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호 민주평통 사무처장 "대북제재효과, 가을엔..."

목용재 기자
입력 2016.04.28 16:44
수정 2016.04.28 16:46

<취임 100일 인터뷰>"북한 잇따른 도발에 국론분열 막아야"

"남남갈등 막기 위해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국내 곳곳 강연"

배정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 1월 20일 취임한 배정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의 100일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북한은 배 처장이 취임하기 전인 1월 6일 4차 핵실험을 단행했고 처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월 7일에는 장거리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북한의 대형 도발로 인한 남남갈등과 안보불안이 불거지자 배 처장은 국론 결집을 위해 유호열 수석부의장과 지역을 나눠 전국 10곳을 돌며 통일·안보 강연을 펼쳤다.

배 처장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의 엄중성과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 필요성, 개성공단 폐쇄 등 국내외의 대북제재 의미와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설명하며 "북한 도발에 대해 동요하지 말고 국론을 결집시켜서 정부 정책에 힘을 보태달라"고 설득작업을 벌였다.

배 처장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진행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100여일 간은 북한의 핵 도발을 규탄하고 북핵 해결에 대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면서 "국제사회가 유례없는 강력한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데, 또 5차 핵실험 준비 징후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북핵 해결 의지를 공유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국론 결집과 국민단합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 처장은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등을 방문해 교민과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대북제재와 남북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특히 "'남북이 통일되면 중국에 좋은 점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 뭐라고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현지 교민과 유학생들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는데 중점을 뒀다고 한다.

배 처장은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있는 유학생이나 교민들이 남북통일에 대해 중국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국제대북제재에 대해 왜 중국이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모양이다. 이에 교민들과 유학생들에게 남북통일 및 대북제재로 인해 중국이 경제·안보적으로 편익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라고 강연을 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배 처장은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민주평통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연예인 등 유명인들을 민주평통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그동안 홍보대사를 위촉한 과거가 없는 민주평통에 배 처장이 취임한 이후 적극적으로 추진한 성과 중 하나다.

지난달 14일 민주평통은 성악가 강민성, 성악가 김동규, 산악인 엄홍길, 가수 에일리, 배우 최수종, 가수 배일호 등을 민주평통 제17기 '평화통일 홍보대사'에 위촉한 바 있다. 아울러 방송인 김희영 아나운서, 성악가 노희섭, 성악가 김현수, 트로트 가수 김양, 탈북가수 김정원, 남성 아이돌 그룹 B.I.G, 역사어린이합창단 등은 지난달 15일 '실천 홍보대사'에 위촉됐다.

'평화통일홍보대사'는 사전 제작되는 미디어를 통해 민주평통과 통일 등에 대한 홍보활동에 나서고, '실천홍보대사'는 민주평통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해 진행을 맡거나 공연 등을 통해 통일에 대한 인식을 국민들과 공유한다.

배 처장은 "국민들에게 통일의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일 에너지를 모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목표는 거창한데 국민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홍보대사들은 통일 공감대를 확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배정호 민주평통 사무처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데 소감 부탁드린다.

"4월 30일이면 취임 100일인데 그동안 정신이 없었다. 1월 취임 직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고 설연휴 직전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 도발에 의해 자칫 설 민심이 국론 분열과 안보 분열로 이어질 수 있었다. 또 남남갈등의 가능성도 있었다. 때문에 취임 이후의 역점은 자문위원 중심으로 북한 도발에 대해 어떻게 하면 국론 분열 막고 단합할 것인가였다. 평화통일 과정에서는 남남갈등을 극복하는 문제가 초점이다.

북한의 도발 이후 대북제재 국면인데 여론이 분열되지 않고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북정책이나 통일정책은 여·야, 보수·진보가 따로 없고 하나가 돼서 결집돼야 한다. 여기서 민주평통의 활동이 중요하다. 그래서 전국을 유호열 수석부의장과 내가 나눠서 '북한 도발과 국민 단합' 등을 주제로 강연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에서도 강연을 진행했는데 현지 자문위원들과 교민, 대학생들도 대거 참여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대북제재가 결행된 이후 중국 현지 반응은 어땠나.

배정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중국 교민들이나 자문위원, 유학생들은 현재 남북 상황에서의 중국 편익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자문위원이나 유학생, 교민들은 중국이 대북제재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들을 했다. 대북제재 부분에 있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광저우에서는 남북 평화통일과 중국의 편익에 대한 강연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현재 중국 국민들도 북한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었다."

