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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ILO 핵심협약 비준안, 국내 현실과 괴리"…정부 설명 반박

  • [데일리안] 입력 2020.07.08 16:35
  • 수정 2020.07.08 16:35
  •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국격 위해 필요' → "국가별 상황마다 비준 내용 달라

'한-EU FTA 등 무역분쟁 우려' → "사회적 이슈와 무역분쟁 분리"

'노조전임자 관련 사안 문제없어' → "노사 갈등 증폭, 근로일수 손실 증가"

국가별 ILO 핵심협약 비준 내용 비교. ⓒ한국경영자총협회국가별 ILO 핵심협약 비준 내용 비교.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정부의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동의안과 관련된 정부의 설명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국격과 국익 및 무역분쟁 리스크 등을 빌미로 노동계의 의견만 듣고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는 규정을 과도하게 포함시켜 기업들을 더 힘들게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총은 특히 ILO 핵심협약 비준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국내 현실에 맞지 않게 무리하게 적용했다는 점과 기존 노동계 친화적인 법·제도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총은 8일 ‘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 국무회의 의결 관련 정부 설명에 대한 경총 코멘트’ 자료를 통해 정부의 설명이 이치에 맞지 않으며, 여러 가지 문제점을 피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격과 국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경총은 “ILO 주요 회원국으로서 가급적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는 것이 국격에 보다 부합하는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는 각국의 노사관계 문화, 법·제도, 관행, 국가경쟁력 등 실체적 충족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주권적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도 ILO 핵심협약 비준 내용도 각국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데, 정부가 내놓은 비준동의안은 국내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경총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립적・갈등적인 노사관계가 국제적으로도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고 국가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점 또한 국격 차원에서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국정과제”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현재 우리나라가 ILO 핵심협약을 미비준해 한-EU FTA 분쟁해결 절차가 진행 중이며 무역분쟁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설명한 데 대해 경총은 “한-EU FTA협정에 노동과 환경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협정문 제13장에 독립적으로 규정돼 있고, 일반 무역분쟁 해결에 관한 협정문 제14장과는 명료하게 분리·차단돼 있다”고 일축했다.


또,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는 노력조항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경제적 제재 조치나 무역분쟁으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부 역시 지난 2018년 12월 보도자료를 통해 ‘한-EU FTA 제13장에 따른 분쟁해결절차 결과물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로 특혜관세 철폐 또는 금전적 배상의무 등 무역제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놓고 이제 와서 한-EU FTA 분쟁을 빌미로 ILO 핵심협약 비준을 밀어붙인다는 게 경총의 주장이다.


경총은 “고용노동부가 일부 친노동계 전문가의 법적 근거 없는 과장된 확대 추론을 인용할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통상 관련 부처뿐만 아니라 통상 전문가, 특히 한-EU FTA협정 체결 과정에 참여했던 정부 관계 인사들의 의견과 입장을 종합적으로 수렴·검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만일 EU측이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로 우리 정부나 민간에 대해 무역 관련 조치를 취한다면 해당 사안은 일반 무역분쟁 이슈로 전환하게 되는 만큼, 우리 정부는 우리 기업과 국익 보호를 위해 이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정부가 ‘노조전임자 관련 사안은 근로시간면제제도 틀 내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 데 대해 경총은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을 노조의 자주성・건전성 보장과 함께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노조가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당연한 규범이며, ILO 핵심협약에도 부합된다”고 반박했다.


경총은 “우리나라처럼 기업이 공식적인 근로시간면제제도와 함께 비공식적인 형태를 통해 실제적으로 수많은 노조전임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국가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안 대로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을 삭제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의 쟁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도 삭제할 뿐만 아니라 근로시간면제 총량을 노조전임자의 활동시간으로만 산정한다면, 앞으로 근로시간면제시간 추가 확대, 비노조전임자인 일반 조합원의 유급 노조활동시간 추가 요구 등으로 산업현장의 갈등 증폭과 근로일수 손실이 증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총은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과 근로시간면제제도는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에 비춰볼 때, 현행 법 규정대로 유지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고 ILO 협약 기본정신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특히 일각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해 반대만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경영계는 ILO 핵심협약 비준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경총은 다만 “노조 측으로 힘이 기울어지고 노동권이 강하게 보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고자·실업자 등의 기업별노조 가입 허용, 노조활동가의 유급 노조활동시간 추가 확대를 위한 법개정은 대립적·투쟁적·갈등적 노사관계가 보다 증폭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사용자의 대응능력은 더욱 약화되고 산업현장의 노사관계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ILO의 기본정신이나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되지 않는 사용자에 대한 일방적인 부당노동행위의 과도한 규제, 대체근로 전면금지, 파업시 사업을 중단・방해하는 사업장 점거행위 금지 등에 대해서도 함께 패키지로 개선함으로써 우리 노사관계를 균형화하고 합리화·선진화를 도모해나가야 한다는 게 경총의 지적이다.


경총은 “정부가 단결권 보장만을 강조하고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행동권에 있어서 과도한 노동권 보장과 상대적으로 약한 사용자의 대항권 부분은 왜 도외시하는지, 그리고 국가발전의 핵심 걸림돌이 되고 있는 대립적・투쟁적 노사관계와 고임금・저생산성 경제체질 문제를 왜 개선하지 않는지 경영계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경총은 국회를 향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경영계의 입장과 우려도 충분히 수렴·반영돼 ILO 핵심협약 비준이 우리나라 노사관계와 노동법·제도를 합리화 선진화해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는 역사적 발판을 마련해줄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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