작돼 이강돈, 강정길, 유승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상대 마운드에 맹폭을 가했다.
이후 장종훈과 강석천을 장착하며 더욱 큰 파괴력을 내뿜었던 한화는 1999년 두 외국인 타자(데이비스, 로마이어)까지 힘을 보태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다.
장종훈의 시대가 끝난 2000년대에는 김태균이라는 새 얼굴이 등장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뤘다. 김태균과 데이비스, 그리고 이범호로 구성된 클린업 트리오는 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남부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김태균은 2년간 일본프로야구 무대로 떠났던 2010~2011년을 제외하면 18년간 한화 유니폼만을 입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한화 타자 역사상 가장 높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적립 중이며, 팀을 넘어 KBO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레전드로 선수 말년을 보내고 있다.
특히 김태균은 자신보다 앞선 시대에 팀의 상징으로 군림했던 장종훈의 적통을 계승했다는 상징성까지 띠고 있는 선수다. 안타까운 점은 김태균의 노쇠화가 진작부터 시작됐음에도 그의 대를 이을 후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태균의 에이징 커브가 찾아온 2017년부터 지난 3년간 한화 타자의 누적 WAR를 살펴보면 20대 선수는 정은원(20)과 하주석(26) 둘 뿐이다.
하지만 수치에서 드러나듯 이들이 김태균의 후계자가 되고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부활시키기에는 아직 크게 부족한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거포형 선수들도 아니라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릴 뇌관이 되기에도 모자라 보인다.
이는 한화의 현재 진행형인 고민이기도 하다. 올 시즌 한화는 팀 홈런과 장타율 부문에서 최하위로 처져 안정된 선발진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다이너마이트의 계보를 이을 거포가 누구일지, 안타깝게도 김태균에게 남은 시간은 점점 줄고 있다.

'극과 극' 롯데 한동희, 허문회 감독 인내심은?

2020.05.18 20:42 | 이용선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롯데 자이언츠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롯데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 2주차에 2연속 루징 시리즈로 2승4패에 그쳤다. 지난주 마지막 경기였던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은 그야말로 한동희가 지배했다.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한동희는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회성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한동희 실책이 시발점이 된 2사 만루에서 하주석의 밀어내기 스트레이트 볼넷과 이성열의 2타점 우중간 적시타로 0-3이 됐다. 3실점 중 투수 자책점은 없었다.
0-4 끌려가던 롯데는 5회초 1사 후 마차도의 좌중월 솔로 홈런, 8회초 1사 후 전준우의 좌월 2점 홈런으로 3-4 추격했다. 패색이 짙었던 9회초 1사 후 한동희가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4-4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마수걸이 홈런포다.
하지만 롯데는 연장 11회초 무사 1,2루 역전 기회를 무산시킨 뒤 11회말 김대우의 끝내기 보크로 4-5 패했다. 결과론일 수 있지만 3실점 빅이닝의 빌미가 된 3회말 한동희의 실책이 잔상에 강하게 남았다.
한동희는 올 시즌 롯데가 치른 11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허문회 감독이 그를 주전으로 낙점했다는 의미다. 한동희의 실책은 3개로 리그 최다 공동 1위다. 롯데의 팀 실책은 4개로 LG트윈스와 리그 최소 공동 1위지만 그 중 75%를 한동희가 홀로 기록했다.
롯데는 검증된 베테랑 내야수 신본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이 한동희에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그가 롯데의 공수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롯데의 상위 타선은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 안치홍까지 국가대표 출신으로 강력하지만 모두 30대다.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가 커 장기적 관점에서 젊은 야수를 팀의 중심으로 육성해야만 한다.

