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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레저

“아니 이걸 왜 줘?” 이색적인 콜라보, 후와골프 2더즌 구매하면 펫샴푸 증정!

2020.05.14 17:20 |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ljh4749@dailian.co.kr)

바야흐로 골퍼들이 기다려 온 골프의 계절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필드로 향하는 골퍼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부킹 전문 사이트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 골프장이 풀부킹 상태라서 솔직히 코로나영향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골프장을 찾는 골퍼들이 많아지고 있는 지금, 골프볼 전문 브랜드 HOOWA 후와 골프볼에서는 5월부터 홈페이지 공식 채널(www.hoowagolf.com)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 SNS 계정(hoowagolf)을 통해 후와 골프볼 구매시 프리미엄 동물샴푸 OMUOMU를 증정하는 특별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HOOWA 후와골프볼 마케팅팀은 "주요 골프 인구로 자리잡고 있는 2030 젊은 골퍼들은 고리타분한 기존 골프볼을 벗어나 나를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스타일리쉬 HOOWA 후와 골프볼을 더 좋은 조건에 제공함과 동시에, 이제는 트렌드를 넘어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수많은 골퍼들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제공하고자 ‘프리미엄 동물샴푸 OMUOMU 증정 특별 이벤트’를 계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HOOWA 후와 골프볼은 “2030 젊은 골퍼들의 SNS계정을 살펴보면 골프와 관련된 사진과 댓글은 물론,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을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골퍼들의 트랜드를 적극 반영하여 HOOWA 후와 골프볼은 골프공 구매 고객에게 프리미엄 동물샴푸를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를 마련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더 큰 만족과 색다른 인상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HOOWA 후와 골프볼에서 제공하는 OMUOMU(오무오무) 프리미엄 동물샴푸는 강아지, 고양이에게 유해한 5가지 성분을 철저히 제거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비자가 39,500원 상당의 고가 제품이다. 이번 특별 이벤트는 골프 성수기 동안 진행되며 제품 물량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다.

하나금융硏 "신종 코로나 영향 2분기까지 지속…관광·뷰티업 등 타격 예상"

2020.02.16 10:34 |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rorisang@dailian.co.kr)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최소 2분기까지 지속되고, 우리 경제도 타격이 예상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여행과 숙박, 면세, 항공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에서의 산업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6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최소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초기대응 미흡과 춘절을 전후한 민족 대이동으로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의 높은 경제적·지리적 연결성으로 산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관광객 축소, 외출 자제 등으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여행과 숙박. 면세, 항공, 화장품 산업 등에서의 영향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산업으로는 유통업을 지목했다. 확진자 방문에 의한 임시 휴업 등으로 매출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소매유통업 중 이마트 부천과 군산점, AK플라자 수원점, 현대아울렛 송도점, 롯데백화점 본점 등은 확진자 방문으로 인해 매장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GS홈쇼핑은 사내 직원이 20번째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지난 6일부터 41시간 동안 서울 영등포구 본사 사옥을 폐쇄하고 홈쇼핑 방송도 모두 재방송으로 진행한 바 있다.
외국인 방문이 많은 면세점 또한 확진자 방문 매장이 임시 휴업했다. 신라면세점은 서울과 제주점,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지난 2일부터 임시 휴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전체적인 영업시간 단축까지 시행되고 있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현대면세점, 신라아이파크 등은 일 2~3시간씩 영업시간을 줄여 운영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면세 산업의 전반에 구조조정이 일 것으로도 전망했다. 이전부터 중소 면세점을 중심으로 실적 악화와 폐업이 이어졌던 만큼, 부실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휴업 매장의 경우, 방역 이후 재개장을 하더라도 전염 우려로 인해 소비자 방문 회복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출국객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최근 면세점 고성장이 외국인 매출 급증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항공업에서의 타격도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과 감편으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감소를 비롯해 여행 자제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 항공사의 중국 노선 운항 중단 및 감편이 확대되고 있다. 총 94개의 노선 중 58개 노선은 운항 중단, 25개 노선은 감편됐다.
국내 항공업의 전체 국제선 노선(여객 수) 중 중국 노선의 비중은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약 20.4%다. 중국 노선 매출 비중에 따라 항공사별 영향은 차이가 있지만, 사태 장기화 시 업계의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주요 항공사별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 13%,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진에어 9%, 티웨이항공 4%로 제시됐다.
연구소는 "단기적 수요 충격 및 저비용항공사 공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피인수되고, 제주항공이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등 업계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추가적인 업계 구조조정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호텔업 역시 외국인 숙박객의 급감과 함께 '호캉스' 족으로 대표되는 내국인 숙박객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객실 매출과 중국인 숙박 비중이 높은 3성급 호텔의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5성급 호텔의 경우 부대시설 매출 감소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성장성이 높은 중국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온 화장품 업체도 긴장 상태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의 중국 법인 판매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0%다.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의 중국법인 매출 기여도는 코스맥스 33.8%, 아모레퍼시픽 32.2%, LG생활건강 11.5%, 에이블씨앤씨 9.8%, 잇츠한불 9.0%, 코스메카코리아 8.7%, 한국콜마 4.8%로 제시됐다. 이 중 아모레퍼시픽과 LG 생활건강은 중국 내 각각 1800여개, 3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우한시 화장품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중국, 상해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매장 영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미 우한과 주요 도시의 일부 국내 화장품 매장의 영업이 중단된 상황이다.
또 면세점 채널과 로드샵 매장의 판매에도 충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전체 매출 중 면세점 판매 비중이 30~40%에 달하고 있어 이번 사태로 인한 매출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의 경우 중국 생산 공장이 휴무에 들어가면서 부품수급 차질로 국내 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자동차 산업을 제외하면 아직 직접적인 충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연구소는 진단했다.
자동차 산업도 중국 내 공장 가동 재개 움직임과 완성차 재고로 인해 공장 휴업의 실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사태가 지속하면 부품·소재 조달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중국의 수입수요도 위축될 수 있어 전자기기, 기계, 화학 등 주요 제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혜영 연구위원은 "중국발 충격이 장기화할 때를 대비해 기업들은 부품·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수입선 확보, 수출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말날씨] 전국 대체로 맑고 일부 눈·빗방울, 일교차 클 듯

