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한 무리뉴, 지지 않는 전술의 극대화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7.10.15 07:37
수정 2017.10.15 07:37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서 득점 없이 무승부

선수들 줄부상, 승리보다 무승부에 주력

무리뉴 감독은 승리보다 지지 않는데 초점을 맞췄다. ⓒ 게티이미지

승점 3을 가져간 경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조제 무리뉴 감독은 선 수비 후 역습을 통해 최소한 패하지 않는 전략을 내세워 실리를 챙겼다.

맨유는 14일(한국시각) 안필드에서 열린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리버풀 원정경기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A매치 데이로 인한 부상 여파 등이 겹친 맨유는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허리를 책임질 폴 포그바, 마루앙 펠라이니의 결장으로 인해 무리뉴 감독은 최대한 전진을 자제한 채 무게중심을 뒤로 내리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상대 진영에서 공간이 생길 때 위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밀집 수비 파훼법을 터득하지 못한 리버풀을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최상의 선택이었다.

맨유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고, 올 시즌 풀백으로 활약 중인 애슐리 영이 2선의 오른쪽에 포진한 것이 눈에 띄는 변화였다.

왼쪽 윙어 앙토니 마시알 역시 깊숙하게 수비에 가담하는 등 선 수비 후 역습에 주력하는 모습이었으며, 좌우 풀백 마테오 다르미안과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평소와 달리 오버래핑을 자제했다.

맨유는 전체적으로 수비에서 단단함을 구축했지만 매끄러운 빌드업 전개에 애를 먹었고, 결국 카운터 어택에 이은 슈팅 기회를 엮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실점하지 않겠다는 무리뉴 감독의 콘셉트는 유효했다. 모하메드 살라의 위력적인 개인기를 제외하면 맨유 수비를 흔들만한 리버풀의 공격을 찾아볼 수 없었던 흐름이 지속됐다.

후반 20분까지 무리뉴 감독이 원하는 시나리오로 펼쳐지자 비로소 조커를 꺼내들었다. 헨릭 미키타리안, 마시알 대신 제시 린가드, 마커스 래쉬포드를 투입하며 공격의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리버풀로부터 볼 소유권을 찾지 못한 맨유는 끝내 승리로 매듭짓는데 실패했다.

만일 이날 승리했다면 맨체스터 시티와의 선두 경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리그 개막 후 8경기 동안 패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스토크 시티전을 제외한 7경기에서 무실점이다. 주전 센터백 에릭 바이가 결장한 상황에서도 실점 없이 승점을 획득한 것은 무리뉴 감독이 원하는 결과였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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