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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난세의 사자후] 최태호의 알쏭달쏭 한국어 (1) 범칙금...

2020.06.11 09: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범칙금은 범칙금(犯則金)으로
범주(範周)는 범주(範疇)로
복종(伏從)은 복종(服從)으로
부주금은 부조금(扶助金)으로
사기충전은 사기충천(士氣衝天)으로
사약(死藥)은 사약(賜藥)으로
우리가 자주 틀리게 쓰는 한자어입니다.
▶벌칙금 → 범칙금(犯則金)
규칙을 어김으로써 내는 돈입니다. 그래서 범할 犯자를 써야 합니다.
▶범주(範周) → 범주(範疇)
보통 두루 周자를 많이 쓰는데, 이랑 疇자를 써야 합니다. 동일한 성질을 가진 부류나 범위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복종(伏從) → (服從)
남의 명령이나 의사를 그대로 따라서 좇음(똑같은 옷 입듯이 ~~~) 엎드릴 伏자가 아닙니다.
▶부주금 → 부조금(扶助金)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께서 매번 부주한다고 하셨는데, 원래는 부조입니다. 상부상조할 때 쓰는 助자입니다.
▶사기충전 → 사기충천(士氣衝天)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보통 전기나 밧데리 충전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요. 하늘을 찌르는 것(衝天)을 이르는 말입니다.
▶사약(死藥) → 사약(賜藥)
임금이 신하에게 죽으라고 하사(下賜)하는 藥이기 때문에 賜藥이라고 써야 합니다. 賜額書院은 임금이 이름을 지어 편액을 내린 서원입니다. 요즘은 사약이라는 말 속에 임금이 내린다는 말은 사라졌고 '먹으면 죽는 약'이라는 의미만 남았습니다.
글/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기자의 눈] 김정은 건강, '지켜보자'는 게 인포데믹인가

2020.05.15 07:00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trustme@dailian.co.kr)

20일 간 종적을 감췄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다시 잠행에 들어간 걸까.
지난 1일 건재를 과시한 이후 2주 가까이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왈가왈부하는 사람은 없다. 앞서 탈북민 출신 정치인들이 사망설‧위중설을 주장했다 뭇매를 맞은 게 적잖은 영향을 미친 듯하다.
정부는 김 위원장 수술설을 '가짜뉴스'라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 신변 관련 추측성 보도에 대해선 '인포데믹'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인포데믹(infodemic)이란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의 합성어로 '거짓정보가 유행병처럼 확산되는 현상'을 뜻한다.
김 위원장이 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사망설‧위중설은 가짜뉴스가 맞는다. 해당 가짜뉴스로 인해 우리 사회가 겪은 혼란까지 감안하면 인포데믹이란 표현에 무리가 없다. 언론이 관련 의혹의 스피커 역할을 한 것 역시 지적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 실제 건강 상태에 대해선 향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당장 건재설의 근거가 된 '복귀 영상'만 해도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대목이 여럿이다. 다리를 저는 모습이 가장 눈에 띄지만, 지난해 12월 삼지연군 준공식 당시와 비교하면 준공 테이프를 끊는 행동이 상대적으로 굼뜨다. 건재를 과시할 수 있는 육성 기념사를 건너 뛴 점도 의아하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복귀 무대로 '순천인비료공장'을 선택한 데 대해 '자력갱생 노선의 연장선상'이라고 분석했다. 전방위적 제재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져 식량 증산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5월은 북한군까지 농삿일에 동원되는 농번기다. 일각의 주장대로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자가격리를 진행한 게 맞는다면 시기상으로나 내부 사정상으로나 적극적인 대민 격려 활동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데 북한 내 권역 서열 3위로 평가되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경제를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김재룡 내각총리만 현지지도에 나서고 있다. 두 사람은 김 위원장이 20일 간 잠행을 이어갈 당시에도 백화점·공사장·광산 등을 방문하며 경제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작년 이맘 때처럼 공개적인 군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대북제재에 대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요원해진 경제 분야 성과를 안보 분야에서 만회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보 당국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 개발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성능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이 밀짚모자를 쓰고 나타날지, 화염과 함께 등장할지, 뜻밖의 장소에서 얼굴을 비출지, 아니면 또 한 번 종적을 감출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앞서 김 위원장이 종적을 감췄던 20일 동안, 그의 건강 상태가 국제정치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건 전 세계인이 체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을 확신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면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며 지켜볼 일이다. 이건 가짜뉴스가 될 수도 인포데믹이 될 리도 없다.

[기고] 김정은 루머 소동이 보수 우파에게 남긴 것

2020.05.05 01: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세계가 김정은에게 또 한 번 농간을 당했다.
그가 핵을 갖지 않고 그것으로 위험한 장난을 칠 수도 있는 인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반달이든 한달이든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그만큼 큰 뉴스는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은 물론 이곳 캐나다에서도 김정은이 어떻게 됐는지에 관해서는 미디어들의 매우 큰 토픽이고 많은 사람들의 화제가 된다.
북한 조선중앙TV 는 2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그의 건재를 녹화 필름으로 보여줬다. 한국의 한 언론은 이것을 그의 세계 이목 끌기,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끌려는 작전이었다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 있었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목 끌기 작전보다는 설득력이 덜하지만, 그의 신체 비만과 건강 상태, 가족 병력 등을 고려할 때 이것도 가능성은 있는 얘기다.
나이는 젊어도 코로나에 취약한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의 건강과 관련한 루머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오게 될 것이다.이번에 사망설까지 제기돼 버렸으니 놀라움과 호기심의 약효는 떨어지겠지만, 그의 건강은 더 약해지는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봐야 한다.
키 170cm에 몸무게가 최고 130kg까지 나갔다는 것 아닌가? 거기에 친조부(김일성)와 친부(김정일)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실히 추정될 만큼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다. 흡연도 줄담배라고 하니 더 건강해진다면 과학이 조롱을 당하게 될 지경이다.
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난 그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는 등의 징후는 그의 안위에 관한 추측이 틀리자 억지로 찾아낸 이상한 모습만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그가 심혈관 수술을 받았든 그렇지 않았든 무슨 일인가는 있었을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가 살아 있는 건 사실이고 죽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보수 우파는 이번 김정은 루머 소동으로 또 한 번 감표를 당하는, 엎친 데 덮친 격의 우환을 겪게 됐다.
지난 총선 당선자인 태영호, 지성호 두 사람의 주장이 일단 터무니없는 상상의 소산이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며칠 후 김정은이 쓰러지더라도 이번에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다.
그러니까 정치인의 말이란 언제나 빈 틈을 남겨 두어야 한다. 그래야 그 말을 했을 당시에는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나중에는 도망갈 수가 있다. 지나친 단정과 주장은 정치판에서 매우 위험한 비즈니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떠했는가? 자신들, 또는 정파의 희망사항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정보로 포장해 자기 힘으로 일어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 심지어 99% 사망을 확신하기까지 했다.
이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성급하고 무책임하며 나이브한 분석이요 결론이었다. 그들은 북한 문제에 관한 한, '북한 전문가'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런데 하필 시점이 좋지 않았다. 선거에서 대패해 집안 이미지와 분위기가 최악일 때, 헛스윙을 해버린 것이다. 눈 위에 서리를 뿌린 격이다.
상대 진영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점수를 벌고 있는 형국이다. 더 벌 필요도 없을 만큼 많이 벌어 놓고 있지만 말이다.
집권 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무책임한 언행, 가짜뉴스였다고 공격을 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과 그 둘의 소속 정당인 통합당, 그리고 보수 우파들은 당선자들이 등원도 하기 전에 엄청난 수업료를 내고 말았다.
여기서 보수 우파의 언행에 대해 새삼 당부를 하고 싶어진다. 큰 사건이 터졌을 때 그것을 기회로 생각하는 전략적 자세와 방법이 필요하다.
돌이켜 보면, 김정은 위중설이 미국 언론에서 나왔을 때, 이것은 보수 우파 이미지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소재였다.
정부와 정보 기관의 분석과 전망을 일단 존중했어야 했다. 무조건 부정하고 비난하는 대신 태도를 이제 그렇게 고쳐야 한다. 그래야 맞더라도 실이 없고, 틀리면 득이 되는 것이다.
애매할 때는 원칙론이 최상이다. 지나친 확신은 불필요한 도박이다. 99% 주장은 술집에서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찍는 확률이지, 전문가로서 제시할 수치가 아니다.
또 예측이 빗나갔을 때, 주장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을 때 그것을 흔연히 털어 놓고 사과하는 용기를 이제는 갖춰야만 한다. 부끄럽다고 숨거나 그래도 아니다, 라는 식의 버티기 또는 미련 갖기는 보기에 썩 아름답지 않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 재등장 후 통합당의 태도는 옛모습에서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것이었다. 총선 참패에서 아직 배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긴 아직 미래 방향도 못 정하고 우왕좌왕(右往左往), 자중지란(自中之亂) 중인데, 배울 틈이 어디 있었겠는가?
필자는 태영호, 지성호 두 신인 의원의 향후 의정 활동을 심히 걱정한다. 그리고 그 당의 신뢰도도, 적어도 북한 문제에 관한 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고 본다.
안보와 북한 이슈가 이들의 전가의 보도임을 고려한다면, 그 손상의 정도는 막대하다. 이제 누가 이들 말을 믿을 것인가?
한국인들 특유의 건망증에나 기대하면 모를까...
글/정기수 캐나다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기고] 가칭 민주사회당(민사당)을 위한 제언

