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인터넷은행 잡아라" 증권-ICT 짝짓기 경쟁 시작
김영민·이미경 기자
입력 2015.07.30 15:16
수정 2015.07.30 15:20
입력 2015.07.30 15:16
수정 2015.07.30 15:20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 구성, 증권사 메인으로 ICT 기업 참여 유력
KT 통신사, 다음카카오, KG이니시스 등 ICT 기업 증권사와 접촉 활발
오는 9월 인터넷 전문은행 1차 인가 신청을 앞두고 희망 기업들의 짝짓기를 위한 물밑 접촉이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제2금융권 등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파트너 물색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연내 은행법 개정 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 이후 진출하려던 ICT 기업 등 산업자본도 이번 1차 인가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우면서 짝짓기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증권사, 보험사, 제2금융 등 금융권을 메인으로 해 최대 4%까지 지분 보유가 가능한 산업자본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재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증권사들이다. 보험사, 제2금융권은 아직까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한 증권사들은 최근 ICT 기업 등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컨소시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내 1~2개 사업자에게 시범인가를 내줄 방침이어서 업계 리딩기업간 컨소시엄 구성이 유력시 되고 있다.
증권사 중에는 미래에셋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우증권 등이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노리고 있다. ICT 기업 중에는 KT, SK텔레콤(SK C&C), LG유플러스(LG CNS) 등 통신사와 다음카카오, KG이니시스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통신사 중에서는 KT가 가장 적극적이다. KT는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적극적인 검토를 시작했고, 증권사 등으로부터 러블콜을 받고 있다.
KT 한 고위관계자는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지 않더라도 현행법상 4% 지분 이내에서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중금리 시장에서 통신서비스, 가입자 등과 연계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은 물론 다양한 사업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KT는 미래에셋증권, 이베스트증권, 키움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컨소시엄 제안을 받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통신과 IT서비스의 강점을 살려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검토 중이다. 아직 전담팀을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증권사들과 실무 접촉을 하는 등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ICT 업체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 경우 통신 인프라는 물론 가입자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통신 3사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내 1~2개 업체만 시범인가가 나기 때문에 컨소시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어 뭍밑 접촉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다음카카오도 카카오페이 등 지불결제사업에 이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갖고 증권사들과 뭍밑 접촉 중이다. 당초 은행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지켜보면서 단독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일단 시범인가에 참여하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신용카드 온라인 결제 대행이 본업인 KG이니시스도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검토 중이다. 은행업에서는 대손 비용이 매출액 대비 약 30~60%를 차지하는데 KG이니시스는 결제 금액을 담보로 가맹점에 대출해줄 수 있어 대손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 다음카카오 등 ICT 기업은 물론 기존 금융권 등 모든 제휴 가능성을 열어두고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얻으려면 소비자가 최대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내용이 있는지가 관건이어서 이 부분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증권사와의 컨소시엄 제의도 받았고 이번에 한 ICT기업과는 사업 협업에 대한 내용이 꽤 구체적으로 진행된 상태"라고 전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산업자본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 의지가 강한 것은 ICT 기업"이라며 "ICT 기업들이 인터넷 진문은행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본업과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또 "인터넷 전문은행은 온라인 채널을 통하는 구조여서 고정비 절감 효과가 크다"며 "ICT기업들은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더욱 유리한 비용 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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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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