17일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폭발시켰지만 한동희의 시즌 타격 지표는 미흡하다. 타율 0.243 1홈런 3타점 OPS 0.641로 부진하다. 2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10개의 삼진을 당해 볼넷 대 삼진 비율이 1:5로 좋지 않다. 정교함과 장타력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동희의 수비 불안과 타격 부진이 이어진다면 허문회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할 수 있다. 시즌 초반 호조인 롯데의 팀 성적이 이어지지 못할 경우, 한동희의 공수 기량은 예상보다 이른 시점 도마에 오를 수도 있다. 한동희가 안정적인 공수 활약으로 허문회 감독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유 있는 9연패’ SK 떠나지 않는 추락 지박령

2020.05.18 15:20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eunice@dailian.co.kr)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 외에 설명할 길이 없는 최하위 SK 와이번스의 예상 밖 부진이다.
SK는 11경기까지 치른 현재 1승 10패(승률 0.091)로 꼴찌에 머물고 있다. 9위 삼성과는 2.5경기 차,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키움과는 벌써 6.5경기 차로 벌어졌다.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한 달 반 정도 늦어졌고, 이로 인해 휴식기 없이 촘촘한 일정 속에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순위 싸움에 있어 초반 기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1할 승률마저 무너진 상황에서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SK다.
타선은 답답하기만 하고 막아야할 투수진은 계속해서 실점하고 있다. 선수들은 사기를 북돋기 위해 더그아웃에서 목청껏 응원하고 있지만 하필이면 텅 빈 경기장이라 더욱 구슬프게 들릴 뿐이다.
당초 많은 전문가들은 SK가 우승권 또는 최소 가을 야구는 쉽게 치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지난해에도 정규 시즌 성적은 우승팀 두산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34승을 합작한 원투펀치(김광현과 산체스)의 이탈로 인한 전력 누수는 생각보다 컸다. 타선에서는 한동민이 부활에 성공한 모습이나 최정을 비롯한 나머지 타자들이 받쳐주지 못하며 홀로 외롭게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사실 지난 시즌 SK는 KBO리그 역사에 손꼽을 만한 역대급 추락을 맛본 바 있다. 8월까지만 해도 정규 시즌 1위를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2년 연속 우승과 함께 명가 재건이 가능해보였던 SK다.
하지만 9월 들어 타선이 심각할 정도로 부진에 빠졌고 연승은커녕 6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2위 두산의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페넌트레이스 최종 결과 두산과 승률이 같았으나 맞대결 전적에서 밀리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친 부분은 더 뼈아팠다.
팀 분위기가 초상집인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제대로 치를 리 만무했다. 결국 SK는 키움에 3전 전패하며 최종 3위로 충격적인 2019시즌을 마쳤다.
여파는 올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투, 타에서 주축이 되어주어야 할 구심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에이스는 떠났고 구단 역대 최고의 타자는 주장직을 맡았으나 제 앞가림도 힘들어 하는 중이다. 지난해 경험했던 악몽과도 같았던 역대급 추락은 지박령이 되어 SK를 떠나지 않고 있다.

초반부터 홈런 ‘펑펑’…벌써 걱정되는 마운드

2020.05.14 09:40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eunice@dailian.co.kr)

2020시즌 KBO리그가 개막하고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가장 뚜렷한 현상은 바로 홈런 수의 증가다.
현재까지 팀당 7~8경기 등 총 37경기를 치렀는데 10개 구단 타자들이 뽑아낸 홈런 개수는 벌써 82개에 이른다.
가볍게 볼 수치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리그 홈런 개수는 산술적으로 1500개를 훌쩍 넘어 1600개 이상도 가능하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은 ‘타고투저’ 현상이 절정이던 2018년 1756개, 2017년 1547개, 2015년 1511개 순으로 집계된다.
비율 수치에서도 올 시즌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현재까지 리그 타자들의 타석당 홈런 비율은 2.84%로 역대 3위 수준이다. 1위는 당연히 2018년의 3.09%이며, 마찬가지로 타고투저 시즌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1999년(3.07%)이 뒤를 잇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지난해 크게 부진했던 홈런 타자들의 부활이다.
현재 홈런 부문은 두산 김재환과 SK 한동민(이상 4개)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2018년 40개 이상의 홈런을 쳤으나 공인구가 교체된 지난해 장타가 급감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공인구를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KBO의 발표대로라면 공인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KBO는 개막 직후였던 지난 7일 1차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모든 샘플이 합격기준을 충족했다. 앞서 KBO는 2018년 역대급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자 지난해 반발계수를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낮췄고, 이번 발표에서는 평균 반발계수가 0.4141이었다.
여러 요인들이 언급되고 있다. 공인구에 문제가 없다면 결국 타자들의 기술이 좋아지고 힘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막이 늦춰지면서 투수들이 몸 만들기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시즌이 진행되고 표본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답이 나올 물음표들이다.
다만 분명한 점은 개막 초반부터 나타난 홈런 수 증가는 타자와 투수의 기 싸움에서 타자가 기선제압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투수들은 장타의 공포를 안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올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 일정이 매우 촘촘하게 진행돼 투수의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2년 만에 다시 찾아온 타고투저라는 커다란 변수까지 발생했다. 홈런이 지배하게 될 올 시즌, 어느 팀의 마운드가 더 잘 버텨주는가가 순위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쓸데없는 걱정? 불난 불펜 18실점...불편한 두산