2020.01.10 17:17 |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hnk0720@naver.com)

주말인 11일과 12일은 중국 북부지방에 있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겠고 제주도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겠다. 11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중부서해안과 전북서해안, 제주도에는 산발적으로 눈이 날리거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고 11일 밤부터 12일 아침 사이에는 제주도에 비 또는 눈, 남해안은 빗방울, 눈이 날리겠다.
11일 아침 기온 -6~3도(평년 -11~0도)·낮 기온 3~10도(평년 1~8도), 12일 아침 기온 -7~3도(평년 -11~0도)·낮 기온 1~9도(평년 1~8도)다.
11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가 1km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고, 낮 동안에도 연무나 박무가 끼는 곳이 많겠다.
건조특보가 발효 중인 경남해안(부산)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해 산불 등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라며, 그 밖의 경상해안과 강원영동에도 대기가 차차 건조해지겠다.
11일 오전 예상 기온은 서울 -1도, 인천 0도, 수원 -3도, 대전 -2도, 광주 0도, 춘천 -5도, 청주 -2도, 전주 -1도, 강릉 2도, 대구 -1도, 부산 2도, 마산·창원 1도, 울릉·독도 4도, 제주 6도 등이다.
같은 날 오후 예상 기온은 서울 4도, 인천 3도, 수원 5도, 대전 6도, 광주 8도, 춘천 4도, 청주 5도, 전주 7도, 강릉 9도, 대구 8도, 부산 10도, 마산·창원 8도, 울릉·독도 7도, 제주 9도 등이다.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100선, 4회 연속 선정은 어디?

2019.01.03 17:55 | 스팟뉴스팀(spotnews@dailian.co.kr)

2013년부터 격년 선정, 4회 연속 선정은 23곳뿐
안동 하회마을·합천 우포늪·순천만 등이 영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3일 제4회 한국관광 100선을 발표했다.

한국관광 100선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를 선정해 내수 관광 경기를 진흥한다는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013년부터 격년으로 발표하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

100곳의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중 4회 연속 선정의 영예를 안은 곳은 불과 23곳 뿐이다. 직전에 선정된 한국관광 100선이라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추천과 빅데이터 분석, 서면평가와 현장평가, 최종선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속 선정될 수도 있고, 탈락할 수도 있다.

