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금감원 종합검사 장기 표류···하반기도 막막
입력 2020.06.22 06:00
수정 2020.06.22 04:42
상반기 종합검사 '0건'…연내 금융사 17곳 검사 목표 달성에 차질
빨라도 8월 넘어서야 재개 전망…"검사국 등 의견 바탕으로 고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가 장기표류하고 있다. 당장 올 상반기 실행된 종합검사가 전무한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어서 감독당국이 시기나 검사 일정 조율에 고심하고 있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 상반기 당초 예정된 종합검사 업무를 단 한 곳도 진행하지 못했다. 연초 은행(3곳)을 비롯해 지주(3곳), 증권사(3곳), 생보(3곳), 손보(3곳), 여전사(1곳), 자산운용사(1곳) 등 총 17차례에 걸친 종합검사를 예고한 바 있으나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이처럼 종합검사가 지연된 데에는 이번 코로나19 확산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앞서 꼭 필요한 사안이 아니면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 '경계' 수준 이상 단계에서 종합검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1월27일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를 2단계인 주의에서 3단계인 경계로 격상했고 2월24일부턴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했다.
통상 금감원 업권별 검사국은 4~5월 상반기 종합검사를 진행하고 여름철 휴지기를 가진 뒤 하반기 종합검사를 재개해 연 2~3개 금융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여전히 산발적 확산세를 보이고 있어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 하향 조정을 고려한 종합검사 일정 확정이 쉽지 않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로 접어들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종합검사 자체가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회사의 다방면을 살펴보는 종합검사 특성상 현장검사를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반드시 필요한 라임 등 이슈별 부문검사의 경우에는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실제로 금감원은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판매사 중 한 곳인 KB증권을 상대로 부문검사를 진행 중이다. 해외자산과 대체투자에 대한 건전성 점검이 필요한 IBK연금보험·미래에셋생명·흥국생명·DB생명을 대상으로 서면 자산운용 부문검사도 착수했고 다음달에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도 예정돼 있다.
다만 금감원은 이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일선 학교들도 서서히 개학을 하고 있는 데다 당초 계획된 종합검사를 한 차례도 나가지 않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내부적으로 각 검사국 의견을 바탕으로 종합검사 방향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달 전 통보해야 하는 종합검사 절차 등을 감안하면 빨라도 8월 이후에나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불요불급한 검사만 나가고 의례적인 검사는 나가지 않고 있는데 종합검사는 의례적인 측면이 커 시급성 면에서 판단하기 모호한 부분이 있다"면서 "일단 올 하반기 역시 상반기와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보고 검사국 의견을 들어보면서 시기나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