-민주평통 사무처장이기 전에 북한 전문가이기도 한데 대북제재,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보나.

"대북제재의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걸린다. 적어도 올해 가을, 10월 이후에 판단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 당장 북한 내부 민생부분은 문제 없어 보이지만 정부차원에서는 항공유 수급이 안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개성공단이 중단되고 해외 북한 식당으로부터의 자금줄도 차단됐기 때문에 북한 권력 층에서는 자금압박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복합적인 제재 효과는 9월이나 10월이 되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다. 때문에 현재 대부제재 무용론을 제기하는 것은 성급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대북제재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력하게 이행되고 있으니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해외 식당 종업원 13인의 집단탈북,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북한과 확연히 다른 중국, 개방된 사회를 접하면서 식당 종업원들이 심적인 변화를 많이 겪었다고 본다. 또한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 중국 북한식당에 교민들이 거의 가지 않는다고 파악된다. 때문에 해외 북한 식당의 종업원들은 대북제재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탈북을 촉진한 요인이라고 본다."

-결국 대북제재 효과로 인해 탈북자 13명이 집단 탈북한 건가.

"(해외 북한식당에 대한) 대북제재 효과가 확실히 있다. 북한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현재 제재를 피부로 느끼긴 힘들다. 하지만 해외에 나와있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사정은 다르다. 3월말 상하이 한인타운의 북한 식당을 찾아가 봤는데 손님 발길이 끊겨 한산했다. 주 수입원이 교민들이었는데 이들의 발길을 끊었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북한 식당의 주요 고객은 한국인이다. 동남아 북한 식당의 경우 90%가 한국 교민과 관광객이다. 한인타운에 들어가 있는 북한 식당의 경우 손님의 100%가 한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서 취임 100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민주평통 사무처와 자문위원들의 활동을 좀 더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자문위원들이 중심이 돼서 민주평통이 지역사회와 함께, 국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민주평통 사상 처음으로 홍보대사를 위촉했고 이를 통해 민주평통의 업무와 사업, 평화통일 의식을 홍보할 것이다."

-홍보대사를 보면 평화통일홍보대사와 실천홍보대사로 구분되던데, 차이점은?

"실천홍보대사들은 민주평통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직접 참여하면서 행사를 진행하거나 행사 중간중간 나와서 공연을 하는 등의 활동을 벌인다. 특히 통일과 관련된 노래를 직접 불러서 통일문제를 감성적인 차원에서 다가가게 한다는 취지다.

평화통일홍보대사는 동영상 등 미디어를 통해 자문위원이나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평화통일과 관련 독려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배정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인지도 높은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홍보대사 자체를 위촉한 전례가 그동안 민주평통에는 없었다. 홍보대사의 직업을 연예인으로 특별히 한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제안했고 흔쾌히 받아준 사람들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최수종 씨의 경우 처음 접촉했을 때 민주평통 자체에 대해 몰라서 조심스러워 했는데, 지금은 영상도 많이 찍으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민주평통이 어떤 활동을 하는 기관인지 모르는 국민들이 대다수다. 간단하게 소개해주시자면.

"민주평통은 국민여론을 수렴해 대통령에게 통일대북정책을 자문하는 고유의 기능과 함께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실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족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는 것을 기본 사명으로 가지고 있다.

사회 각 분야와 대북·통일 전문가 500명으로 구성된 상임위원회에서 국민 여론을 바탕으로 분기별로 대통령님께 대북정책을 자문·건의하고 있다. 해외에서만 올해 700여개가 넘는 통일 관련 행사와 각종 활동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니 한민족 통일운동의 중심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중학생 역사통일 퀴즈왕, 고등학생 통일골든벨을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대학생 통일동아리 육성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북핵 위기 속에서는 전국 4000명에 가까운 자문위원들이 '북핵규탄 1인 릴레이 시위'를 전개했고 전국 700여 곳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북한인권법이 최근 통과됐는데, 이와 관련 향후 기대할 수 있는 민주평통의 역할은 무엇이 있나.

"민주평통은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해 정책적 자문과 함께 국내외에서 다양한 북한인권개선 실천을 전개해 왔다. 실제 2014년 민주평통 시카고협의회는 일리노이주의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앞장섰고 호주협의회는 호주 연방의회가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번달 말에는 북한인권 전략회의를 평토이 주최해서 국내 NGO 및 국제기구와 공조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민주평통은 한반도의 순조로운 통일을 위해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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