2020.04.29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필자가 최근 쓴 제언(한국 정치를 낙관하는 이유)에 이어 오늘은 보다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어디서 많이 봤던 비대위, 어디서 많이 봤던 얼굴들, 어디서 많이 봤던 슬로건들로는 돌아선 민심, 뿌리 깊은 반감을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하다.
대한민국의 보수는 살아남아야만 하고 건강하게 성장하여야만 한다.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밑바탕이 보수이고, 그것을 유지하고 더 발전시킬 세력 또한 보수이기 때문이다.
소위 진보, 또는 기득권 운동권 세력은 보수가 보기에는 위태롭고 믿을 수 없으며, 낡은 공산주의(주사파) 이념에 사로잡혀 있고, 포퓰리즘과 시민단체 강성노조 등의 포로가 돼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를 헌신짝처럼 버려 버릴 수도 있는 위험한 사람들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진보 건달들이고, 생계형 투사들인데, 시대와 국민을 잘 만나 출세하여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이다. 어리석은 백성들이 옛날엔 부채의식과 무지해서 밀어줬고, 지금은 상대 당보다는 더 나아 보여서 뽑아줌으로써 나라를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실컷 말아먹고 있는 사람들이다.
조국 사태를 통해 그들의 사이비성과 위선적 모습을 보수는 물론 이른바 중도 성향의 사람들도 똑똑히 목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보수를 찍지 않았다. 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글에서 적었듯이 그들에게 보수는 찍으면 안되는 사람들이고, 찍겠다고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고, 찍어 놓고 찍었다고 말하면 찍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유승민, 안철수 당이라는 완충지대가 있어서 이들이 갈 데가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제3세력이 없어져 버려 1번 아니면 2번으로 가야 했는데, 2번은 갈 수가 없는 당이니 할 수 없이 1번으로 간 것이다.
통합당은 유승민, 안철수 흡수로 1+0.25+0.25=1.5가 아니고 1-0.25-0.25=0.5라는 어처구니없는 역설적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1.5 과실은 오히려 민주당이 가져갔다. 물론 코로나 쓰나미 덕이 컸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보수 우파 정당이 이런 이미지 가지고는 선거를 백번 하면 백번 다 지기 쉽다.
당명, 당색(제발 빨강색 재킷 좀 벗어 던져라), 얼굴, 구호 등등 다 바꾸고 완전히 새로 출발해야 한다. 당 해체 정도까지 가야만 하는 것이다.
아닌 말로 사기라도 쳐야 한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상징 조작(Symbol Manipulation)이다.
그러려면 대표의 얼굴과 말이 탁월해야 한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그 말에 믿음이 가면서 더 멋있어진다.
캐나다의 져스틴 트류도가 그런 인물이다. 지난 초대 때는 반대파에서 애써 우습게 봤다. 실속 없는 껍데기 중도 진보라는 것이었다. 아버지 잘 만난, 그저 얼굴 잘 생긴 날라리 정치 신참으로만 봤다.
그러나 재선이 되더니 갈수록 자신이 있어지고 중후해지고 있다. 정치인도 이렇게 클 수가 있는 것이다. 표와 인기가 그런 성장과 성숙을 어느 정도 가능케 한다.
트류도 같은 마스크와 몸매에 말 솜씨, 실력을 갖춘 40대나 50대 대표가 나오고 매력적인 대변인이 콤비를 이루면 그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대변인이 정말 중요한데(매일 TV에 나오므로), 나는 이런 사람을 뽑았으면 한다.
1) 우파 중에서 아름답고 지적인 30~40대 여성 중에서 발탁하자.
한국 정당의 상징 조작의 시작점과 종착점은 당 대표와 대변인이다. 이 대변인의 얼굴과 어법이 아주 혁신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캐나다에서 최고 스타가 된 사람은 BC주 보건관 닥터 보니 헨리(Dr. Bonnie Henry)이다.
감염질환 전문의로서의 지식과 경험뿐 아니라 해군 군의관, WHO 소아마비 프로그램, 온태리오 보건행정 근무로 다져진 공직과 사회봉사 자산과 자신감이 그녀를 위기에서 큰 인물로 빛나게 한 것이다.
그녀는 예쁘고 전문적이고 냉정하며, 소신도 강하면서 카리스마가 넘친다. 조용조용 말을 하는데도 굉장히 힘이 느껴지고 설득력이 강하게 전달된다. 코로나 대응 전략과 지휘 능력 또한 캐나다 전역에서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보수당 입은 바로 이런 사람이 맡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여성만 된다는 말은 아니다. 남성도 좋다, 아니, 더 좋을 수도 있다.
중도층은 막말로 하면 덜 똑똑하고 줏대가 없으며 단순하다. 말 한 마디에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정당의 이미지와 대변인의 말솜씨에 그들을 간단히 끌어올 수 있다.
보수 우파들이 경멸하는 손석희 같은 얼굴과 언변이라면 남자 대변인으로 괜찮다. 40대 손석희 어디 없나 찾아보라.
중도층 여성들은 (미안하지만, 성차별 좀 하겠다.) 이런 잘 생기고 지적인(비록 위장이더라도) 이미지의 남성에 곧잘 반한다. 그러니 조국이 그렇게 인기가 있었지 않았는가?
참고로, 이번 4.15 총선의 여야 득표차는 전국 8%, 서울은 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의석 수는 180대 103이었다. 그러므로 전체 유권자 중 20~30% 라는 중도층, 특히 여성 표 끌어 모으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압승한 여당은 반드시 실수하게 돼 있고 오만의 자살골을 넣게 돼 있다. 저쪽의 감표를 이쪽의 득표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징 조작을 통한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쪽이 가져 가라고 내준 표를 주워오지 못하고 도로 빼앗겨 버린다는 것을 우리는 이번 선거로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 다음에 중요한 게 그 입에서 나올 메시지의 품격과 운치이다.
2) 보수 우파들이 싫어하는 사람 중에 또 하나인 손학규(그러고 보니 손씨 중에 인물이 많네.) 가 써먹은 그럴듯한 슬로건이 있다.
“저녁 있는 삶...”
이 얼마나 멋진 구호인가? 낭만적이면서(이제 막말이나 싸움은 효력을 상실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함축성 큰 명문구이다.
새 보수당은, 그리고 그 섹시한(성적인 게 아니고 지성미로) 대변인은 이런 어법을 구사해야만 한다.
‘저녁 있는 삶’ 은 손학규가 한 번 사용한 슬로건이니 재탕할 수는 없고 나는 3무나 5무 슬로건을 내세우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았다.
대한민국의 젊은 사람들이 한국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없애자는 운동이며 이것을 그 정당의 존재 의의, 끝까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 방향으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생활정치이다. 이념이나 어려운 정책 대신 이렇게 누구나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생활 주변에서 매일 부딪치면서 고민하고 답답해 하는 문제들을 슬로건으로 띄우자는 제안이다.
예를 들면, 무경쟁 무비교 무야근 무회식 무무법 같은 것들이다. 지나친 경쟁, 지나친 비교, 습관화된 야근과 회식, 법을 조롱하는 폭력, 떼법, 집단이기 등에서 졸업하는 캠페인과 프로그램 제시를 사회가 바뀔 때까지 추진해보는 것이다.
이런 생활정치 실험은 성패와 관계없이 시도 그 자체만으로 젊은 직장인과 학부모들, 여성들로부터 커다린 지지와 응원을 받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3) 당명은 민주사회당이 어떨까 한다. 무슨 연대니 희의니 하는 건 작위적이어서 좋지 않다. 평범하게 무슨무슨 당으로 가되 이미지가 중요하다.
대한민국 중도 보수, 우파에 맞는 단어는 자유, 민주, 정의 같은 것들인데, 민주정의당(민정당)과 민주자유당(민자당)은 5공 때 여당명이고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일본에 있어서 쓰기가 그렇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자유정의당(자정당)이지만 약칭 자정당은 좌파들이 놀리기 쉬운 이름이니 안 쓰는 게 좋을 것이다.
민주사회당(민사당)이 약칭도 발음이 좋고 이미지도 진보적(사회가 들어가니 좀 그런 맛을 주게 된다.) 이어서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한다.
민심은 수시로 변한다. 이번에 확 바뀐 민심은 언제라도 또 확 바뀔 수 있다.
그 유효 기간은 한 달이 못될 수도 있다. 그 민심을 잡고 유지할 수 있는 순발력과 감각을 가진 대표와 대변인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글/정기수 캐나다 언론인

