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500조 시대 열렸지만…가입자 절반은 여전히 ‘2% 수익률’
입력 2026.05.20 12:00
수정 2026.05.20 12:00
퇴직연금 적립금 501조원 돌파…IRP·ETF 중심 ‘머니무브’ 가속
실적배당형 수익률 16.8%…원리금보장형의 5배 수준
금감원·고용부 “하반기 퇴직연금 가이드북 발간 추진”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지난해 증시 호황에도 가입자 절반은 여전히 2%대 수익률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배당형 투자 여부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연금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20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31조7000억원) 대비 69조7000억원(16.1%) 증가한 규모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4년 4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다시 5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개인형퇴직연금(IRP)이 130조9000억원으로 1년 새 32.6% 급증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운용 방식에서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여전히 75.4%로 높았지만, 실적배당형 투자 확대 흐름도 뚜렷했다. 실적배당형 적립금은 123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24.6%를 차지했다.
특히 ETF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금액은 48조7000억원으로 3년 연속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실적배당형 적립금 가운데 ETF 비중도 39.6%까지 확대됐다.
수익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6.47%로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국민연금 수익률(19.9%)이나 글로벌 연기금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운용 방식별로는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16.8%로 원리금보장형(3.09%)의 5배를 웃돌았다. IRP 수익률은 9.44%, DC형은 8.47%, DB형은 3.53%로 나타났다.
금감원과 고용부는 특히 가입자 간 수익률 격차에 주목했다.
수익률 상위 10% 가입자는 적립금의 84%를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반면, 하위 10%는 74%를 원리금보장형에 묶어뒀다.
백서는 “상위 10%는 돈이 돈을 벌어오는 구조였지만, 하위 10%는 자산 운용을 시도하지 않은 결과에 가까웠다”고 분석했다.
실제 매년 1000만원씩 20년간 동일하게 납입했더라도 적극적으로 자산 배분 투자를 한 경우 약 4억3000만원을 수령한 반면, 원리금보장형 위주로 운용한 경우에는 약 2억7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금감원과 고용부는 하반기 중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분기별 운용현황 공시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디폴트옵션 제도 개선과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