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안타까운 경제, 참 안타까운 성과

이소희 기자
입력 2019.11.26 07:00
수정 2019.11.26 08:01

경제 진단 정확해야 성과 낼 수 있어, 본질 흐리는 부풀려진 성과

경제 진단 정확해야 성과 낼 수 있어, 본질 흐려진 부풀려진 성과

‘문 정부 2년반 경제성과’ 주목 부탁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정부의 경제 인식이 불편함을 넘어 참으로 안타깝다.

각종 정책에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부동산정책은 강남의 집값을 역대 정부의 최고치로 올려놨지만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있다’며 장담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발언에 한 방송 패널은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이 가격통제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고용과 경제성장률을 보는 시각도 괴리가 많다.

질 좋고 안정화 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며 일자리 정부를 공언하더니 단기적인 비정규직을 가장 많이 양산했고, 정작 나라 경제를 떠받힐 제조업이나 30~50대 일자리는 줄어드는 기현상을 야기 시켰다.

경제성장률은 재정 당국이 2년 내내 좋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성과를 운운했지만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2%대를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를 두고 논하는 등 저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근간에는 정부의 주도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고수와 주 52시간제 실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속도전에 많은 제동과 지적,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밀어붙인 것과 무관치 않다.

정책 입안자들의 과도한 확신이 부른 경제참사로까지 여겨지는 안타까운 대목이다.

그러나보니 정부 정책과 성과에 대한 집착이 시각에 따라 오해를 부르고 추진과정과 절차는 도외시되는 상황이 종종 드러난다.

최근 해양수산부 기자단의 현장 취재에서도 이해하지 못할 취재 후일담이 전해졌다. 첨단양식기술 개발을 현장에 이전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가 태풍으로 인한 담수가 유입되면서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됐다.

시범양식은 결과물 못지않게 과정에서의 모니터링도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앞으로의 양식 성패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는 이 같은 과정은 도외시됐다.

결국 장관까지 현장에서 기술이전 성공이라는 홍보에 나섰지만 기술이전 과정 중의 일부 피해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아 정작 양식기술이전 성공이라는 본질을 흐리게 된 상황이 됐다.

얼마 전 모처럼의 세종시 문화행사에서 ‘안타깝다’는 민간 어원설을 접했다.

‘안탁갑’이라는 예쁜 여자아이가 태어났는데 임금님에게만 시집을 가겠노라 고집을 부렸던 차에 ‘안탁갑’은 정작 선비로 마주친 임금을 알아보지 못하고 선비의 청혼을 거절했고, ‘안탁갑’과 마주친 임금은 탁갑이라는 여인을 찾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해 그리워했다는 설화다.

경제 성장과 성공은 정확한 진단에서 출발한다. 본질을 흐리는 오도된 성과로는 빛을 발할 수 없듯 성공으로 가는 절차와 과정 중 작은 사안이라도 철저해야 안타까운 결과를 면할 수 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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