[기고] 한국 정치를 낙관하는 이유

2020.04.28 07:0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4.15 총선 결과는 승자에게는 통쾌했고, 패자에게는 참혹했다.
우파 보수 세력은 멸절 위기에 처한 것 같았고, 좌파 진보 세력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앞으로 당분간 집권 민주당은 압승 후 무소불위 권력을 사용할 프로그램을 제시할 것이며 왜소 야당 통합당은 참패 후 재기를 위한 비대위 운영으로 몸부림칠 것이다.
투표권은 없었지만 탄핵 집권 세력의 노선과 행태, 실정에 반대해 심정적으로 보수 우파를 응원했던 사람으로서 현 정세 판단과 제언을 적어 보고자 한다.
우선, 나는 이번의 기록적인 총선 결과가 위기보다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면서 한국 정치를 낙관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여당은 더 바랄 수 없는 충분한 의석을 가졌으므로 역설적으로 겸손해질 가능성이 높다. 여유가 있으니 조급할 필요가 없고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그러면 높은 지지도도 계속 유지될 것이므로 이러한 기조를 즐기며 견지할 것으로 본다.
2) 야당은 석패가 아닌 참패로 변화를 위해 더 다행스러운 계기를 맞게 됐다. 신승이나 분패였으면 과거의 행태를 계속하면서 변화의 채찍을 가하지 못했을 것이다. 폭망한 게 어떤 면에서는 더 낫다.
3) 여야간 싸움이 줄어들 것이다. 게임이 안 되기 때문에 싸움의 방식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이는 서로 자기 할 일에 전념하고 성찰과 변신의 시간을 충분히 갖게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수 우파 정치 세력에 나는 이번 패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환골탈퇴(換骨奪胎) 할 수 있을 것인지 하나의 제언을 하고 싶다.
먼저 패인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조국 사태에 보였던 다수 국민의 반문재인, 반민주당 정서가 통합당 표로 나오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내야만 한다.
황교안의 리더십 부재, 김형오의 공천 무리, 차명진의 세월호 터부 발언 같은 것들은 현 정부의 공로가 되어버린 코로나 선방에 비하면 지엽적인 원인들이다.
그러나 코로나 선방보다 더 근원적인 정서가 이른바 부동층에 오래 전부터 상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인정해야 하고,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를 숙고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1) 그들에게 통합당은 전두환, 박근혜 당이다. 저쪽이 아무리 못하고 마음에 안 들어도 이쪽을 도저히 찍으면 안되고, 찍었다가는 친구들, 직장 동료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두려움을 갖게 되는 당이다.
2) 그들에게 통합당은 가진 자들의 당이다. 부패한 보수,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 꼴통 집단이다. 심지어 이들에게 우호적인 언론의 기자들도 보통의 급여를 받는 직장인들에 불과하지만, 기득권 세력으로 본다.
2) 그들에게 통합당은 태극기요, 광신도 기독교 신자들과 연결돼 있는 늙은이, 시대 역행, 극단적인 반공주의자들이다. 미래를 보지 못하는 아날로그 사람들인 것이다.
자, 그럼 어떻게 변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1) 40대 영웅이 나타나 깃발을 든다면 좋겠지만, 한국 정치 지형에서는 바라기 어려운 일이고, 실현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2) 김종인 같은 사람이 이번에 기회가 좋으니(반기를 들 사람이 거의 없다. 모두 목이 잘렸기 때문에...) 당을 완전히 리셋 시켜 새출발을 하도록 해야 한다.
3) 우선, 당명부터 바꿔라. 중도 우파, 중도 보수를 상징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옹호하는 이름으로 하나 지어 봐야 한다.
4) 수도권의 20~40대 직장인, 여성들, 이른바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사람들과 토론회를 하든 설문조사를 하든 해서 그들이 보수당을 안 찍은 이유를 샅샅이 밝혀내야 한다.
5) 당을 미래지향형, 복지와 계층갈등 해소, 교육 문제 해결 등의 정책 정당 체제로 바꿔 이미지를 전혀 새로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반대만 하거나 막말 조롱하는 대변인 정치는 끝났다.
그것은 이미 자기 편인 사람들의 카타르시스 제공에만 기여할 뿐 이슈에 따라 이리저리 떠다니는 부동층은 더 멀리 달아나게 해버리는 구태이다. 그 뼈아픈 예가 이번 차명진의 세월호 터부 발언이다.
이제 정당은 정책 대안을 제시할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다음 대선 때까지는 2년이 남아 있다. 시간은 충분하다. 오히려 잘됐다.
글/정기수 캐나다 언론인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달라진 것들

