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뛴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 삼성' 경영행보 본격화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2.11 06:00
수정 2019.02.11 09:00

지난해 해외서 신성장 발굴 주력...올해는 주력 사업에도 시선 확대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의지 강조...첫 출장지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지난해 해외서 신성장 발굴 주력...올해는 주력 사업에도 시선 확대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의지 강조...첫 출장지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DB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보다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해외에서 주로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에 초점이 맞춰졌던 경영 보폭이 올해는 국내와 주력 사업들로까지 확대되면서 뉴 삼성을 위한 새로운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집행유예 석방으로 경영에 복귀한 이후 주로 해외에서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에 초점을 맞춰 경영행보를 해 왔다. 해외 출장시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AI와 전장부품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총 7곳 도시에 설립된 AI 연구센터도 그의 행보에 따라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우면동 R&D센터에 한국 AI 총괄센터를 설립한 후 지난 1월 미국 실리콘 밸리를 시작으로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이상 5월), 미국 뉴욕(9월), 캐나다 몬트리올(10월) 등으로 그의 해외 행보 본격화 이후 5개가 설립됐다.

지난해 5월 이뤄진 중국과 일본 출장시에서도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 IT업체 화웨이·샤오미, 일본 NTT도코모와 KDDI 등과도 신성장산업에서의 상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미래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스마트폰·가전 등 주력 사업에 좀 더 시선을 두면서 경영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각 사업부문별로 부문장들이 총괄하고 있는 구조인 만큼 일상적인 사업은 부문장들에게 맡기되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각 사업들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초호황을 보여온 메모리반도체는 올해 업황 악화로 실적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도 경쟁 심화와 함께 5G와 폴더블 등 새로운 이슈와 맞물리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고 가전도 보다 치열해진 경쟁으로 수익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올 들어 이재용 부회장의 시선이 반도체에 쏠려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연초인 지난달 4일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도 용인 기흥사업장을 방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진들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것으로 올해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맨 왼쪽)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15일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도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를 묻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고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캠퍼스 반도체사업장을 방문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는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며칠 뒤 2월 설 명절 연휴 기간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아 2기 생산라인 공사 현장을 살펴보고 중국 반도체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를 두고 올해는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경영복귀 첫 해인 지난해에는 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현재 주력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이 부회장이 경영 복귀 1년을 넘기면서 내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재선임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다소 조심스러웠던 경영행보가 올해에는 좀 더 과감해지지 않겠나”라며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한 어떤 시도들이 나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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