△서울 5대 고궁, 남산타워(서울) △수원 화성, 양평 두물머리(경기) △설악산, 춘천 남이섬(강원) △단양팔경(충북) △태안 안면도, 공주 백제유적지(충남) △전주 한옥마을(전북) △순천만 습지, 보성 녹차밭(전남) △부산 태종대(부산) △대구 근대골목(대구) △안동 하회마을, 울릉도·독도, 경주 불국사·석굴암(경북) △창녕 우포늪, 진주성, 합천 해인사(경남) △한라산, 올레길, 우도(제주) 등 23곳이 2013년 이래 한 차례도 탈락하지 않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권역별로 보면 경북과 경남, 제주가 각각 3곳씩의 한국관광 100선을 보유해 가장 관광 자원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의 대표 관광지인 안동 하회마을은 지난 2010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수백 년의 세월이 깃든 370여 채의 전통 가옥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9년 방한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하회마을을 다녀가면서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곳"이라고 극찬했으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도 2005년에 이어 2009년에 재방문하면서 세계적인 관광 경쟁력을 입증했다.

진주성, 해인사와 함께 경남의 대표 관광지로 선정된 합천 우포늪은 지난해 람사르 협약에 의해 습지도시 인증을 받았다. 올해에는 우포늪에서 따오기 야생방사가 예정돼 있는 등 국내외에서 우포늪을 향한 높은 관심이 계속될 전망이다.

보성 녹차밭과 함께 전남의 대표 관광지로 인증받은 순천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가 에워싸고 있는 연안습지로 갈대밭·염습지·갯벌·섬 등 다양한 지형을 한군데에서 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해양수산부에서 습지보호 지역으로 지정한데 이어, 2006년에는 연안 습지로서는 전국 최초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됐다.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격상된 이후 별빛축제 등으로 인접 지역인 여수와 함께 전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판빙빙 망명→홍수아 스타덤' 이뤄지나… "닮은꼴 中 입지 청신호"

2018.09.03 10:16 | 문지훈 기자(mtrelsw@dailian.co.kr)

판빙빙의 미국 망명 논란에 배우 홍수아에 대한 관심도 새삼 높아진다. '판빙빙 닮은꼴'로 알려진 그의 인기도가 영향받을 수 있다는 예측에서다.
3일(한국시각) 미국 내 다수 언론 매체는 "중국 스타 판빙빙이 LA에 머무는 동안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영화 출연과 관련해 이중계약서를 작성해 83억원의 개런티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등 세금 탈루 의혹에 휩싸인 게 이유로 꼽힌다.

판빙빙의 미국 망명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해 '판빙빙 닮은꼴'로 인기를 모은 국내 배우 홍수아가 새삼 도마에 올랐다. 판빙빙이 망명한다면 그를 대체할 만한 여배우로 홍수아의 인기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반대로 판빙빙의 망명으로 인한 이미지 타격이 홍수아에게까지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중국 스타들의 천문학적 개런티는 이미 몇 년 전부테 논란의 대상이다. 2017년 기준 중국 배우 성룡은 한화 540여억 원, 판빙빙과 주걸륜은 각각 492억 원과 426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판빙빙이 세금 탈루 의혹에 맞서 미국 망명을 결정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⑫] 살아있는 박물관 대축마을 방앗간 24시

2018.07.11 17:41 | 데스크(desk@dailian.co.kr)

오래된 마을에서 사는 것은 앞서 산 사람들의 손길을 보고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악양 마을은 지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살아있어 동네 앞이 박물관이고, 논두렁 옆길이 박물관입니다.
대축마을 방앗간이 바로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과거의 시간이 쌓여 지금도 현재형으로, 미래의 진행형으로 대축 방앗간은 오늘도 바삐 돌아가고 있습니다. 피댓줄 돌아가는 소리에 이끌려 방앗간에 들어갔습니다. 어슬렁거리며 사진 찍고 돌아다니는 이방인은 불청객이었습니다. 바쁜 주인 아저씨 눈치 봐가며 말을 붙였습니다.


“이 방앗간은 언제 지어졌어요?” “나락 한 가마니 찧으면 얼마 받아요?” “요즘 하루에 나락은 얼마나 찧어요?”

돌아오는 대답은 동일했습니다. “그건 왜 묻소” 입니다. 경상도 사나이의 말없는 무뚝뚝함 그대로입니다. 괜히 더 말을 붙였다가 쫓겨날 수도 있겠다 싶어 조용히 비켜섰습니다. 표정 변화 하나도 없는 무뚝뚝함이 지금껏 방앗간을 돌릴 수 있는 힘이었나 봅니다.

주인아저씨는 포기하고 나락 찧고 나가는 동네 아저씨에게 말을 붙였습니다.


“나락 찧는 데는 얼마 내요?”