2020.03.23 11:30 | 데스크 (desk@dailian.co.kr)(desk@dailian.co.kr)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약속한 시간을 4시간이나 넘겨 도착했다. 평소 같으면 퇴근 시간 즈음 물품이 도착해서 신선한 재료들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밤 11시 반이 다 되어서야 도착한 것이다. 한 밤중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배달원은 가뜩 코로나 19 때문에 배달이 많은데, 강제휴무 다음날이라 주문량이 평소의 10배가 넘어 약속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거듭 사과를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활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온 국민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격리 상태를 유지하다 보니 온라인 쇼핑, 배달을 통해 생필품과 식재료를 구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업은 재택근무를 확대했고, 대학의 오프라인 강의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고 있다. 병원도 한시적이지만 원격진료를 시작했다. 대구의 법정에서는 원격영상재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생활방식이 변화하자 우리사회에 불편함을 주는 제도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생활과 직결된 유통분야의 규제들이 특히 두드러진다. 대형마트가 밤 10시면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강제휴무를 하다 보니 기다림과 불편함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다. 드론이 배달 서비스에 활용됐다면 감염 우려도 없고, 배달비용도 저렴해졌을 텐데 각종 규제에 막혀 제대로 된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경직된 노동정책의 문제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마스크, 손소독제와 같이 보건·위생용품들이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는데, 공장들은 높은 최저임금에 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하느라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릴 수 없게 됐다. 정부가 부랴부랴 마스크 공장에 한해 규제를 완화해줬으나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었다. 기업들은 이미 최저임금제와 52시간제에 맞춰 설비와 인력을 조정해 놓았기 때문에 수요 폭증에 재빨리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기업이 수시로 변화해나가는 시장 환경에 적절히 맞출 수 있도록 노동유연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해진 것이다. 경기침체로 경영위기에 몰린 자영업자의 대출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데 서류심사 속도가 이들의 급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 직원들의 52시간 근무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인들에게 52시간 근로제를 적용할 수 없듯, 임금과 근로시간을 법으로 획일화 시키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춰 결정할 수 있어야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 외도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된 환경에 맞는 제도개선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 19로 인해 한시적으로 병원의 원격진료를 허용 했다. 집에서 전화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이 약국으로 전달되면 약사와 협의를 통해 택배로 약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원격진료를 경험한 환자들은 이렇게 편한 제도를 정부가 왜 막고 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위생과 관련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정부가 감염우려 때문에 매장 내 1회용컵 사용 규제를 완화했다. 1회용 컵은 다회용 컵에 비해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위생은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다시 높아졌다.
코로나 19를 경험하면서 우리경제에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당장은 그 변화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시장참여자들은 변화의 과정에서 무엇이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지, 어떤 방법이 더 효율적인지 찾아가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 과정에서 획일화된 제도가 변화를 가로막지 않도록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를 극복하면서 우리경제가 또 한걸음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글/곽은경 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기고] ‘하나의 바다, 하나의 아시아(One Ocean, One Asia)’

2019.11.29 08:31 | 이소희 기자(aswith@dailian.co.kr)

바다를 통한 협력, 아세안 국가들과의 MOU 성과에 부쳐
‘하나의 바다, 하나의 아시아(One Ocean, One Asia)’는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해양수산부가 내세운 슬로건이다.

바다를 통해 국가 간에 교역이 일어나고 문명이 서로 연결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세 번의 정상회의가 모두 해양도시인 제주와 부산에서 개최됐고, 바다를 통한 협력은 말 안 해도 당연한 것 아니냐는 각국의 분위기를 이번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아세안 10개국은 우리나라와 교역규모가 1600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제2의 교역 대상이며, 상호 방문객만 해도 지난해 1100만 명에 이르는 신남방정책의 전략적 파트너이다. 해양수산 분야에서도 아세안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산물 수출 시장이요, 수산물 수입 또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나라 항만 수출입 물동량의 12%는 아세안에서 창출된다.

해양수산부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발맞춰 세계경제의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과 그동안 해양수산 전 분야에 걸쳐 총 32건의 외교협정과 MOU를 체결했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에는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필리핀 등 4개국과 선원교육, 항만운영, 수산양식 분야에서 협력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베트남과는 2018년 3월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 쩐 다이 꽝(Tran Dai Quang) 주석의 요청에 따라 한국해양대학교의 실습선 한나라호를 내년에 공여하기로 했고, 선원 교육훈련 분야의 협력을 위한 ’선원교육 MOU‘도 체결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를 부산항에 초청해 실습선을 보여주고, 베트남 신항만 개발에 우리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유일한 내륙국가인 라오스와도 손을 잡았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부터 지원하고 있는 메콩강을 이용한 내륙수로 운송기본계획에 더해 항만운영 정보화 시스템(Port-MIS) 구축도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IT 기술을 제공하고, 라오스로부터는 내륙수운 시스템을 학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서로 나누게 됐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번에 수산물 양식 세계 9위의 미얀마, 10위의 필리핀과 ‘수산양식 협력 MOU’를 체결하고, 필리핀의 농업부 장관을 부산의 국립수산과학원으로 초청했다. 미얀마와는 지난 9월 체결한 항만개발 협력 MOU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수산 협력 MOU를 체결해 속도감 있게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에 해양수산부가 이룬 가장 의미 있는 성과를 꼽자면 해양수산 전 분야를 아우르는 ‘고위급 해양수산 공동위원회’ 출범을 제안하고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부산항을 방문한 베트남과 라오스의 총리는 해양수산 공동위 출범을 가능한 한 조속히 하자고 하였으며, 미얀마와 필리핀의 장관도 우리의 제안을 환영하고 정상에게 건의하겠다고 했다.

나는 외교관계나 인간관계 모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행, 평화와 번영’라는 정상회의 슬로건이 생명력을 가지려면 수사가 아닌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외교적 프로토콜은 그 다음이다.

부산항을 둘러보는 안내선 안에서 나의 공동위 출범 제안에 베트남과 라오스 두 총리가 내 손을 잡으며 화답해 주었을 때, 나는 진정성이 통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바다, 하나의 아시아’를 이뤄가는 가장 소중한 동반자인 아세안 국가들과의 약속을 신실하게 이행하기 위해 정이 담긴 ‘따뜻한’ 후속조치를 바로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기로 마음을 다졌다.

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기고] 인구변화의 위기와 제주 라이프

2019.11.05 15:58 |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think_uni@dailian.co.kr)

대한민국이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한 초저출산 국가이고 고령화 속도도 제일 빨라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고 한다. 인구 절벽을 넘어 ‘인구쇼크’에 대한 대응이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정부도 인구 정책 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급격한 감소는 경제‧사회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세수 감소와 노인부양을 위한 지출 증가는 정부를 심각한 재정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산 연기와 포기의 풍조가 사회적 표준처럼 되어 버려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제주는 어떤가. 지난해 1993년 이후 최저 출산율을 보였다고 하니 인구문제의 심각성에서 예외일 수 없다. 한편으로는 인구감소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한 해 유입인구가 1만8000명까지 이르면서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 등 부작용을 경험한 지역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저렴한 주택과 일자리에 대한 느슨한 경쟁 등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는 노인부양비 증가로 이어져 미래세대의 부담을 크게 높이고 소비‧투자 감소를 불러와 경제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구 감소는 지역 차원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급격한 인구 감소와 인구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인구 변화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완화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제주는 인구 위기에 대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제주다움에서 나오는 제주의 문화 원형과 제주의 라이프 스타일이 미래발전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한라산과 오름, 독특한 신화와 역사, 소소한 삶의 양식이 무궁무진한 문화 콘텐츠다.

제주지역 마을별 특색이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는 지역 전체에 활기를 불어 넣고 외부로부터 인구를 유입시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핵심 브랜드가 될 것이다. 도시화의 진전에 따른 마을 공동화를 막고 마을 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의 키워드로 작용할 것이다.

한 번 오고 싶은 관광지가 아닌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 숨 쉬는 가슴 뛰는 곳으로 만든다면 누구든지 제주를 삶과 비즈니스의 터전으로 삼을 것이다. 특히 청년들이 제주에 뿌리를 내리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고용을 창출하고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기반이 될 것이다.

제주의 역사는 사실 이주민의 역사다. 선주민과 이주민이 공존하면서 씨줄과 날줄처럼 겹겹이 엮어진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모두가 제주 역사와 문화의 주체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존을 위한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열린 마음으로 이주민, 이질적인 문화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자세로 모두가 노력하면 다양한 문화로 활력이 넘치고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제주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올 것이다.

글/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기고] 문대림 JDC 이사장 "제주 지속가능발전 위한 혁신성장 이룰 것"

2019.09.18 11:00 | 문대림 JDC 이사장(kwonsgo@dailian.co.kr)

대내외 경제 상황 녹록지 않아, 중간소득 함정 빠질 우려 커
JDC 저성장 시대 사회적경제 조직 육성에 힘쓰고 있어
제주지역 관련 각종 경제지표가 잇따라 부진하게 나오고 있다. 제주 경제를 견인하던 건설 경기가 침체 일로이고 관광객 증가도 둔화 추세다. 가계 소득 감소 및 부채 증가, 성장세를 보이던 제주경제가 주춤해지고 있다. 이러한 국면이 빠르게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거시경제 지표는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인적구조 변화에 경제성장과의 관계에서는 장기적 노동공급과 생산성 저하의 우려가 있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인해 미래를 부양할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인구 순유입도 감소 추세다. 이는 노동공급 감소와 수요 위축을 불러오고 성장 잠재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대외적 경제 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다. 사드보복 등 중국의 정책 방향과 최근 일본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입도 관광객 패턴 변화 등 대외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제조업이 빈약하고 관광과 건설, 1차 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산업구조로 인해 국제 경제와 정치 등 외부적 요인에 취약한 경제적 특성을 내재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GNI 기준)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우리 경제가 중진국 함정이라고 알려진 ‘중간소득 함정(middle-income trap)’에 빠질 염려가 있다고 한다.