2020.05.11 15:26 |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ktwsc28@dailian.co.kr)

올 시즌도 전문가들이나 야구팬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두산 베어스가 무너진 불펜으로 고민에 빠졌다.
두산은 지난 10일 잠실야구장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13-12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6회초까지 10-4로 크게 앞섰지만 불펜이 무너지면서 연장 승부를 펼치게 됐고, 상대 실책 덕에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승리다.
선발 이용찬이 만루 위기에서 내려온 뒤 불펜 계투가 시작됐지만 줄줄이 무너졌다. 필승조 박치국-윤명준-함덕주에 이어 마무리 이형범까지 마운드에 올렸지만 무려 6실점했다. 그나마 베테랑 이현승이 연장에서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간신히 이겼다. 이기긴 했지만 무거운 고민거리를 던진 한판이다.
144경기를 치르는 시즌 중 불펜이 붕괴되는 경기는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우승후보로 꼽힌 두산에서 시즌 초반 불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찝찝하다. 경기 전에도 두산 불펜은 4경기 12.2이닝 12실점했다. 이날 붕괴로 17.2이닝 18실점을 기록했다. 9점대에 이르는 평균자책점이다.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선발진도 불안한 불펜을 상쇄할 만큼의 위력은 아니다.
두산 베어스 성적을 놓고 걱정하는 것이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말도 있다. 이제 고작 5~6경기 치른 시점에서 고민하는 것은 지나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두산도 불펜은 언제나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집단 붕괴라는 점은 분명 찝찝한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구위를 지닌 ‘불펜 에이스’가 없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지난해처럼 불펜이 흔들릴 때 받쳐줄 베테랑도 부족하다. 쓸데없는 걱정이기를 바라는 두산팬들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서 개막 후 5경기 전승을 달리고 있는 ‘1위’ 롯데 자이언츠를 만난다. 롯데는 현재 팀 홈런 공동 1위(9개), 팀 타율 3위(0.295) 등 막강 타선의 힘을 뽐내며 상대가 불펜을 가동하는 경기 종반 뒤집기 승리를 잇따라 연출하고 있다.

‘미국도 신기방기’ 방망이 던지기 역수출 되나

2020.05.07 13:28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eunice@dailian.co.kr)

