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산 헬기 수리온, 선정기준 미달”

이선민 기자
입력 2016.11.25 17:42
수정 2016.11.25 18:09

소방항공대 기장 “신형 소방헬기는 형식증명·카테고리A 필요"

"국산헬기 수리온은 형식증명과 카테고리 A를 갖추지 못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25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내부공간이 서울시 노후 소방헬기 교체사업에 대해 설명했다.(자료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KAI)

소방항공대 기장 “신형 소방헬기는 형식증명·카테고리A 필요"

서울시가 노후소방헬기 교체사업에 과도한 입찰요건을 세워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KUH-1)’의 입찰을 원천 배제했다는 비판에 안전성이 검증된 헬기를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원칙으로 답했다.

25일 오후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난 97년과 99년에 도입한 14인승 헬기 ‘프랑스 에어버스 AS365N2’와 논란이 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 그리고 현재 수의계약이 추진되고 있는 ‘이탈리아 레오나드로 AW-189’의 규격을 비교·설명했다.

지난 15년 10월 헬기교체 기본계획을 수립한 서울소방항공대는 자문회의, 시도항공대 의견조회, 규격서 심의회 등을 거쳐 16년 4월 소방헬기 규격을 △형식증명 △카테고리A △탑승인원 18인승 이상 △항속거리 800km로 채택했다.

형식증명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설계되었음을 인증하는 증서로 이 형식증명 통해 설계·제작·운항 각 단계별 안전성이 검증되었을 때 발급되는 표준감항증명을 받을 수 있어 입찰규격으로 선정됐다.

'카테고리 A'는 만약의 경우 헬기의 두 엔진 중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불시착 없이 안전하게 비행을 계속할 수 있는 성능을 보장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심에서 운항하는 헬기는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카테고리 A의 성능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에 운영하던 14인승 헬기는 공간제약이 있어 다수 응급환자 동시 이송이나 기내 전문응급처치에 곤란을 겪었다. 이에 동시에 2명의 응급환자를 구조하여 전문응급처지를 하면서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18인승 이상의 헬기를 규격으로 채택했다.

국산헬기 수리온은 형식증명과 카테고리 A를 갖추지 못했고, 최대항속거리와 최대체공시간도 각각 650km와 3시간30분으로 기존의 헬기(860km, 4시간 20분)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최정환 서울소방항공대 기장은 형식증명과 카테고리 A의 필요성에 대해 거듭 설명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권순경 소방재난본부장은 수리온의 입찰을 차단하기 위해 과도한 입찰조건을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규격은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현장의 의견을 고려한 것”이라며 “지금 운항 중인 헬기의 불편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로 정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데일리안’은 한국항공우주산업 측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의견을 들을 수 없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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