중간소득 함정은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의 초기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진입해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장기간 정체기를 겪는 것을 말한다. 침체 분위기의 지역 경기, 인적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성 둔화 추세, 취약한 산업구조와 수요 부족 등을 볼 때 제주가 이러한 어려움에 처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도 든다.

현실을 타개하고 미래 방향성을 위한 혁신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미래차‧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 등 6개 분야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신성장 분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 정책 방향의 큰 흐름은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파고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이다. 제주의 미래 성장 산업의 선정과 육성을 위한 방향성은 지역의 사회경제적 조건과 현실적인 산업단계에 부합하게 설정됐다는 것이 중론이고 구체적 실행 방안이 관건이다.

JDC는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제주혁신성장센터를 개관해 혁신기업 육성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친환경 전기‧자율주행차 산업 분야에서는 카이스트가, ICT 기반 문화‧예술산업 분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함께하고 있다.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기업 육성과 전문 자문인력 연계 설계, 디자인 관련 R&D 지원과 고급인력 멘토링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융복합 기업 육성 프로그램과 엔젤 투자, 펀드자금 유치 등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저성장 시대 대안적 경제 모델로 제시되는 사회적경제 조직 육성에 힘쓰고 있다. 소셜벤처 육성사업인 ‘낭그늘’을 통해 사회적경제 조직 지원에 노력하고 있다.

향후 스타트업 등 혁신 기업들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우수 스타트업 발굴과 유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육성해 혁신성장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고용을 창출하고, 관련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고, 다시 지역경제 전체의 생산성 증가로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의 경제 기반을 마련하겠다. 이를 통해 제주의 산업과 경제 지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기고]수산혁신을 통한 수산업‧어촌의 미래전략

2019.05.31 10:41 | 조태진시장경제부장(tjjo77@dailian.co.kr)

우리 수산업은 약 104만 명의 수산업 종사자들의 삶의 터전이자 건강 식품인 수산물을 공급하는 국민 먹거리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연근해 어획량이 100만 톤 내외로 줄어들고, 어가인구는 지난 20년 동안 절반 이상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수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들어 우리 수산업을 한 단계 혁신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첫째는 ‘수산혁신 2030 계획’이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어려움에 처한 우리 수산업을 혁신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수산 전문가 및 관련 업‧단체와 함께 종합적인 중장기 로드맵인 ‘수산혁신 2030 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수산업 진흥을 위한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번처럼 수산자원 관리에서 부터 수산물 생산, 유통, 소비까지 전 단계를 혁신하기 위해 2030년까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은 프로젝트는 처음이다. 그동안 사양산업으로 인식돼 온 수산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시켜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이다.

특히 수산자원 감소로 어려움에 처한 연근해어업의 회생을 위해 종전의 생산 지원에서 자원관리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한 것은 우리 수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연근해어업 등 수산업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자는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16년 67조원이던 수산업 전체 매출액을 2030년 100조원으로, 2017년 4,900만원이던 어가소득을 8,000만원으로 끌어올려 ‘지속가능한 젊은 수산업, 함께 잘사는 어촌 실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둘째는 어촌의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어촌뉴딜300사업’이다. 이 사업은 어촌의 혁신성장을 돕는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으로, 2022년까지 전국 300개소의 어촌·어항에 대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2019년도 어촌뉴딜300사업 대상지로 70개소를 선정하였으며, 올해 2월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여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어촌뉴딜 300사업을 통해 낙후된 선착장 등 어촌의 필수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어촌‧어항 통합개발을 추진한다면 어촌지역 경제에 유례없는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또한 정부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수산물 유통환경 조성을 위해 수산물이력제 의무화 사업을 도입하는 한편 우리 수산물의 수출브랜드인 ‘K-FISH’ 해외 인지도 제고를 위해 전 세계 74개국, 146개 지회로 구성된 세계한인무역협회와 손을 잡고 공동마케팅을 펼치는 등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민관의 협력에 힘입어 수산식품 수출은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23억 8,0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올해 1분기도 6억 달러를 수출해 전년 동기대비 6.6% 증가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으로 조업활동에 제약을 받아온 서해 5도 어업인들의 요구를 수렴해 정부에서 조업시간을 늘리고 어장면적을 확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번 조치로 서해 5도 어장은 금년 4월 1일부터 여의도 면적의 약 84배에 달하는 어장이 확대돼 지역 어업인의 경제적 이익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수산업은 인류와 역사를 함께 해 온 생명산업이지만 그동안 경제논리에 밀려 그 중요성이 간과돼 왔다. 어촌도 국민들의 정주 공간이자 힐링 공간이면서 해양영토의 최일선 기능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동안 주민들의 생업 현장으로만 치부돼 공익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때 2019년은 수산업에 있어 변화와 혁신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수산업과 어촌의 다원적 기능에 걸 맞는 비전과 전략, 과제가 차질 없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단체, 어업인이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글/김영규 한국수산회 회장

[기고] 5·18 왜곡과 ‘한국판 반나치법’…법적 영역으로 끌어내선 안돼

2019.02.19 10:42 | 데스크(desk@dailian.co.kr)

"법적인 영역으로 봐야 할 것이냐 문화적 영역으로 봐야 할 것이냐"
"정치권에서 회자 되고 사회 분쟁화되고 갈등화 되는 부분이 아쉬워"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몇몇 정치인들의 일탈적(?)발언으로 비롯되고 있다.

건전한 평가와 시각이라면 괜찮다. 그러나 목적과 의도가 불순하다.면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너무 아픈 상처이기 때문이다.

논쟁은 뜨겁다. 그러나 분명히 해두어야 할 것이 있다.

역사왜곡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자는 측면이다. 그 점에서는 반대란 있을 수 없다. 즉, 반대나 찬성이란 이분법적 구분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역사나 역사관에 대한 진리논쟁은 문화적 과정이다. 법적 과정이 아니다. 형법의 보호법익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역사의 부인, 왜곡의 문제를 법적판단에 맡기는 문제를 두고 논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5.18 광주 민주화운동 파장은 형벌의 문제를 넘어서야한다. 국민적 공감대나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론의 장으로 성숙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치적, 정략적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법적인 영역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과연 형벌우선주의가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된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독일의 ‘반 나치법’과 같은 5.18 왜곡처벌법의 도입을 주장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문제를 형벌로 다루는 것은 후진적 발상이다. 특히 역사적 문제를 두고 평가를 달리한다고 해서 벌을 준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지극히 정치적 발상이며,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치권력의 악용에 불과하다. 법은 감상적이며 충동적이어서는 안 된다. 충분히 고심하며 냉정한 이성적 성찰이 요구된다.

따라서 섣불리 반 나치법의 형벌을 도입해야 한다는 식의 선동적인 법 개정은 자중해야 한다. 역사는 이 부분 또한 재평가할 수 있다.

이른바 ‘반 나치법’은 독일형법 제130조를 말한다. 국민선동죄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내용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첫째, 독일의 반 나치법은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 및 제노사이드(민족 내지 종족 학살) 그리고 나치(국가사회주의)를 찬양한 경우에 처벌하고 있다.

자칫 5.18왜곡방지법을 반 나치법과 비교해서 검토할 경우 심각한 논쟁이 촉발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5.18을 홀로코스트나 제노사이드와 같은 범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국가적 갈등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 된다.