미국의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ESPN이 매일 1경기씩 KBO리그 경기를 중계하게 되면서 한국 야구 특유의 문화 역시 크게 조명 받을 것으로 보인다.
ESPN은 지난 5일 대구에서 열린 NC와 삼성의 개막전을 생중계했다. 이날 방송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는 역시나 모창민이었다.
모창민은 6회 박석민과 함께 백투백 홈런을 날렸다. 스윙 후 홈런을 직감한 모창민은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배트를 던졌고 이에 ESPN 중계진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배트 플립(Bat Flip)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이날 중계를 맡은 칼 래비치 캐스터와 메이저리거 출신 에두아르도 페레스 해설위원은 경기 내내 ‘빠던(빠따 던지기)’이 언제 나오는가를 기다렸다. 모창민에 앞서 홈런을 만들어낸 박석민에 대해서는 타구보다 타격 자세에 관심을 보이며 “배트 플립이 있었나요?”하더니 모창민 홈런 후에는 “드디어 한국 야구에서 배트 플립이 나왔다”면서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배트 플립, 즉 한국에서 ‘빠던’이라는 용어로 유명한 방망이 던지기는 타자가 타석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다.
다만 배트 플립이 나오게 된 계기는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닌, 타격폼에 의한 것이었다. 투 핸드로 팔로우 스윙을 할 경우 자연스럽게 몸이 돌아가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몸을 다시 반대편으로 되돌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배트를 놓게 되면 ‘빠던’이 만들어진다.
반면, ‘빠던’은 상대 투수를 자극한다는 이유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철저히 금기시 되는 행위다.
물론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팔로우 스윙 후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무거운 배트를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두 팔로 배트를 돌리는 동양인 타자들에 비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원 핸드 팔로우 스윙을 해 배트플립의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두 팔로 방망이를 돌리더라도 회전하는 방향 그대로 배트를 내려놓는 게 일반적이다.
KBO리그에서 ‘빠던’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됐다. 많은 선수들이 고교 시절부터 ‘빠던’을 자연스러운 타격의 동작으로 인식했고, 투수들 역시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행위가 아니라면 양해해주곤 했다.
‘빠던’의 장인으로 꼽히는 선수들 대부분은 KBO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레전드들이다. 양준혁은 만세 타법으로 방망이를 던졌고, 김재현은 홈런 타구보다 빠른 속도로 호쾌하게 배트 플립을 선보였다. ‘빠던’을 예술로 승화시킨 홍성흔은 아예 별명이 ‘빠더니스트’였다.
현역 선수들 중에서도 ‘빠던’을 즐기는 선수들이 상당하다. 롯데 전준우는 배트 플립으로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한 월드스타이며 팀 동료 정훈의 경우 극단적으로 몸을 기울이는 타격 폼으로 마운드를 향해 배트를 던져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배트 플립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정도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타자의 개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KBO리그의 ‘빠던’을 경험하게 될 미국 야구팬들과 선수들이 인식을 바꿀지 주목되는 이유다.

첫 판 잡은 ‘봄데’, 반등 믿어도 되나

2020.05.06 09:01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eunice@dailian.co.kr)

허문회 감독이 첫 승 기념구를 챙긴 롯데 자이언츠가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롯데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원정 개막경기서 7-2 승리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롯데는 겨우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고 올 시즌 순위 반등을 꾀하고 있다.
성민규 신임 단장은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뒀고, 키움 코치 시절 선수단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던 허문회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 팀의 강점을 살리기 보다는 센터 라인 수비(중견수, 2루수, 유격수, 포수)에 대한 약점 지우기가 필요하다고 판단, 트레이드와 FA 선수 영입 등을 통해 알찬 보강을 이뤄냈다.
KT와의 개막 첫 경기는 올 시즌 롯데의 대략적인 선수 운용을 엿볼 수 있는 한 판이었다.
허문회 감독은 민병헌(중견수)-전준우(좌익수)-손아섭(우익수)-이대호(1루수)-안치홍(2루수)-정훈(지명타자)-마차도(유격수)-한동희(3루수)-정보근(포수) 순서로 타선을 구성했다.
스프링캠프서 중견수 포지션에 새 얼굴들을 기용하는 등 세대 교체 의지를 보였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베테랑들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민병헌과 전준우, 손아섭 등 지난 시즌 주전 외야수들이 나섰다.
키플레이어는 역시나 유격수 마차도였다. 수비력이 발군인 마차도는 당초 공격 부분을 크게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가 아니었다. 그의 역할은 지난 시즌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던 롯데 유격수 수비를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연습경기에서도 안정된 수비력을 선보였던 마차도는 이번 개막전에서 깜짝 맹타로 허문회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그는 0-1로 뒤지던 5회, 상대 선발 데스파이네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뽑아내더니 7회 역점 3점 홈런으로 이날 경기의 수훈갑이 됐다. 비록 1경기에 불과해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하위타선에서 공격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롯데에 매우 고무적이다.
올 시즌은 3월 말로 예정됐던 개막이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반 정도 미뤄졌으나 144경기를 오롯이 치르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우천 취소 등으로 연기된 경기는 더블 헤더 또는 월요일 경기를 치르게 돼 시즌 중반을 지날 무렵인 7월말에서 8월초에는 체력이라는 변수와 마주하게 된다.
주전 선수들의 출전 경기 수 관리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 공격적인 운용으로 승수 벌기를 노리기보다는 안정적으로 팀을 이끄는 게 선수단에 무리를 주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올 해 순위 싸움은 시즌 초반부터 고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개막 후 한 달간 최대한 많은 승수를 벌어두는 게 유리하다.
롯데는 과거 ‘봄데’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시즌 극초반 매우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봄에 강한 DNA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올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 중반 이후에는 팀이 추구하는 ‘관리 야구’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어서와 야구야!➀] 개막해도 그리운 야구, 직관은 언제부터?

