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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의 올드무비③] ‘에베레스트’ 정백연의 멜로맛집 ‘먼 훗날 우리’

  • [데일리안] 입력 2020.07.12 16:11
  • 수정 2020.08.09 19:25
  •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피어난 풋풋한 사랑 연기한 정백연

주동우와 호흡 맞춘 '먼 훗날 우리'에서 ‘멜로 장인’ 눈도장

'에베레스트'에서 이국량을 연기한 정백연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22일 개봉을 앞둔 중국영화 ‘에베레스트’(감독 이인항, 수입 조이앤시네마,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는 마치 내가 지구의 지붕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하는 듯 박진감 넘치는 비주얼이 압도적이다. 할리우드영화 ‘1917’과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제작진이 참여한 대작으로 한여름 더위를 날릴 산악 액션영화로 손색이 없지만, 이 안에는 두 커플의 로맨스가 담겨 영화를 풍성하게 한다.


배우 장쯔이와 오경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배우 장쯔이와 오경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중국 각종 무술대회 전국 1위에 빛나는 무술고수, 영화 ‘유랑지구’의 배우 우징(오경)과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 배우 장쯔이는 에베레스트 등반대장과 산악 날씨를 분석하는 기상대 팀장으로 영화를 이끄는 양대 축이다. 에베레스트에서 만나기 15년 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두터운 신뢰로 일생의 사랑을 이어간다.


흑목단을 찾는 이국량의 눈길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흑목단을 찾는 이국량의 눈길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중국 아이돌스타로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는 배우 징보란(정백연)은 차세대 등반대장 이국량을 맡았는데 그를 보고 한눈에 반한 티벳의 여인, 곡니차인이 연기한 흑목단에게 점차 마음을 열어가며 사랑을 싹틔운다. 이국량은 기자 출신으로 역사적 기록을 위해 사진을 찍는데 간간이 흑목단을 찍고 인화하며 풋풋한 로맨스를 꽃피우고,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해 떠나는 날 특별한 선물을 건네 흑목단뿐 아니라 뭇 여성의 감동을 일군다.


방오주-서영 커플에 비하면 이국량-흑목단의 사랑은 스토리 분량이 적음에도 오래 기억에 남고 애잔한 인상이 짙다. 이제 막 시작되는 사랑이 주는 설렘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정백연이라는 배우가 지닌 ‘멜로의 진정성’ 몫도 크다. 저우동위(주동우)와 주연한 영화 ‘먼 훗날 우리’(감독 유약영, 수입·배급 넷플릭스, 2018) 속 깊은 사랑이 그가 맡는 배역마다 배어난다.


영화 영화 '먼 훗날 우리'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사실 ‘먼 훗날 우리’는 그다지 오래된 영화는 아니다. 영화 속 배경이 2007년에서 시작돼 2018년 현재와 교차 편집되고, 주로 과거 장면이 많아 올드 무비로 생각되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영화에서 보여 주는 린젠칭(정백연 분)과 펑샤오샤오(주동우 분)의 사랑, 그 관계가 요즘 젊은이의 사랑으로 보이기엔 구식이기도 하다.


2007년 춘절, 두 청춘은 베이징에서 고향 야오장으로 가는 기차에서 조우한다. 기차표를 잃어버린 샤오샤오, 이를 찾아주는 젠칭. 10시간 이어지는 기찻길,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한 기차간. 샤오샤오는 젠칭의 말을 빌리자면, 여느 여성들과 달리 욕도 잘하고 카드도 잘하고 술도 잘 마신다. 젠칭은 그런 샤오가샤오가 어쩐지 좋다. 폭설로 멈춰버린 기차, 두 사람은 걸어서 고향 집에 간다.


베이징에서 살아남으려는 야오장 출신의 청춘들, 하나둘 고향으로 돌아가고 젠칭과 샤오샤오만 남는데. 샤오샤오는 베이징에 집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나이·직업 막론하고 연애를 시작하지만, 번번이 실패. 가진 것 없고 미래가 불투명한 젠칭은 그런 샤오샤오의 실패를 위로할 뿐 말리지 못한다.