둘째, 이 법의 제130조 제3항은‘공공의 평온을 교란하기에 적합한 방법으로’라는 문언으로, 제4항에서는 ‘피해자의 존엄을 침해하는 방법으로 공공의 평온을 교란한’이라는 문언을 통해 일정부분 그 처벌을 제한함으로써 처벌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개정 법률안은 이러한 제한 없이 5·18민주화운동을 모욕·비방·왜곡하거나 사실을 날조하는 행위를 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비방·왜곡 등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경우에도 행위자를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형벌이 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또한 구성요건 자체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방·왜곡·날조 등의 행위에 국한되어 있다. 법의 남용은 물론이거니와 국가권력의 과도한 개입으로 개인인권 침해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소위 ‘코에 걸면 코걸이,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5.18왜곡방지법의 입법 필요성도 엄중하게 따져야 하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5.18왜곡방지법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처벌조문 신설한 것이다. 박지원, 김동철, 이개호, 박광온, 이석현 의원 등이 제출했다.

대부분 5.18민주화 운동에 대한 비방과 왜곡 시 형벌로 처벌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굳이 새로운 법조항을 만들어서 처벌할 필요가 없다.

충분히 이와 관련한 법조항이 존재하고 있고, 설령 법 적용에 문제가 있다면 관련 조항을 개정하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굳이 5.18 특별법 개정을 통해 형벌적 조항을 신설하는 것은 기존 법령을 도태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또한 5.18민주화 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정치프레임을 만드는 노림수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법 조항을 5.18민주화 특별법의 개정으로 만드는 것은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을 5.18민주화 운동에 부정적인 세력으로 인식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논란을 극대화시켜 진영간 이념대결로 확산시키고, 보수를 수구화 함으로써 중도 진영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 행태가 된다는 점이다.

결국 보수는 5.18 민주화 왜곡이라는 덫에 걸려들게 되는 셈이다.

첫째, 민주화운동에 대한 비방·왜곡·날조 등의 행위로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이 있는 경우 ‘형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관련자에 대한 모욕·비방의 경우도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따라서 모욕이나 명예훼손 여부를 불문하고 이에 대한 금지 및 처벌 규정을 마련하여 역사적 진실이 왜곡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둘째, 형법이나 5·18특별법이나 국가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판단을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일 뿐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형사처벌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교육, 발언강령제정, 방송심의 등을 통해 공적 영역에서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고 행정지도, 민사배상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렇듯 역사왜곡 내지 역사부정을 용인하지 않는 정치·사회적 근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먼저라는 말이다.

셋째, 국민을 대표하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발언이 나온 것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이러한 행위를 한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면책특권 등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과 국회윤리위원회에 자동회부시켜 징계하는 방안 등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특히 헌법상 보장된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학문의 자유라는 기본권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역사를 부인하는 행위가 학문적인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 학문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통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예술, 학문, 연구, 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한 보도, 기타 이와 유사한 행위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는 위법성조각규정을 도입하여 기본권이 폭넓게 보호될 수 있게 완충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한국현대사에는 5.18과 비슷한 위상을 갖는 동학농민운동, 3.1운동, 4월 혁명 그리고 6월 항쟁 등이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하는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형사처벌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면, ‘공공의 안전의 교란’이라는 독일 형법상의 구성요건을 추가하여 그 보호법익을 사회적 법익침해로 국한해야한다.

또한 역사적 사실 왜곡행위를 좀 더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조문을 신설 (예컨대 대중선동죄) 하여 일반법인 형법전에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18 왜곡에 대한 형벌적 처벌은 국민의 감정에 비추어 볼 때, 정당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사회문화적 문제발생은 상당할 수 있다. 형벌은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문화와 교육,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는 약 5000여개 이상의 법률이 있다. 특정한 사안마다. 형벌적 규제를 한다면 매우 위험한 사회가 된다.

이런식으로 법률을 만들어 간다면, 머지않아 잠을 자는 것 까지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할 세상이 올 수 있다. 자정적 능력을 상실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5.18 민주화 운동은 역사적 사실에 대해 충분한 국가 사회적 공감대가 있다.
왜곡이라는 점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한 형벌로서 다루는 것은 심각한 고민이 따라야 한다. 사회와 정치권의 성숙한 합의를 기대한다.

글/이상휘 세명대 교양학부 교수

[기고] 갯벌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이용, 디테일에 달려있다

2019.01.22 06:00 | 조태진시장경제부장(tjjo77@dailian.co.kr)

겨울의 한가운데 한파가 매섭다. 세상 만물이 다 움츠러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바로 우리 갯벌이다. 오히려 겨울을 맞아 김 양식을 위해 지주대를 고쳐 세우고, 제철을 맞은 굴을 따는 어업인들의 손길이 더욱 분주하다. 우리 바다가 전 세계 어느 바다보다 생산성이 높고, 많은 생물이 사는 이유 중 하나는 넓고 건강한 갯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갯벌에 사는 생물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북유럽의 와덴해(Wadden Sea)보다 2.5배나 많은 6천여 종에 달한다.

그 동안 정부는 연안과 해양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하여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는 갯벌을 「습지보전법」에 따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해 왔다. 2001년 무안 갯벌이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갯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보호지역 면적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서울 면적의 2배에 달하는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보성벌교 갯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확대 지정되었다.

갯벌과 내륙습지는 생명자원의 보고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이용 형태와 성격에는 큰 차이가 있다. 동식물의 포획·채취가 금지되어 이용이 제한적인 내륙습지와 달리, 갯벌은 전체 면적의 40%가 어장으로 지정되어 우리에게 건강한 수산물을 사시사철 제공하는 ‘바다의 밭‘이다. 우리가 지켜가야 할 자연자원인 동시에 수산물 생산의 보고라는 점에서 갯벌은 특별하다. 그래서 갯벌을 개발․이용이냐 보전이냐는 양자택일적인 대립의 틀로만 바라볼 수 없고, 갯벌을 보는 관점과 관리방향에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갯벌을 어떻게 관리할지 정하기 위해서는 갯벌의 특성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수산물의 생산 측면에서는 청정한 갯벌을 지정하고 기준에 맞게 관리해 국민이 갯벌에서 나는 수산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과도한 어획으로 생산력이 떨어진 갯벌은 이른바 ‘갯벌 휴식제’를 통해 조업행위를 중지하여 갯벌 생물이 다시 살아날 시간을 두되, 이 때문에 생계가 곤란해지는 어업인에게는 정부의 세심한 지원도 필요하다. 주말이면 갯벌에 들어가 조개를 캐며 갯벌 체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매년 수십 명이 갯벌에 빠져 다치거나 때로는 목숨까지 잃는 현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체험 관광은 육성하되 위험한 곳은 미리 관리하여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갯벌의 특성을 반영한 “갯벌 및 그 주변지역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복원에 관한 법률”이 이달 15일 제정․공포 되었다. 지금까지 습지보전법을 통해 여러 갯벌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어업권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다양한 특성이 혼재하는 갯벌을 그 특성에 맞게 관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제정된 갯벌법에 따라 갯벌을 용도와 특성에 맞게 보전구역, 휴식구역, 생산구역, 체험구역, 안전관리구역으로 나누어 관리․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청정갯벌은 생산구역으로 지정해 어업생산을 지원하고, 휴식구역에는 휴식년제와 같은 이용 제한을 통해 갯벌의 생명력을 높이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갯벌 지역 주민들이 갯벌생태마을 지정, 갯벌생태관광 인증 시행 등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게 갯벌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동안에는 법적 근거가 미흡해 갯벌복원사업의 사업 주체나 사후 관리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번 갯벌법 제정을 계기로 훼손된 갯벌생태계를 되살리는 갯벌복원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갯벌의 지속가능한 관리란 보전과 이용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 갯벌을 향유할 수 있도록 생명력을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 갯벌법을 발판 삼아 우리의 소중한 갯벌을 균형 있게 보전·이용하고, 후손들에게 건강하게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기고] “배리어 프리, 누구나 편리함을 누리는 세상”

2018.06.25 12:00 | 데스크(desk@dailian.co.kr)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류 보편적 가치
“장애인 생활 속 불편 덜어주는 게 아냐”
캐나다에는 ‘닐링버스(Kneeling Bus·차체나 승강구를 보도 높이까지 낮출 수 있는 버스)’가 있다. 필자가 캐나다 어학연수 중 처음 봤는데, 그때 느꼈던 신기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의 출입문이 열리고 차체가 서서히 땅으로 꺼졌기 때문이다. 너무 놀라 타이어에 바람이 빠진 게 아닌지 바닥을 살폈다. 하지만 이내 버스기사가 나와서 휠체어를 탄 승객을 태우는 것을 보고 그 용도를 알 수 있었다. 장애인·노약자가 손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버스 차체를 낮추는 것이었다.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에도 저상버스가 도입되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동반한 승객들이 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장애인 전용 화장실, 휠체어 리프트, 점자 보도블록 등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도 곳곳에 마련되어있다.