“모르겠는데요. 돈을 내는 게 아니고 쌀을 찧고 나면 주인아저씨가 그 중 일부를 가져가는데 얼마나 가져가는지는 나도 잘 몰라요.” 대축 방앗간 안은 이런 세상입니다.


품삯에 대해 이야기도 않고 그냥 일하고, 그리곤 주인이 알아서 품삯으로 쌀의 일부를 떼어가니 주인 아저씨는 무뚝뚝한 사나이가 맞습니다. 그런 주인아저씨 덕분에 21세기에 ‘19세기 방앗간’ 처럼 보이는 대축방앗간이 지금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대축 방앗간에서 저는 이방인이고 참새는 터줏대감입니다. 자세히 보니 제일 바쁜 건 주인아저씨가 아니라 참새였습니다. ‘참새와 방앗간’은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창수 작가는 이달 20일부터 8월12일까지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때문에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연재를 중단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⑪] 살짝 엿보는 구례장 인심

2018.06.28 16:38 | 데스크(desk@dailian.co.kr)

경남 하동에 살면서 시장은 전남 구례로 자주 갑니다. 집에서 가자면 구례장이 하동장보다 두 배는 더 멀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례장을 가는 이유는 아직 남도의 예스러움과 정감을 보다 더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년 이상 친구(?)처럼 지내는 뻥튀기 할머니와 식당 아주머니, 또 다른 할머니들이 시장 도처에 있기에, 그들을 만나는 재미도 구례 장에 가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장마당을 돌아다니다 보면 남도의 유머가 넘쳐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할머니들의 대세 패션, 꽃무늬 옷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꽃가게 앞을 지나는 할머니들에게 괜히 말을 걸어봅니다. 앞에 매달린 꽃이 무어냐고.

“난초인데 이상한데 묶어났네. 기왓장에 묶어놓은 건 봤는데 목매단 건 처음보네.” 무덤덤하고 시크하게 말씀하시고 휙 지나쳐 가셨습니다. 입가의 미소는 남아 있는 나의 몫입니다.


가축 장터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새끼 고양이의 성별을 감식 중입니다. 성별이 들통 난 새끼 고양이가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야옹’ 외마디 소리를 질러댑니다. 잠시 옆에 서서 분위기를 파악해보니 고양이를 사실 마음은 없는 듯하고 할아버지 혼잣말로 “이놈 암놈 같은데! 집에 있는 암놈하고 싸우겠네” 하시며 철창(?)에 다시 가둡니다. 새끼 고양이의 억울함이 사료 몇 알갱이로 해결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윽고 도착한 ‘가야식당’. 우리들의 아침밥과 반주를 해결하는 곳입니다. 남도의 소박한 밥상과 할머니의 후덕한 인심을 맛보는 식당입니다. 이집의 최고 메뉴는 매번 동일한 시래기 된장국입니다.


일년 열두달, 국은 시래기 된장국에 쪼그마한 조기 구이가 기본이고, 계절 음식으로 오늘은 호박 잎 쌈이 놔왔습니다.
“호박 잎은 두 장 싸먹어야 맛있어! 하나 싸면 찢어지고 맛도 없으니 두 장씩 싸 먹어.”
“네 네. 이미 두 장씩 싸먹고 있어요.”
“어 어, 그래야지.”
할머니 인심에 녹아나고, 막걸리에 취한 아침입니다. (막걸리 두 병은 공짜랍니다.)


왼 무릎에 팔꿈치를 얹어서, 무겁고 아픈 허리를 받치고 병어를 손질하고 있는 할머니의 뒷모습에 마음이 짠합니다. 아마 세월의 무게를 짊어진 세상의 많은 어머니들, 그 분들의 뒷모습은 거의 이와 같지 않을 까 합니다. 세월의 길에서 남편과 아들을 위해 항상 비켜 걸으신 우리들 어머니의 뒷모습입니다.

“할머니 옷에 예쁜 꽃이 잔뜩 피었네요.” “예쁘긴 뭐가 예뻐.”
“집에서 가져온 양파 사가요! 정말 맛있어. 깻잎도!”

부끄러워하며 웃는 얼굴이 꽃보다 예쁜 할머니가 채소를 팔고 계십니다.
“무릎 아파서 다리 뻗고 있는데 사진 찍으면 어떡해! 부끄럽게.”
“할머니 그냥 편하게 다리 뻗고 계세요.”


할머니가 사라는 양파는 사지 않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뒤돌아섰습니다. 안타깝게 저는 어제 마트에서 양파를 사 놔서 더 살 수 없었습니다.

