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악셀 줄인 아사다…불 보듯 빤한 자충수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2.07 15:57
수정 2014.02.07 16:04

올림픽 앞두고 트리플악셀 횟수 줄이기로 결정

몸의 밸런스 망가져 제대로 성공시킬지 의문

트리플악셀을 1회 줄이기로 한 아사다 마오. ⓒ 연합뉴스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4)가 자신의 필살기인 트리플악셀(3회전반 점프) 시도를 줄인다.

6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에 도착한 아사다는 여장을 풀고 곧바로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베르크에서 첫 연습을 펼쳤다. 특히 아사다는 트리플악셀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모두 네 차례 시도를 했는데 크게 한 번 넘어졌고, 두 번은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앞서 아사다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회에서는 트리플 악셀 시도를 3회에서 2회로 줄인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한 번씩 뛸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예술성을 높이고 프로그램 완성도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갑작스런 전략 수정에 궁금증이 커지지 않을 수 없다. 아사다는 불과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 트리플악셀을 3번 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우상이자 일본 피겨의 전설 이토 미도리를 만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토는 여자 선수로는 세계 최초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트리플악셀 횟수를 줄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성공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사다는 올 시즌 치른 각종 대회서 매번 트리플악셀을 시도했지만 성공률 0%라는 충격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따라서 빙판에 넘어져 감점을 당하느니 차라리 시도 횟수를 줄여 다른 부분을 부각시키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이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무척 크다. 특히 프리스케이팅에서 단 한 번 시도하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 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아사다는 연기 초반 트리플악셀을 시도할 것이 유력한데 만약 실패라도 한다면 이는 이후 경기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아사다가 이번 대회서 트리플악셀을 제대로 성공시킬지도 의문이다. 현재 아사다에게 가장 의심되는 부분은 바로 몸 상태다. 올림픽과 같은 큰 무대를 앞둔 상태에서는 프로그램 구성에 손을 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아사다는 대회를 목전에 두고 트리플악셀 횟수를 줄였다.

이는 곧 성공에 대한 자신감 부족 또는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사다는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이번 올림픽이 끝나면 은퇴를 한다. 만 24세는 피겨선수에게 환갑이나 다름없는 나이다. 실제로 두 선수는 4년 전인 2010 밴쿠버 올림픽 때와 비교했을 때 체형이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무엇보다 아사다는 트리플악셀에 집착하느라 몸의 밸런스를 잃고 말았다. 높게 도약하기 위해 몸을 가볍게 만들 필요가 있었던 아사다는 47kg의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거쳤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점프를 뛰는데 원동력이 되는 근육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악순환이 반복된 셈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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