이처럼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이 각종 시설물에 안전하고 편리하게 접근·이동할 수 있도록 조성한 환경을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이하 ‘BF’)’라고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BF’인증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신축하는 공공시설물은 ‘BF’인증 의무 대상이다. 이 외에 공원, 여객시설, 도로, 교통수단도 인증 대상에 해당된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때에도 장애물을 없앤 노력이 엿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소 83%, 당일 투표소 98%가 1층 또는 승강기 설치 건물에 마련되었다고 한다. 또한 장애인 콜택시와 활동보조인이 지원되었다.

수화통역사 배치, 점자형 선거공보 및 투표 안내서, 발달장애인용 투표 교육책자, 손목에 부착하거나 입에 물고 투표할 수 있는 특수형 기표용구 등 장애유형에 따라 원활한 투표를 돕는 장치를 제공했다.

하지만 온 길은 삼만 리에 갈 길이 구만 리다. 아직도 중증장애인들은 경사로가 없어서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음을 토로하고 있다. 후보들의 이름이 점자로 표시되지 않아 투표에 어려움을 겪은 시각장애인의 사례도 있었다. 서울시내 점자블록 10개 중 7개가 엉터리라는 언론보도는 씁쓸함 마저 자아낸다.

‘BF’ 조성은 단순히 장애인의 생활 속 불편함을 덜어주는 일이 아니다. ‘UN 장애인 권리협약’으로 합의한 인류 보편의 가치를 따르는 일이며, 헌법 상 기본권인 이동권과 참정권을 보장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과업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건물, 시설, 제품 등에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두를 위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즉,‘BF’를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BF’가 보편화되면,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편리한 환경에서 살아갈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꿈꿔본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대구지사 대리 서설화

[기고] 방송장악과정에서 벌어진 희대의 코미디

2018.05.25 05:00 | 강규형 명지대 교수(desk@dailian.co.kr)

문재인 정권과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나서 KBS와 MBC 양대 지상파 방송은 한마디로 철저하게 망가지고 있다. 보도나 프로그램은 과거 ‘땡전 뉴스’라는 비웃음을 샀던 5공화국 전두환 체제보다 더 심한 정권 홍보수단이 됐고, 진짜 중요한 김경수와 일당들이 벌인 여론조작 사건 등 정권에 불리한 빅 이슈들은 거의 파묻혀 있다.
MBC에선 ‘미운 놈’ 손보기로 마구 해임과 징계가 남발되고 있고, KBS에선 국장급 100%, 부장급 80%가 언론노조 소속인 편파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영전되는 언론노조 인사들은 성폭력 사건에 연루됐든 폭력사건에 연루됐든 무사통과다.

예전에도 이런 뻔뻔한 인사는 없었다. 양승동 사장이 청문회에서 무려 8시간 세월호 당시 노래방 출입과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거짓말을 해도 임명이 강행됐고, 정필모 부사장은 중징계 중인데도 법을 어기고 부사장 임명이 강행됐다. 이런 막가파식 운영은 예전에도 보기 힘든 사례일 것이다.

이러한 방송장악 과정에서 그들의 민낯을 완벽히 드러내는 사건이 있었다. 바로 필자의 해임에 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청문이었다. 이 청문은 한국방송 역사 또는 한국현대사의 치욕으로 남을 것이고 우리에게 영원히 교훈을 주는 사례로 남을 것이기에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언론노조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필자를 이사직에서 끌어내리려 온갖 불법과 폭력을 자행했다. 그래도 필자가 버티자 비겁하게 정치권력에 SOS를 쳐서 감사원과 방송통신위를 동원했다.

결국 필자의 해임을 이끌어 내고 KBS 장악을 완료했다. 방통위는 ‘청문’을 통해 필자의 의견을 듣자마자 역사상 다시는 없을 초스피드로 위원회를 열어 전격적으로 필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역시 초스피드로 대통령 재가를 받았다. 그래서 “방송통신위가 아니라 방송장악위원회“라는 기관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논평을 듣기도 했다. 필자의 청문은 코미디 프로인 ‘봉숭아학당’ 그 자체였다.

청문(聽聞)은 말 그대로 당사자의 말을 듣는 장소이다. 그런데 청문 주재자로 위촉된 분은 고령이라 그런지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필자는 크게 소리를 내서 얘기해야 했다.

주재자인 고려대 신방과 김경근 명예교수는 처음부터 주제와 어긋난 얘기를 횡설수설했고, 연이은 망언(妄言)과 실언(失言)을 늘어놨다. 뒤에서 그것을 들으며 당황하는 방통위 관계자들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필자가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고 주재인의 의견을 물으면 제대로 답변을 못하면서 쩔쩔맸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필사적으로 김경근 교수의 막 나가는 발언을 제지하려 했지만 김 교수는 막무가내로 얘기를 계속했다. 휴식시간에는 주재인인 김 교수에게 시간 끌지 말고 빨리 끝내면 된다고 얘기하면서 결과는 이미 정해졌는데 공연히 말려들지 말라는 식의 조언까지 줬다.
필자의 반론에 당황하는 주재인을 위해 “얘기만 들으시면 돼요. 지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질문 딱 한 가지만 하시고”라고까지 조언을 했다. 김 교수 자신도 청문 중에 막말해서 미안하다는 얘기를 할 정도로 막말이 나왔고, 청문위원인 최은배 변호사는 휴식시간에 김 교수에게 “그리고 막말이나 이런 말 나오면 오히려 대리인이 듣고 있다가 절차를 문제 삼을 수 있어요”라고 조언까지 할 정도였다.

첨언하자면 고려대에는 김경근이란 이름을 가진 교수가 두 분 있다. 한분은 현역에 계신 분이고 다른 한 사람은 이 코미디의 주인공이었던 신방과에서 퇴직한 김경근 명예교수였다. 엉뚱한 동명이인에게 불똥이 안 튀길 바라는 마음이다.

거기다가 필자에게는 한 번도 설명이 없었던 소위 ‘청문위원’이 들어와 그날 처음으로 이름을 듣고 얼굴을 보게 됐다. 최은배 변호사라는 청문인은 처음부터 “자세 바로 앉아주시죠”라고 고압적으로 얘기하다 갈등을 유발했다.

청문이 끝난 후 최변호사는 거기에 대해 사과하긴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KBS의 법률대리인 일을 맡고 있어 제척사유에 해당하는 변호사였다. 뒤늦게 제척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여기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과 처리 없이 곧장 방통위의 해임건의 순서로 넘어갔다.

방통위는 왜 하필이면 제척사유를 가진 사람을 청문위원으로 초빙했나. 최씨는 본인이 제척사유가 있는 것을 변호사라면 알 텐데 왜 그것을 고사하지 않고 논란을 자초했나.

게다가 최은배 변호사는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사람으로 과거 판사시절 2011년 11월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체결 직후인 12월 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과격 발언을 해서 크게 물의를 빚은 사람이기도 하다.