2020.05.04 07:03 |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ktwsc28@dailian.co.kr)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를 딛고 KBO리그가 마침내 개막한다.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는 어린이날인 5일 문학(한화-SK), 잠실(두산-LG), 수원(롯데-KT), 대구(NC-삼성), 광주(키움-KIA) 등 5개 구장서 일제히 개막전을 치른다. 예정보다 38일 늦은 2020 프로야구 개막이다.
‘야구가 고팠던’ 많은 야구팬들이 경기장에 운집해 함성을 내지르고, 선수들은 팬들의 환호 속에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구단 관계자들은 관중맞이에 분주해야 하지만 코로나19는 모든 패턴을 바꿔놓았다. 당분간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개막전은 고요하게 치러진다. 이렇게 개막하는 것도 축복으로 여겨야 할 정도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는 코로나19로 인해 개막 시점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갈증을 느끼는 야구팬들은 개막을 넘어 ‘직관 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야구팬들은 “지하철이나 술집, 식당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실내에서도 그렇게 생활하는데 실외의 넓은 야구장이라면 입장을 허용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일괄적인 적용에 아쉬움을 표한다. 밀폐된 공간과 달리 야구장은 실외인 데다 좌석도 경사를 두고 위치한다. 게다가 입장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실내에 비해 야구장이 비말에 의한 감염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따라서 1m 거리두기를 일괄 적용하는 것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KBO는 코로나19 추이를 보며 입장 관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지만 중앙방역본부가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1m 이상을 유지하려면, 야구장에서는 좌석 2개를 비워야 한다. 이런 방식이면 관중석의 10%밖에 채우지 못한다. 가족(일행)끼리는 인접해 앉고, 주위 좌석을 비우면 좌석 점유율을 40%이상 올릴 수 있다.
구단이 살아야 KBO리그 산업화도 이어진다. 현재 모기업을 둔 KBO리그 구단의 한 해 운영비는 약 30%(입장 수입)-30%(방송 중계권료)-40%(모기업 지원금과 마케팅 수익)의 비율 구조인데 무관중 체제가 이어진다면 산업화에 큰 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물론 무관중 원칙을 깨고 팬들을 관중석에 불러 모았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타격은 더 커진다. 선수 중 확진자가 나오면 리그 일정은 3주 이상 중단될 전망이다.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프로야구 산업화가 식지 않도록 묘안을 짜내야 할 시점이다.
산업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퀄리티도 유지하기 쉽지 않다. 감독들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팬들이 없다는 것은 뛰는 맛도 치는 맛도 던지는 맛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관중으로 연습경기를 치른 지방팀의 한 선수는 “지금은 연습경기라는 생각이 있어 덜 하지만 개막전이나 어린이날에도 그렇다는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재미도 없을 것 같다”며 “관중들이 들어온 작년 시범경기에 비해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고 고백했다. 자기 동기부여와 팬들이 보내주는 에너지는 엄연히 다르다. 그런 그들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간절함은 말할 것도 없다.
서로의 소중함을 절실히 체감한 가운데 텅 빈 경기장에서 이렇게나마 소중한 시작을 함께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코로나19로 인해 곁에 있어도 그리운 야구가 됐다.

음주운전 박한이는 은퇴, 복귀하겠다는 강정호는?