장마당의 구석구석에서는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갑니다. 처음 본 사람이든, 원래 아는 사람이든 웃는 얼굴로 마주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대합니다.

그러면 단박에 오래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경계를 내려놓으시면 그리됩니다. 취기 오른 발걸음으로 장마당을 빠져나왔습니다.

섬진강 따라 구례장에 갔고, 섬진강 따라 집에 왔습니다. 대밭이 아름다운 섬진강변을 지나왔습니다. 이리저리 오늘은 참 좋은 아침입니다. 말이 길었습니다. 취했나봅니다. 이쯤이면 한 숨 자야죠.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⑩] 화개계곡 쌍계사 가는 길

2018.06.21 09:19 | 데스크(desk@dailian.co.kr)

집 근처 절집에 가는 것은 꼭 신앙심때문에만 가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 가는 것과 성당 가는 것도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그곳에 가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두루 다 평안한 곳임에는 틀림없습니다. 1주일마다 몇몇이 모여서 어디를 걸을까 고민하다가 이견없이 편안하게 선택하는 곳은 절집입니다. 절집에 가면 ‘무언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무언가’는 꽤 중요합니다. 여러 명이 다 같이 절집에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 ‘무언가’입니다.


어느 것을 보고 이야기하더라도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야’라고 말할 수는 있으나 남에게 내 생각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은 분명 또 다른 생각으로 ‘무언가’를 느끼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본인의 삶도 편안할 수 있습니다.


각자가 다 다른 ‘무언가’를 존중받을 수 있다면 어울려 사는 세상이 보다 밝아질 수 있을 겁니다. ‘분노조절장애’ 라는 말이 돌아다니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내 생각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게 세상의 모든 것들입니다.


말이 길었습니다.


절집은 주로 산중에 있으니 숲길을 걸어야 합니다. 숲길을 걷는 것은 스스로 마음을 치유하는 행위입니다. 걷는 동안 자신의 몸을 관찰하면 눈이 살짝 풀리고 어깨의 힘이 슬쩍 빠진 것을 알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귓가엔 어김없이 새소리가 들리고, 숲의 향기를 가득 품은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것을 느끼면 세상만사를 내려 놓기 마련입니다. ‘출세간’이 바로 이와 같음이지요.


눈 풀리고, 어깨 힘 빼고 걸을 때의 느낌으로 이것 저것 바라보았습니다. 보는 사람들 마다 각기 다른 ‘무언가’를 느끼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절집은 화개 계곡에 있는 쌍계사입니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⑨] 푸른 물빛의 산골 물옆 숲 ‘취간림’

2018.06.14 17:00 | 데스크(desk@dailian.co.kr)

우리 동네, 하동군 정서리 악양천변에 있는 취간림은 ‘푸른 물빛이 깃든 산골 물 옆에 있는 숲’ 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고 있는 마을 숲입니다.
정서리 면소재지 입구에 있는 이유는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수구막이’ 용도로 만든 인공 숲이기 때문입니다. 수구막이는 마을에 나쁜 기운이 못 들어오게 막거나, 마을의 좋은 기운이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돌이나 숲을 말합니다. 장승이나 선돌이 수구막이 돌입니다.

실제 생활에서는 들판에서 마을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는 방풍림의 역할도 하고,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힐링의 장소로도 제법 훌륭합니다.


그리 크지 않은 숲이기에 이리 걷든 저리 걷든 취간림 한가운데 있는 팔경루를 바라보게 됩니다. 해서 걷다가 조금 힘들다 싶으면 팔경루에 올라 잠시 쉬어도 좋습니다. 숲 그늘 안에서 누각의 그늘을 더하니 이곳에 앉아 바람을 맞으면 여름 더위는 하릴없이 사라집니다.


숲 그늘에서 일렁이는 바람 따라, 더러 제 뒤를 따라다니는 물까치 지저귐도 들어가며 소리 없는 발걸음으로 걸었습니다. 그저 한 걸음 한 걸음에만 집중하는, 생각 잊은 발걸음은 힐링을 넘어 영성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온전한 발걸음은 단지 한 걸음입니다.


두루 숲 한 바퀴를 걷다가 물까치의 지저귐보다 더 큰 아이들의 지저귐이 들려 악양천 변 뚝길에 올랐습니다. 역시 꼬맹이들이었습니다. 물장난치고, 물수제비뜨고, 텀벙텀벙 뛰놀고 있습니다.

