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반도체·전기차에 반등 채비 마친 MLCC株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12.18 05:00
수정 2020.12.18 08:21

전자제품 호조에 하반기 MLCC수요↑…삼성전기·삼화콘덴서 시장수익률 상회

내년 스마트폰, 전기차 물량 증가 예상…"관련기업 실적·주가 추가 상승할 것"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품 라인업.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제조·생산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MLCC는 반도체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다. 증권가에선 스마트폰, IT기기에 필요한 반도체와 전기차에 시장 규모 확대로 MLCC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관련주의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1500원(0.88%) 상승한 17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삼화콘덴서는 전장보다 800원(1.37%) 오른 5만9000원에, 코스모신소재는 1400원(7.89%) 뛴 1만9150원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 삼화전기(0.79%), 대주전자재료(4.07%)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MLCC는 일시적으로 전기를 축적하는 기능을 하는 콘덴서다. 특히 반도체에 주로 탑재돼 전력의 차단이나 공급, 직류를 교류로 전환하는 등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스마트폰 한 대에 평균 800~1000개의 MLCC가 사용되고, 자동차 한 대에는 약 1만 개 이상이 필요한 만큼 '전자산업의 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MLCC 기업들의 주가는 부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자·제조업 경기가 악화돼 MLCC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MLCC를 직접 생산하는 삼성전기의 주가는 지난해 12월30일 12만5000원에서 올해 4월13일 9만9500원으로 20.4% 감소했다.


MLCC를 포함한 종합콘덴서를 제조하는 삼화콘덴서 주가도 같은 기간 13.1% 줄었고, IT소재에 들어가는 MLCC 이형필름을 생산하는 코스모신소재 주가도 9.3% 하락했다. 이외에 대주전자재료(-17.6%), 삼화전기(-17.2%) 등도 좋지 못한 상반기를 보냈다.


부진했던 MLCC주가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건 올 하반기부터다. 5G 스마트폰, 전자제품, 전기차 등 제품 업황이 정상화되면서 MLCC에 대한 수요가 서서히 회복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의 국내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1030만대로 지난해 전체의 510만대 대비 101.9% 급증했다.


스마트폰 향 MLCC 물량이 늘어나자 삼성전기 주가도 3분기 들어 급변했다. 지난 9월3일 13만원까지 오른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 달 2일까지 지속 상승하면서 13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이번 달 16일 16만9500원까지 26.4% 급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삼화콘덴서 주가도 상승흐름에 편승해 5만1000원에서 5만8200원으로 14.1% 상승했다. 코스모신소재 주가도 지난 달 2일 1만3100원에서 이번 달 16일 1만7750원으로 35.4% 급등했고, 삼화전기(6.4%), 대주전자재료(25.2%) 등도 같은 기간 오름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MLCC 관련주의 성장세가 내년에 더 도드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0.89%에 불과했던 MLCC D/S(공급 대비 수요) 비율이 전자제품과 자동차 업황의 호조로 내년에 0.96%까지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 같은 MLCC 수요 회복에 힘입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내년 삼성전기가 7712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순익보다 25.5% 급증한 규모다. 삼화콘덴서도 내년에 300억원의 순익을 거둬 올해 전망치인 245억원을 22.4%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스모신소재와 대주전자재료는 올해 4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3%, 791% 급증한 82억원, 29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 MLCC를 주로 공급하는 삼화콘덴서의 실적은 내년 LG전자가 추진하는 전기차 관련 신규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현대차 관련 수요도 MLCC 출하량을 끌어올리는 등 낙수효과로 성장할 삼화콘덴서의 매출 성장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수급이 뚜렷하게 개선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내년 영업익 전망치가 올해보다 상향되는 추세"라며 "생산시설을 보유한 삼성전기는 2022년 하반기까지 10%가량 늘어날 MLCC 물량을 소화해 중국, 북미로 저변을 넓히는 등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 상승도 이제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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