2020.04.30 00:10 |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eunice@dailian.co.kr)

과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최정상 유격수로 군림했던 강정호(33)가 KBO리그 복귀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KBO 관계자는 다수 매체를 통해 “강정호가 임의탈퇴 해제에 관한 공식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2006년 현대에서 데뷔해 2014년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던 강정호는 9년간 90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8 139홈런 545타점을 기록한 최고 수준의 타자다.
특히 2014년에는 유격수로서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맞았고 그해 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반신반의했던 메이저리그 연착륙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2015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는 데뷔 후 2년간 229경기를 뛰며 타율 0.273 36홈런 120타점을 올리며 곧바로 팀의 3루 주전 자리를 꿰찼다.
거칠 것 없었던 그의 야구 인생을 가로 막은 것은 다름 아닌 음주운전이었다. 시즌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강정호는 서울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고 이후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서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고, 2017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말았다.
2018년 어렵게 팀에 합류했지만 확 떨어진 경기 감각은 되살아나지 않았고 지난해에도 65경기에 출전하는 기회를 허락받았으나 타율 0.169로 부진하며 방출 수순을 밟았다.
보금자리를 찾지 못한 강정호는 선수 생활 유지를 위해 국내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일단 강정호는 포스팅 절차를 밟았기에 현재 임의탈퇴 신분이다. 그가 돌아올 곳은 친정팀인 키움 밖에 없으나 세 차례나 음주운전에 적발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를 받아줄지 미지수다.
강정호가 떠난 뒤 KBO리그는 음주운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음주운전에 적발된 선수들은 상당한 중징계를 받고 있으며 구단에까지 그 책임을 묻는 상황이다.
KBO는 지난 2월 삼성 최충연에 대해 이와 같은 원칙을 적용, 50경기 출장 정지에 300만 원의 제재금, 그리고 유소년 봉사활동 80시간의 철퇴를 가했다.
가중 처벌 사례도 허다하다. 지난해 8월, 키움의 퓨처스리그 감독이던 쉐인 스펜서는 무면허였다는 괘씸죄까지 더해지며 70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고,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던 SK 강승호는 KBO의 중징계와 함께 아예 소속팀 SK로부터 방출 당하고 말았다.
심지어 삼성 박한이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나자 아예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성대한 은퇴식 대신 초라한 퇴장 수순을 밟을 대표적인 예다.
강정호는 KBO리그 시절에도 이미 두 차례나 음주단속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만약 솜방망이 징계 후 복귀하게 된다면 팬들의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KBO 입장도 크게 난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징계가 불가피한 가운데 갑작스러운 KBO리그 복귀 결정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4년 69패’ 박복했던 삼성 라이온즈에 굴러온 복덩이 둘?

2020.04.27 00:01 |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ktwsc28@dailian.co.kr)