슬쩍 말을 걸어보니 전주, 진주, 창원에 사는 아이들이 모두 악양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온 손주들이었습니다. 족대를 든 악양 삼촌을 쫓아다니며 할아버지 집 추억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취간림을 만든 옛사람들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아이들의 지저귐을 듣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매월 4째 주 토요일에는 지리산학교 마당장이 취간림에서 열립니다. 인정 두툼한 먹거리, 살거리, 볼거리가 풍부하니 시간 날 때 한번 들러 추억을 쌓아보길 바랍니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⑦] 섬진강 동쪽 ‘하동’에 흐드러진 개양귀비꽃

2018.05.29 15:47 | 관리자기자(paran@ebn.co.kr)

‘하동’은 강의 동쪽, 즉 섬진강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하동이라고 합니다. 하동의 서쪽 끄트머리는 화개장터로 유명한 화개면이고, 동쪽 끝은 진주 가는 길에 있는 북천면입니다.
하동의 서쪽은 섬진강 따라 길이 이어지고 동북쪽은 지리산 따라 길이 났습니다. 결국 하동은 섬진강과 지리산의 모양새 따라 길이 이어집니다. 강과 산이 함께 하니, 그 모든 길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북천면 직전 마을에 요즘 개양귀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이 지역은 원래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와 메밀꽃 축제로 유명합니다.


하동군은 여름에도 관광객이 올 수 있게 개양귀비를 3, 4년 전부터 심었습니다. 지금은 무려 16만㎡의 대단히 넓은 꽃마을이 만들어졌습니다.


여름에는 개양귀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메밀꽃으로, 그야말로 꽃놀이패로 성황을 이룹니다.


꽃길을 걸으면 자신의 몸무게와 상관없이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게다가 꽃중의 꽃, 양귀비꽃밭 사잇길을 걸으니 더 더욱 가볍기 마련입니다. 부처는 붉은 구름을 타고 다녔다는 말이 있지만 저는 빛 밝은 아침에 붉은 꽃구름 타고 걸었습니다. 살랑거리는 바람도 맞으며 들떠 걸었습니다.


눈꺼풀을 살짝 내려 눈의 힘을 빼고, 호흡을 아래로 내리고 어깨의 힘을 툭 떨구고 걸으면 온 몸이 새털같이 가벼워집니다. 개양귀비 꽃길은 아니어도, 집 근처 아무 길이나 이와 같이 걸으면 분명 기분이 좋아질 겁니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⑥] 춤추는 섬진강물

2018.05.19 12:58 | 조동석기자(dscho@dailian.co.kr)

들여다본다.
사진은 사진기에 딸린 창, 뷰파인더를 통해 저쪽, 세상을 들여다 보는 겁니다.

사진기로 본다는 것은 대상에 대해 인식, 생각하는 겁니다. 사진가들은 각기 살아오면서 보고 배우고 생각한 걸 마음에 품고 대상을 향합니다. 사진기에 손가락 끝을 연결하여 결정적 순간이든 격정적 순간이든, 그 순간을 저장장치에 담아냅니다. 저도 여태 그래왔지만 이번 촬영은 조금 다릅니다.


섬진강 어느 한 쪽에 앉아 흘러가는 강물을 깊숙이 들여다보았습니다.

물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물이 아니라 물의 움직임에 따라 춤을 추는 빛을 봅니다. 파도치는 물이 빛을 뿜기도 하고 날려 보내기도 하고, 산산이 흩뿌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한 일은 쭈그리고 앉아 그저 사진기에 연결된 손가락 끝만 바삐 움직였습니다. 속절없이 지나가는 순간을 사진기가 스스로 잡아챘습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예상할 수 없는 아주 묘한 순간입니다. 이 순간은 제 인식, 제 생각이 들어간 게 아니라 그냥 어떤 느낌만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낯선 경험입니다.


보통의 경우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낯선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익숙한 곳에서 자주 먹던 음식을 먹고, 아는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익숙한 생활’에 빠져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더 그렇습니다.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게으름이 익숙함에 빠져들게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익숙함을 내치고 낯섦을 향해 과감하게 몸을 던지면 매 순간 새로운 차원의 삶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의 시도로도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강인데 강은 없고, 물인데 물은 없다. 물이며 빛이고 빛이며 물이다. 경계가 사라집니다.


이창수 사진작가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샘이깊은물, 국민일보, 월간중앙에서 16년동안 사진기자를 지냈다. 2000년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악양골 노전마을에 정착했고, 자연과 시대의 삶을 진정한 마음으로 드러내려는 사진을 즐기며 걷는 사람이다.

