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대사 '은주의 방' 유종의 미 거둘까
김명신 기자
입력 2019.01.21 09:44
수정 2019.01.21 09:44
입력 2019.01.21 09:44
수정 2019.01.21 09:44
'뼈 때리는' 현실 대사로 여심을 사로잡아 온 올리브 드라마 '은주의 방'이 종영한다.
은주(류혜영 분)와 '은주의 방'은 어떤 엔딩을 맞이할지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간 뭉클한 감동을 주며 격공을 자아낸 현실적 명언이 화제다.
# 세상에 쓸모없는 노력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은주가 임용고시 준비생 다영의 고시원 인테리어를 도운 뒤 깨달음을 얻고 한 독백. 은주는 고시를 준비하며 부담감에 눌려 지쳐가고 있는 다영에게 "뭔가 꼭 엄청나게 변할 필요는 없다. 대단한 거 아니어도 괜찮으니까 한 번 해보자"며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말로 용기를 붇돋아 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은주는 다영의 언니인 전 직장 후배를 만나게 되어 대화를 나누며 전 직장에 대한 그간의 미련도 깨끗히 털어버렸다.
은주는 "괴로워하면서도 미련이 남았던 내 노력의 흔적들. 그 시간들을 마주할 용기가 생긴 지금 그 시간들을 버릴 용기도 함께 생겼다"며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전 직장 프로젝트물을 버렸다. 이어 "세상에 쓸모없는 노력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괜찮다. 나도. 당신도. 우리의 지금 모든 순간이. 이젠 정말,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잔잔한 울림을 줬다.
# 뭔가를 계속 하는 사람들은 결과가 어떻든 그만큼 자란다
서른을 앞두고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은주에게 은주엄마(김선영 분)가 해준 말이다. 은주는 민석(김재영 분)의 클라이언트가 자신과 사이가 안 좋은 혜진(박지현 분)이라는 사실에 심란해 민석과 다툰 후 자신이 어른이 돼가고 있긴 한건지, 서른이 되어도 그대로란 생각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래서 은주네서 제일 어른이라고 생각되는 엄마에게 어른이 대체 무엇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은주엄마는 뜻밖에 "아빠가 제일 어른"이라고 답변을 해 은주를 놀라게 만들었다.
은주엄마는 "아빠가 요즘에 요리학원을 다닌다"며 "거기서 배워온 거라고 집에서 요리를 하고 신나서 떠드는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애 같으면서도 또 어른 같다"고 말했다. 은주가 "대체 어떤 점이 어른 같냐"고 되묻자, 은주엄마는 "엄만 그렇게 못한다. 요즘 니네 아빠 보면서 느낀다. 뭔가를 계속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그게 결과가 어떻든 또 그만큼 자라는 것"이라며 "아빠 얘기 들어주다가 엄마도 이것저것 배우는데 그럴 땐 진짜 어른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주에게 인테리어를 제대로 해보라고 응원, 은주를 빌어 대한민국 은주들을 격려하며 훈훈함을 느끼게 했다.
# 눈 앞에 보이는 것만 좇다간 눈앞에 보이는 데까지만 가다 끝난다
혜진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거절할지 고민하는 민석에게 건넨 진우(유건우 분)의 따뜻한 조언. 민석은 혜진이 디자인이 아닌 현장 관리 일을 맡기려고 해 고민에 빠지지만 회사 재정 상황을 걱정해 의뢰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하지만 진우는 "해야 해서 하는 일은 충분히 했다. 현실적으로 당장 큰 돈을 못 버는 게 손해긴 하지만 그것보단 우리 회사 최고 인재가 제 능력 발휘도 못하는데 붙들려서 시간 날리고 능력 못쓰고 감정 상하는 것도 다 손해"라며 민석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눈 앞에 보이는 것만 좇아서 가다간 눈 앞에 보이는 데까지만 가다 끝난다. 그렇게 보이는 데까지만 가다 끝낼 생각 없다"며 "그러니까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해라. 네 선택이 우리 회사의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 감동을 줬다. 이후 민석은 결국 혜진의 제안을 거절하고 당장 눈 앞에 금전적 이익에 연연하지 않으며 디자인 전문가로서의 길을 가겠다는 각오를 보일 수 있었다.
이처럼 매회 현실적으로 와닿는 에피소드와 대사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시청자에게 커다란 공감과 위안을 안겨 온 '은주의 방'. 내일 방송인 마지막화에서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은주의 방’(극본 박상문, 김현철 / 연출 장정도, 소재현 /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스튜디오 605)은 인생이 제멋대로 꼬인 셀프 휴직녀 심은주가 셀프 인테리어에 눈뜨며 방을 고쳐가는 과정에서 삶도 회복해 가는 인생 DIY 드라마다.
현실밀착형 소재와 개성이 넘치면서도 공감가는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일상의 이야기가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선사하며 '믿고 보는 화요드라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NS를 통해 대한민국 2030 은주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한편, 폭발적인 동영상 클립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원작 웹툰 유입량은 평소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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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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