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2020] 도종환·정우택, LNG발전소 등 놓고 법정토론회 '난타전'
입력 2020.04.07 16:28
수정 2020.04.07 16:29
8석 걸린 충북 전체 판도에 영향 '최대 격전지'
도종환·정우택,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진검승부'
질본 위상 문제, LNG발전소 건립 문제 '이견'
정우택, 도종환 지역구 관리 문제 공세 펴기도
8석이 걸린 충북 전체의 선거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격전지' 청주흥덕 법정토론회에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우택 미래통합당 후보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진검대결'을 펼쳤다.
7일 오전 청주흥덕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고 KBS청주방송총국이 제작·중계한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도종환·정우택 후보는 △청주흥덕에 소재한 질병관리본부의 위상 문제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 문제 △현역 도종환 후보의 지역구 관리 문제 △국회 의결·헌재 결정 존중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하게 맞섰다.
도종환 "질본의 위상을 높여 외청으로 승격해야
미세먼지, 서해안 화전도 원인…공론화가 필요"
정우택 "질본 이미 차관급, 뭐가 달라지는 거냐
LNG발전소 안돼…文정권 탈원전을 폐기해야"
△질병관리본부의 위상 문제와 관련해 도종환 민주당 후보는 외청(外廳) 승격을 주장한 반면, 정우택 통합당 후보는 국민보건부를 창설한다는 전제 하에서 도 후보가 주장한 질본의 차관급 외청 승격은 미진하다고 반박했다.
도 후보는 "질병관리본부장의 초췌해져가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안타까웠느냐"라며 "주민들을 감염병으로부터 지킬 수 있도록 질본의 위상을 높여 청으로 승격해야 하겠다"고 주장했다. 도 후보는 "감염병 상시방역체계가 가능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정 후보는 "지금 질병관리본부장이 무슨 급인지 아느냐. 청으로 만들어도 같은 차관급일 가능성이 크다"며 "뭐가 달라지는 것이냐"라고 공박했다. 정 후보는 지난 5일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청주흥덕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보건복지부에서 보건 기능을 떼어내 질본과 합쳐 국민보건부라는 독립 부처로 창설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오창 소각장과 함께 청주권 최대 현안인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건립 문제와 관련해 정우택 후보는 근본 원인인 문재인정권의 탈원전 정책 폐기가 시급하다고 강조한 반면, 도종환 후보는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도 청주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화전보다 미세먼지 발생량이 적은 LNG발전소 건립은 주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 후보는 "흥덕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시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유지하기 위해 LNG발전소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며 "원전 가동률을 낮추고 화력이나 LNG 쪽으로 가는 정책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생겼으니,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빨리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남 화전에서 전력공급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청주 한복판에 LNG발전소를 짓는 게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 30개보다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며 "원전이 불안해서 못한다는 것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소리로, 원전 수출은 하면서 우리나라는 불안해서 가동 못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도 후보는 "서해안에 30개의 화전이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청주까지 날아와서 청주 미세먼지의 21%는 화전 때문에 생긴다"며 "미세먼지는 화전을 줄여서 잡아야 하는데, LNG발전소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양은 화전보다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기는 화전 아니면 원전에서 공급받을 수밖에 없는데, 원전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고 있지 않느냐"라며 "반도체 공장에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꼭 필요하겠다"고 진단했다.
정우택 "흥덕구 다녀보면 도종환 뭘했느냐 한다
문체부장관 지냈다면 청주야구장 정도 했어야"
도종환 "96억 국민체육센터 복대동·가경동 유치
끝없이 KTX세종역은 안된다고 계속 말해왔다"
△지역구 현역 의원인 도종환 후보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시절 지역 현안을 거의 관리하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정우택 후보는 이같은 주장을 전하면서 공세를 펼친 반면, 도종환 후보는 국민체육센터 유치 실적 등을 내세우며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흥덕구를 다녀보면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도종환 후보가 문체부장관이었을 때 뭘했느냐. 4년 동안 한 번 봤다'는 말"이라며 "문체부장관을 지냈다면 청주 야구장은 어떤가. 관중석도 적고 국제규격도 아니라, 프로야구 선수들이 여기 오지 않으려 한다. 장관 때 이 일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공격했다.
아울러 "세종시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어서 KTX세종역을 만들려는 것에 대해 도종환 후보가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있다는 게 국민들의 이야기"라며 "'당대표에게 어떻게 (KTX세종역을 반대한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게 시민들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도 후보는 장관 시절 "복대동·가경동 국민체육센터는 96억 원이 들어가는 시설인데, 오송에도 똑같은 국민체육센터가 있다"라며 "1층에 수영장, 2층에 피트니스센터, 3층에 도서관, 그옆에 돌봄시설이 있는 복합체육문화시설을 복대동·가경동·오송에 유치했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KTX오송역의 위상을 위축시킬 KTX세종역 신설 논란과 관련해서도 "끝없이 이것(KTX세종역)은 안된다고 계속 말씀 드렸고, 나도 반대"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 도종환·정우택 후보는 국회 의결이나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존중 여부를 놓고 서로 질문을 주고받기도 했다.
정우택 통합당 후보는 도종환 민주당 후보가 지난 2014년 내란을 선동한 옛 통진당 소속 이석기 전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왔을 때 기권했던 투표 전력을 들어 "국회에서 기권은 반대 의사나 마찬가지로 해석된다"며 "이석기가 의원에서 제명된 것에 대한 도 후보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압박했다.
이에 도 후보는 "기권할 수 있다"라면서도 "이석기는 국회에서 제명됐다. 제명됐으면 된 것이다. 표결 결과에 따른다. 내가 문제나 이의를 제기했느냐"라고 되물었다.
반대로 도종환 후보는 정우택 후보를 향해 "황교안 대표도 헌재의 (박근혜) 탄핵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며 "정 후보도 (헌재의 탄핵 결정에) 동의하느냐"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헌재가 판결 내린 것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한다"며 "당연한 말"이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