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코로나19' 덮친 CJ ENM…후폭풍에 방송가 '비상'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입력 2020.03.30 15:24
수정 2020.03.30 15:26

'밥블레스유2' PD 코로나19 확진…감염 방지 총력

'보이스코리아' 녹화장소 변경..MBC "상황 예의주시"

Olive 예능프로그램 '밥블레스유2' PD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방송계가 비상에 걸렸다.


지난 28일 '밥블레스유2' 측은 배우자와 함께 미국 뉴욕, 보스턴 등을 다녀온 PD가 28일 코로나19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J ENM은 상암동 사옥 전체를 폐쇄하고 긴급 방역 조치했다. 또 확진자와 접촉한 제작진은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된 상태다.


김숙, 박나래, 장도연, 송은이 등 출연진의 경우 확진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동선이 겹치지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안전수칙을 따르고 있다. 이들은 모두 29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CJ ENM은 "현재까지 검사를 받은 제작진과 출연진 중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밥블레스유2'는 2주간 휴방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불러온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상암동 일대에 MBC와 CJ ENM, YTN 등 미디어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데다, 방송사 특성상 업무 제휴와 교류가 많아 자칫 연쇄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구해줘! 홈즈'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밥블레스유2' 작가와 박나래, 김숙 등 출연진이 겹친다. MBC는 즉각 선제적 방역 조치와 함께 '구해줘! 홈즈' 제작진을 자택에 머물도록 조치했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방송 일정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방송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방송사에서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CJ ENM 관계자는 "워낙 진행되는 방송이 많은 데다, 방송마다 사정이 달라 향후 (녹화 일정 등이) 어떻게 진행될지 내부에서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송을 펑크낼 수는 없는 만큼, 최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될 Mnet '보이스 코리아 2020' 참가자 평가 또한 일정을 취소하는 대신 CJ ENM 사옥이 아닌 외부 장소에서 진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CJ ENM 측은 "지난 주말 사이 사옥 내 방역 조치가 이뤄졌고 방역 완료 시점부터 24시간 폐쇄 후 출입이 가능해졌으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장소를 변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시즌은 대규모로 모이는 예선전이 아니라 수시로 한 명씩 참가자 평가를 진행하는 방식"이라며 "참가자 전원이 모이지 않도록 시간대 분산을 꾀했다. 제작진 마스크 전원 착용, 평가자와 참가자 거리 2M 유지, 참가자 마이크에 개인별 커버 씌우기, 현장에 열감지기·손소독제·마스크 비치 등 여러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부 장소에서 촬영하는 것도 모든 프로그램의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점에서 걱정이 많다. 무엇보다 외부에서 촬영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편집 작업실 등을 옮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PD나 작가 또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언제든 감염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방송사 특성상 직원 대부분이 '방송 준비에 불가피한 인력'에 해당하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에 옮기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시청자들과의 약속과 집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 사이에서 각 방송사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