히말라야 14좌의 베이스캠프까지 길을 걸으며 히말라야와 그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지리산학교 선생, 국립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⑤] 섬호정 가는 대밭길에 부는 섬진강 바람

2018.05.09 13:57 | 조동석기자(dscho@dailian.co.kr)

일주일에 한번은 주변 친구들과 어딘가를 꼭 가야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근 10년 째 이어진 일입니다. 물론 각자의 손에는 사진기가 들려있지요. 생각해보면 걷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들도 손에 골프채가 있으면 즐거운 발걸음으로 열심히 걷지요. 인간은 놀이동물입니다.
10년 가까이 주로 하동 지역 섬진강과 지리산 일대를 다니다보니 안 가본 곳이 없어 매번 어디를 갈까 고민이 많습니다. 여하튼 오늘은 하동 읍내의 그리 높지않은 갈마산 정상에 있는 섬호정에 갔습니다. 읍내 사람들이 운동삼아 아침 저녁으로 자주, 많이 찾는 곳입니다. 섬호정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방향이지만 어느 길이든 대밭길을 거쳐야 합니다.


섬진강에서 불어 오는 거친 바람이 대밭길에서 갈래갈래 흩어지면서 순해져, 걷는 이들의 발길을 시원하게 합니다. 빛과 바람이 어우러진 따스한 길입니다.


대밭길 사이사이를 돌아 정상에 올라가니 섬호정 정자가 반깁니다. 오래된 정자는 아니지만 오래 묵은 벚나무들과 어울려 제법 예스러운 맛이 납니다.


이곳에 오니 부는 바람이 또 다릅니다. 섬호정에 부는 바람은 벚나무숲 사이를 다닙니다.


대밭길보다는 하늘이 많이 열려 있어 빛과 바람의 일렁거림이 훨씬 분주합니다. 빛의 반짝임으로 눈이 맑아지고, 바람의 일렁거림으로 호흡이 깊어집니다. 깊은 호흡은 정신도 튼실하게 합니다. 벌써 바람이 시원한 것을 보니 여름 문턱인가 봅니다.


내려오는 길에 빛 가득한 나뭇잎을 보았습니다. 가피(加被)와 은총이 함께 합니다. 예쁩니다.



이창수 사진작가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샘이깊은물, 국민일보, 월간중앙에서 16년동안 사진기자를 지냈다. 2000년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악양골 노전마을에 정착했고, 자연과 시대의 삶을 진정한 마음으로 드러내려는 사진을 즐기며 걷는 사람이다.

히말라야 14좌의 베이스캠프까지 길을 걸으며 히말라야와 그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지리산학교 선생, 국립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④] 제각각 색들이 어우러진 5월 회남재 숲에 내린 비

2018.05.02 15:27 | 조동석기자(dscho@dailian.co.kr)

비오는 날에 사진기 들고 나갈 때면 가끔 생각나는 글귀가 있습니다.
‘비바람이 불고, 천둥 번개가 쳐도 미동각은 배달갑니다.’ 동네 중국 요리집 ‘미동각’에서 거저 준 판촉용 이쑤시개 통에 적힌 문구가 기가막혔습니다. 열렬한 배달정신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비오는 날에 사진 찍으러 가는 것이 열렬한 사진가 정신으로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나선겁니다.

딱히 정해진 바 없는 발걸음, 비내리는 숲길이 그럴듯한 회남재로 향했습니다. 회남재는 악양의 배후 산인 형제봉과 칠선봉의 사잇길입니다. 지금은 이름으로 유명한 청학동 사람들이 차 없던 시절에 악양으로 장보러 다니던 고갯길이었습니다.


여름 문턱에 다다른 숲에서 소나무, 잣나무, 참나무들이 빗물 먹은 연초록빛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발랄합니다.


그 틈에 아직 꽃잎을 떨구지 않은 벚나무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비록 절정의 모습은 지나쳤어도 아직 우아한 기품으로 숲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흰색, 분홍색, 연초록색, 제각각의 색들이 한 몸을 이룬 숲에서 저도 한 자리 차지하고 걸었습니다.


비내리는 숲길. 습기 가득 먹은 공기의 청량함. 그 길 위에서 숨쉬기와 걷기.

우산 쓰고, 사진기 들고, 흙물이 발에 채이는 번잡함도 즐거운 걸음걸음입니다. 이 순간을 즐기려고 비를 뚫고 예까지 왔나봅니다.