몇 년째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시달린 삼성 라이온즈의 팬들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31)과 벤 라이블리(28)는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서 펼쳐진 ‘2020 KBO리그’ 교류 연습경기 한화 이글스전에 나란히 등판해 각각 4이닝 무실점, 3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역유입 차단을 위한 2주 자가격리 후 첫 실전 출격이었지만,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보여줬다. 뷰캐넌은 정교한 컨트롤과 다양한 구종으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라이블리는 지난해 교체선수로 들어와 보여줬던 강력한 구위를 이날도 뽐냈다.
지난 시즌 덱 맥과이어 대체 용병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라이블리는 9경기 선발 57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 삼성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재계약에 성공했다.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이는 투수다. 지난해 8월20일 한화전에서는 9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으로 완봉승까지 거뒀다.
메이저리그를 거친 뷰캐넌은 2017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3년 동안 활약했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71경기 선발 출전, 433.2이닝 20승30패 265탈삼진 142볼넷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일본에서의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약한 팀에서 뛴 탓이 컸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지만 이닝 소화능력과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땅볼 비율이 50%에 가까웠다. 이날도 아웃카운트 12개 중 5개가 땅볼이었다.
설렐 만도 하지만 삼성 관계자들이나 팬들은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오히려 예민하다. 최근 수년 동안 외국인 투수 선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4년 동안 외국인투수들의 성적은 39승69패다. 외국인투수 성적이 팀 성적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두말 할 나위 없겠지만, 외국인 투수의 몰락과 삼성의 암흑기가 일치한다.
삼성의 가을야구 실패 장기화는 외국인투수들 부진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은 2015시즌 알프레도 피가로와 타일러 클로이드 이후 두 자릿수 승리를 찍은 외국인 투수가 단 1명도 없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20승은 꿈 같은 얘기다.
지난 2016년 앨런 웹스터과 콜린 벨레스터는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중 이탈했다. 대체 용병 2명은 2승을 합작하는 것에 그쳤고, 삼성은 9위 굴욕을 뒤집어썼다. 2017년에도 레나도와 페트릭이 5승13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그해 역시 9위에 머물렀다.
2018년은 아델만과 보니야가 15승을 합작하며 6위까지 올라섰지만 2019시즌 다시 추락했다. 지난해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도 개막 이전까지는 잔혹사를 끊어줄 외국인 듀오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를 것이 없었다. 헤일리와 맥과이어는 9승16패에 그쳤고, 팀 성적 역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팬들로 하여금 숨죽여 지켜볼 수밖에 없게 하는 잔혹사다.
4년 잔혹사 기간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선발은 윤성환(2016·2017시즌)뿐이다. 2016년 12승을 찍은 차우찬은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2018·2019시즌에는 10승 투수도 없었다. 올해도 국내 투수 가운데는 과거의 윤성환과 차우찬 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줄 선발 자원이 없다보니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꿰고 있는 만큼 불안감 또한 자연스레 커진다.

“침 뱉지 말자” 코로나19가 던진 낯선 과제

2020.04.23 10:42 |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ktwsc28@dailian.co.kr)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놓은 규칙 중 하나가 ‘침 뱉기 금지’다.
KBO는 지난 17일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에 대비해 선수 및 리그 관계자들이 지켜야 할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 2판을 발표했다. 경기장과 근처에서 식사할 때도 나눠서 해야 하고, 선수단 회식도 금지된다.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서 마스크 착용, 맨손 하이파이브 자제 외 눈에 띄는 규칙은 비말에 의한 감염을 막기 위한 ‘침 뱉기 금지’다. 권고사항이라 특별한 페널티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지만 리그 전체를 위해 선수들이 준수해야 할 규칙이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3주가량 리그가 중단돼 경기 수 단축도 불가피하다. 무관중 경기로 수익 악화가 우려되는 구단으로서는 경기 수까지 단축되면 더 큰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고, 팬들은 TV 중계조차도 즐길 수 없다. 통합 매뉴얼에 포함된 규칙은 각별히 주의하며 지켜야 한다.
선수들도 노력은 하고 있다. 하지만 흙먼지 날리는 그라운드에서 몸에 밴 ‘침 뱉기’라는 습관은 하루아침에 떨쳐내기 어려워 보인다.
그라운드에서 몇 차례 침을 뱉기도 하고, 더그아웃 근처에서는 씹던 해바라기 씨앗을 뱉기도 한다. 마운드에서도 무의식 중에 맨손을 입에 댄 뒤 침을 뱉는 장면은 아직은 볼 수 있다. 구단 관계자나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도 서로에게 “침 뱉지 말자”고 독려한다. 코로나19 이전에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KBO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웃으면서 ‘침 뱉지 말자’고 하는 선수도 있고, 자기도 모르게 뱉고 민망하다는 듯 웃는 선수도 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이지만 TV 중계를 통해 침 뱉는 장면이 전달될 때 보기 좋지 않았는데 이번을 계기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5월5일 개막을 앞둔 KBO리그는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따라서 TV와 뉴미디어 중계 시청자는 폭증할 수밖에 없다. 카메라를 통해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야구팬들에게 더 가까이 노출된다. 현 시국에서 예방 대응책에 역행하는 행동은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침 뱉기에 대한 페널티는 없지만,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부과될 수도 있다. 그제야 지켜진다면 그것 또한 머리를 ‘긁적긁적’할 일이다.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품격 유지, 그리고 건강한 리그 지키기를 위해서라도 침 뱉기 금지 규칙 준수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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