쓸쓸한 청춘의 자화상 쓸쓸한 청춘의 자화상 '먼 훗날 우리' ⓒ넷플릭스 제공

샤오샤오도 따스한 젠칭에게 마음을 열고 교제를 결심하는데, 하필 그때 생계를 위해 불법 DVD를 팔던 젠칭이 구속된다. 젠칭이 없어도 홀로 그의 아버지와 명절을 보내러 야오장에 가는 샤오샤오. 출소하는 날 교도소 앞에서 샤오샤오는 젠칭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나이는 젊고 직업은 불안정하지만 잘생겼다”고 말하고, 젠칭은 그게 자신임을 알고 기쁨으로 포옹한다. 함께 새로운 인생을 향해 달리는 두 사람. 샤오샤오는 젠칭이 매달려온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에 몰두하도록 돈이 된다는 부동산 중개인 일을 시작하는데.


젠칭의 개발작업은 더디고 샤오샤오는 변함없는 가장 노릇에 지치고, 사랑은 사라지고 일상만 남은 잔인한 하루 하루가 이어가던 어느날. 젠칭이 인터넷 친구를 사귀고 인터넷 게임 놀이만 이어가자 샤오샤오는 조용히 그를 떠난다. 밥처럼 먹고 지내던 라면을 끓여 제 몫을 먹고 젠칭 몫은 남겨 두고, 린가네 식당을 하는 젠칭의 아버지가 주신 장을 반찬으로 꺼내놓고 집을 나서는 샤오샤오. 떠난다는 샤오샤오의 말조차 인터넷 게임 놀이에 빠져 듣지 못하는 젠칭, 뒤늦게 알아차리고 지하철역을 향해 뛴다. 닫히기 직전의 지하철 안에 있는 샤오샤오, 문밖에 선 젠칭. 젠칭은 그녀가 내리길 기다리고, 샤오샤오는 그가 타기를 바란다. 그렇게 멀어지는 두 사람.


두 사람이 만날 땐 폭설이 내린다. 시간이 흘러 게임개발로 성공한 젠칭, 중개인으로 평범한 삶을 사는 샤오샤오. 춘절을 맞아 집이 있는 베이징으로 돌아가려 비행기에 올랐는데 폭설로 비행기가 뜨지 못해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되는데. 남편을 믿지 못해 어린 딸을 시켜 영상통화로 호텔방 구석구석을 보여 달라는 아내, 그게 싫어 방을 나왔지만 샤오샤오를 내연녀로 보는 젠칭 동료의 시선. 모든 게 싫어 자동차를 빌려 베이징까지 가려는 두 사람. 폭설로 꽉 막힌 도로 위에 갇힌 두 사람은 지난 10년의 세월을 반추하며 여전히 변함없는 두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는데…. 두 사람은 쓸쓸한 오늘을 뒤로하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케미스트리가 좋은 두 배우 정백연과 주동우 ⓒ넷플릭스 제공케미스트리가 좋은 두 배우 정백연과 주동우 ⓒ넷플릭스 제공

‘먼 훗날 우리’는 화려하지 않은 작품이다.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로맨틱 코미디도 아니다. 하지만 어떤 블록버스터보다 큰 울림이 있고 웬만한 코미디보다 크게 웃을 수 있다. 시종일관 풋풋한 미모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영화에 비타민 역할을 하는 배우 주동우가 영화 보기를 멈출 수 없게 시선을 붙든다. 그리고 주동우가 맘껏 뛰어놀 수 있게 영화에 기본 공기를 만드는 건 정백연이다. 20cm 차이 나는 키로 주동우만 번쩍 들어 올리는 게 아니고 묵묵히 첫사랑을 지켜간다, 젠칭만의 방법으로. 남루한 옷을 입어도 가려지지 않는 정백연의 미모와 지질한 행동을 해도 가려지지 않는 젠칭의 따스함으로 멜로 분위기를 다진다.


영화를 처음 볼 당시엔 제목 ‘먼 훗날 우리’ 2018년에 재회한 린젠칭과 펑샤오샤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 와 다시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홀로 고향에 내려가 젠칭의 아버지 가게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샤오샤오. 부와 명예, 단란한 가정, 다 가진 것 같지만 공허한 베이징에서의 일상을 살아가는 젠칭. ‘서로만 빼고 다 가진’ 두 사람은 먼 훗날, 마음이 가는 방향에 따라 ‘우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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