한미FTA의 결과는 어땠는가? 한국이 이 조약으로 크게 이득을 얻어 지금은 미국에서 개정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런 판단력과 태도를 가진 사람, 특히나 제척사유가 있는 사람을 굳이 청문위원으로 청문 당사자인 필자에게 통고도 하지 않고 위촉한 방송통신위는 ‘방송장악위’라는 오명을 뒤집어써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필자가 청문회가 끝나자마자 제출한 제척신청서에 대한 거부 문서는 필자가 이사에서 해임된 며칠 후 필자가 수령하는 웃지못할 상황으로까지 번져 나갔다.

녹취록을 읽는 그 누구라도 이러한 비상식적인 일이 방송장악 과정에서 일어났고 여기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이 청문은 중단이 됐어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청문보고서가 작성돼서는 안됐다. 그러나 시나리오대로 모든 것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수 시간 진행된 청문에서 온갖 몰상식한 일들이 벌어졌지만 일단 몇 가지만 간추려 보고자 한다. 아래는 주재인인 김 교수 발언의 극히 일부이다.

“수신료 인상을 위해 발언을 했다는데, 강 이사는 수신료 인상을 위해 왜 단식투쟁을 안했어요? 그거 이사로서의 임무를 다 안한겁니다.”

“국회의원들 바지자락이라도 붙들고 늘어지고 치마폭이라도 붙들고 늘어지고 그 흔한 단식농성 한번 해 봤냐 이거예요.”

“우리 이사님은 왜 나만 찍어서 그러느냐? 왜 나만? 교수니까 그런거죠 뭐. 교수가 만만하다는 걸 모르세요?”

또 필자의 변호인이 발언하려 하자 주재인은 발언을 못하게 하고 화를 내기도 했다. 소명자료와 의견제출서 헷갈리고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소명자료도 제대로 읽지 않았는지 “한 90만원이 개밥으로 나갔는데”라며 자료에도 없는 허위사실을 사실인양 얘기하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청문 주재인은 필자가 준비한 100여쪽이 넘는 의견서와 자료를 읽지도 않았고, 제출한 동영상 파일도 물론 보지 않은 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청문보고서를 작성해서 방통위원회로 넘겼다.

필자는 방통위원들도 본인의 의견서를 제대로 보지 않은 상태에서 해임건의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것을 다 읽고 분석하고 첨부 자료를 보고 동영상을 볼 시간이 물리적으로 없는 상황에서 무엇에 쫓기는지 성급하고 무리하게 처리했다.

청문이 뒤죽박죽으로 끝나고 나서 필자의 해임은 번개와 같은 속도로 처리됐다. 그러나 그 이후 이 청문에서 벌어진 일들과 망언에 대한 질책이 국회 미방위에서 있었고,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2018년 3월 29일 있었던 국회 법사위에서도 김진태 의원의 불을 뿜는 지적에 대해 이효성 위원장은 “주재인의 발언이 부적절했다. 청문 주재인은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고 시인하는 해프닝으로 발전됐다. 김진태 의원의 질문과 이효성 위원장의 답변은 아래 유튜브 동영상 참조.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11만이 넘은 상태이다.

동영상 클릭

결론적으로 이날 일어난 일들은 현재 한국사회의 저급한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고 방송장악의 야만성을 보여준 살아있는 예이다. 문재인 정권과 한 몸이 된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방송장악에 후안무치하게 적극 협력한 이 청문회와 청문 주재인인 김경근 교수, 청문위원인 최은배 변호사는 한국방송역사의 오점으로 남았다. 야비하게 힘없는 교수를 괴롭히는 타깃으로 삼은 것까지 자신의 입으로 실토해 버렸다.

특히 김경근 교수는 한국 방송역사에 본의 아니게 불멸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리고 필자에게 왜 빨리 안 나가고 시간을 끌고 버티느냐고 다그치면서, 한국방송의 고질적 문제 특히 현 정권 방송장악의 본질을 몇 마디로 요약해 냈다.

“먼저 본 놈이 임자예요. 솔직하게 이야기합시다. 그렇죠? 힘센 놈이 먹게 돼 있어요 방송은. 그게 방송의 속성이에요. 100년 동안 90년 동안 그래왔어요. 방송을 우리 흔한 말로 예쁜 여자 보고 총각들이 집적거리는 거 그거 당연한 거 아닙니까?”

향후 신문방송학 교과서에 실려도 될 ‘주옥과 같은’ 내용이다.

글 강규형 (명지대 교수, 전 KBS 이사)

*외부인의 기고나 칼럼은 데일리안의 편집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고>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큰마음으로, 날마다 ‘부처님오신날’ 발원합니다

2018.05.21 10:52 | 월명 합장(desk@dailian.co.kr)

한반도에 찾아온 평화와 함께 2562년 부처님오신날(22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부처님오신날은 우리 민족 번영의 시기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날인 듯 평화롭습니다.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많은 위기와 변화를 넘겨야 했습니다. 다행히 오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모아 다양한 분야에서 차츰 안정을 찾게 되었습니다.

지구촌 최후의 분단국가라는 아픈 이름을 씻을 수 있는 ‘판문점 선언’,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불공정 타파, 국가유공자 처우 개선, 국민과의 소통 확대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바람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속도가 느린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국민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정부의 적절치 않은 인사 문제, 민생 현안은 제쳐 두고 당쟁으로 파행을 일삼는 국회 등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점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론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 보수와 진보, 신구 세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가 불성을 가진 청정한 존재임을 알려주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자신만의 깨달음에 그치지 않고 모든 생명의 평화와 안락을 위해 한순간도 쉬지 않고 정진하신 부처님은 진리의 세계에는 나와 남이 따로 없다고 하셨습니다. 질투와 갈등, 대립 또한 없으니 어찌 남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진흙 속에서 맑고 향기로운 연꽃이 피어나듯 혼란한 세상일수록 부처님의 지혜를 등불 삼을 일입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사주 가족의 갑질이 사회적 공분을 낳고 있습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는 그 가족의 횡포를 대하면서 처음에는 화가 났습니다. 그러다 문득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악을 쓰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지옥일 것입니다. 능력으로는 보여줄 수 없는 사주의 위치를 우월감으로 위장하기 위한 절규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위치에 걸맞는 능력이나 위엄은 그런 갑질을 통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2600여 년 전 오신 석가모니께서는 이미 노사 간의 처신과 도리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고용주는 고용인의 힘에 맞는 일을 하게 하고, 급여를 넉넉히 주며, 병들었을 때는 친절하게 간호해주며, 기쁜 일은 함께 나누고, 피로할 때는 쉬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 다섯 가지 사항을 고용주가 먼저 잘 지키면 노사 간의 관계가 좋아질 것입니다.

부처님은 어머니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집니다. 당시 신분제가 엄격했던 인도에서는 부라만은 입에서 태어나고, 크샤트리아는 옆구리에서 태어나고, 바이샤는 자궁에서 태어나고, 천민인 수드라는 발바닥을 통해서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이 어머니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부처님의 신분이 그때 당시 최고 계급인 브라만이 아니라 다음 계급인 크샤트리아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부처님 또한 갑이자 을의 위치에서 깨달은 뒤에 하신 말씀이니 귀담아 들어야겠습니다.

부처님은 우리의 성품은 본래 크고 밝고 충만하다고 했습니다. 이제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큰마음으로 웃으며 살아야 합니다. 스스로 결핍을 느끼지 않으면 더 이상 밖으로 찾아다닐 필요도 없지요. 내가 아는 만큼 전하고 가진 만큼 베풀면 될 일입니다.
지혜와 자비로 평화를 일구어 우리 삶의 토대를 마련하고 정의로운 분배로 사회적 실천을 해야합니다. 소외가 없고 차별이 없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청년 일자리와 노인의 인권, 여성과 다문화 사회의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해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본래의 청정심을 회복해 나 자신이 부처임을 믿고 진심을 다해 살아간다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보살이요 어디를 가도 불국토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다시 한 번 귀 기울여 봅니다. 날마다 ‘부처님오신 날’이 되어 모두의 가슴에 평화와 행복의 꽃향기가 가득하기를 발원합니다.

불기2562년 5월 22일 부처님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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