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노동시장 경직으로 기업 떠난다…노동법 뜯어고쳐야"
박영국 기자
입력 2019.12.04 12:07
수정 2019.12.04 13:23
입력 2019.12.04 12:07
수정 2019.12.04 13:23
"유연한 노동시장과 안정적 노사관계에 따라 생산공장 이동"
"유연한 노동시장과 안정적 노사관계에 따라 생산공장 이동"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경직된 노동시장과 일상화된 노조의 물리적 투쟁활동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노동제도 개혁과 선진형 노사관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4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영발전자문위원회(노동·노사관계 부문)’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국내 설비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제조업의 해외직접 투자는 급증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여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선진형 경제체제로 발전해 가기 위해서는 이제 유연화된 노동제도로의 전면적인 개혁과 선진형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우리 산업은 글로벌 경쟁체제 속에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30여년 전 노동집약적 산업구조 속에 형성된 노동법의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경쟁국에 비해 노동시장과 생산방식의 유연성은 매우 낮은 가운데 힘의 우위를 가진 노조의 단기적 이익쟁취를 위한 물리적 투쟁활동이 일상화되고 있어,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은 고임금·저생산성 구조 속에서 국제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에는 조선,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노사가 위기 극복을 위해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노조의 파업과 불법행위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해외 경쟁기업들이 선제적인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서라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데 반해, 우리 기업들은 인력증원, 정년연장, 자동화 반대 등을 요구하는 노조에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유연화된 노동제도로의 전면적인 개혁과 선진형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며,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상호 대등한 관계 속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풀어 나가도록 하기 위해 현재 노사간 힘의 균형을 저해하고 있는 ‘대체근로 전면금지’,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또 “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 일하는 방식이나 형태가 다양화되고, 일하는 장소와 시간의 경계도 사라짐에 따라 이에 맞추어 우리나라 노동법과 제도가 획일적이고 고정된 규율로부터 시장의 자율성과 유연성에 기반한 틀로 전면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면 현안이 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보완입법은 매우 시급하다”며 “우리나라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우리 기업들이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세계 최고‧최신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할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유연근로제는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더 이상 기업이 노사문제 때문에 해외로 떠나고 외국기업이 투자를 기피하는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면서 “생산공장 자체도 유연한 노동시장과 안정적 노사관계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노사 모두 법‧제도를 떠나서 스스로 타협과 협력하는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노사가 서로 운명공동체로서 공감대를 넓혀가며 신뢰관계를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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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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