길은 걸어야 길입니다. 걷지 않으면 그냥 땅입니다. 땅은 길이 아닙니다. 걸으니 좋습니다.



이창수 사진작가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샘이깊은물, 국민일보, 월간중앙에서 16년동안 사진기자를 지냈다. 2000년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악양골 노전마을에 정착했고, 자연과 시대의 삶을 진정한 마음으로 드러내려는 사진을 즐기며 걷는 사람이다.

히말라야 14좌의 베이스캠프까지 길을 걸으며 히말라야와 그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지리산학교 선생, 국립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③] 동정호 악양루에서 맞는 아침햇살

2018.04.20 16:00 | 조동석기자(dscho@dailian.co.kr)

지리산, 섬진강, 하동, 악양, 평사리 들판.
각기 다른 이름이지만 서로 품을 같이 해 뗄 수 없는 이름들입니다.
벚꽃길로 유명한 하동 구간 19번 국도는 지리산 남녘을 끼고 도는 섬진강따라 이어집니다. 화개장터가 그 길가에 있고, 소설 ‘토지’에 나오는 평사리 마을의 최참판댁 촬영장도 그 길가에 있습니다.

평사리 ‘최참판댁 촬영장’에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갑니다. 그러나 평사리 들판 서쪽 끝에 있는 ‘동정호 악양루’는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한 마음으로 다니시면 그렇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악양루에 올라 동정호의 물결따라 일렁이는 아침햇살을 맞이할 수 있다면 악양의 으뜸 풍경을 본 것입니다.


매화꽃에서 시작한 봄꽃놀이가 벚꽃을 지나 배꽃에 이를 즈음이면 동정호의 왕버들나무들이 연초록 새순을 함초롬히 내밉니다.


겨우내 먹빛 실루엣만 보여주던 버드나무들이 드디어 새살을 드러내며 봄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입가에 미소 짓게하는 봄의 절정은 바로 이 때입니다. 이로부터 여름으로 갑니다.


잎이 무성해진 여름은 숲이 보이고, 잎 떨군 가을은 나무가 보입니다.
눈 내리는 겨울은 산만 보이고, 새순 가득한 봄은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입니다.

이창수 사진작가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샘이깊은물, 국민일보, 월간중앙에서 16년동안 사진기자를 지냈다. 2000년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악양골 노전마을에 정착했고, 자연과 시대의 삶을 진정한 마음으로 드러내려는 사진을 즐기며 걷는 사람이다.

히말라야 14좌의 베이스캠프까지 길을 걸으며 히말라야와 그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지리산학교 선생, 국립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창수의 지리산 산책 ②] 속절없이 사라진 봄에 핀 눈꽃

2018.04.11 18:00 | 권신구기자(incendio@dailian.co.kr)

요즘 봄꽃이 두서없이 피고집니다. 예전에는 매화 꽃 지고나면 벚꽃 피고, 벚꽃 지면 배꽃 피고. 그렇게 사람들은 겨울에서 봄,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계절의 시간을 느끼며 지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겨울이 워낙에 추웠던지라 꽃몽우리가 늦게까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남쪽 바람이 부는 어느 날 매화꽃, 벚꽃, 배꽃이 순서없이 동시 다발로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에 맞서 이긴 봄꽃들의 아우성이 찬란한 요즘입니다.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꽃놀이패들의 발걸음 또한 요란합니다.


그런데 웬일일까요. 저 멀리 간 줄 알았던 겨울의 뒤끝이 강력했습니다. 밤새 적지않은 눈이 내려 온세상을 다시 겨울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벚꽃이며 배꽃이며 동백꽃이 밤새 차가운 눈꽃을 이고지고 있었습니다.



봄에 핀 겨울왕국의 찬란한 아침을 만났습니다. 그 찬란한 아침풍경은 또 다시 찬란한 아침햇살에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일장춘몽’ 눈꽃이 속절없이 사라졌습니다. 세상살이가 그러하듯 참으로 덧없는 요란함이 가득한 봄날 아침입니다.

이창수 사진작가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샘이깊은물, 국민일보, 월간중앙에서 16년동안 사진기자를 지냈다. 2000년 지리산 자락인 하동군 악양골 노전마을에 정착했고, 자연과 시대의 삶을 진정한 마음으로 드러내려는 사진을 즐기며 걷는 사람이다.

히말라야 14좌의 베이스캠프까지 길을 걸으며 히말라야와 그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지리산학교 선생, 국립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외래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