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만큼 심각' 두산 불펜, 연쇄 부진 ‘우려’
김평호 기자
입력 2017.10.18 00:01
수정 2017.10.18 07:38
입력 2017.10.18 00:01
수정 2017.10.18 07:38
믿었던 에이스가 무너지자 불펜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졌다. 그렇게 두산 베어스는 플레이오프 1차전서 충격의 대패를 당했다.
두산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에 5-13으로 패했다.
당초 지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접전을 펼친 NC보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두산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NC는 외야수 김준완의 호수비와 외국인 타자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 등을 앞세워 먼저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행 확률을 높였다. 1986년부터 시작된 역대 33차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가져간 팀의 한국시리즈행 확률은 78.8%(26회)에 달한다.
이날 두산은 1차전 선발 투수의 중책을 맡은 니퍼트가 5.1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던 것이 뼈아팠다.
사실 니퍼트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니퍼트는 후반기에 5승 2패 평균자책점 4.99로 부진하며 확실히 예년보다 구위가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이닝(34.1이닝)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큰 경기에 강했고, 이에 김태형 감독도 믿음을 보였다.
특히 NC를 상대로는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4이닝 무실점으로 ‘난공불락’이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물론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도 컸지만 에이스라면 이겨내야 했다.
2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친 니퍼트는 3회초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상황에서 NC 김태군의 유격수 땅볼을 류지혁이 1루 송구 실책을 범하며 이날 처음으로 2루 베이스를 헌납했다.
이후 김준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3루에 몰린 니퍼트는 나성범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김준완에게 도루를 허용하며 2사 2,3루 상황을 허용했다. 결국 박민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헌납하며 2실점했다.
니퍼트는 두산이 4-2로 재역전에 성공한 5회초 NC 스크럭스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끝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니퍼트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잇따라 마운드에 오른 두산 불펜진의 부진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날 김태형 감독은 5-6까지 추격에 나선 7회초 2사 1,2루 위기를 허용하자 마무리 투수 이용찬을 조기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권희동과 노진혁을 잇따라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친 이용찬은 김태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보였지만 8회초 손시헌에게 안타, 김태군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등판한 이현승부터 본격적인 불행의 시작이었다. 이현승은 지석훈과 스크럭스에게 잇따라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0.1이닝 동안 3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뒤를 이어 나선 김명신은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추가로 3실점했다. 뒷문이 무너지면서 두산은 결국 추격 의지를 상실했고, 승부는 이미 거기서 끝이 났다.
니퍼트의 경우 당분간 마운드에 오를 수 없지만 이날 무너진 필승조들은 당장 하루 뒤에도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1차전에서 보인 불안감이라면 두산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2차전 선발로 예고된 장원준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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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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