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 탔는지 어떻게 입증?…5부제 특약, 검증 공백에 차별요율 불씨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4.27 15:48
수정 2026.04.27 16:00

개인용 가입자 대상 5월11일 신청, 18일 이후 보험사별 출시

4월1일부터 소급 적용…미운행일 사고 땐 할인 제외·특별 할증

자보 적자 속 2400억 부담…준수 여부 확인은 과제

고유가 부담 완화와 에너지 절약 참여 유도를 위해 차량 5부제 참여자에게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이 5월 중 도입된다.ⓒ데일리안 김민환 기자

차량 5부제 참여자에게 자동차보험료를 환급해주는 ‘5부제 할인 특약’이 5월 중 도입된다.


자동차보험 적자 부담이 큰 상황에서 손보업계가 추가 할인 비용을 떠안게 된 데다, 실제 미운행 여부를 어떻게 검증할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손해보험협회, 5개 손해보험사는 국회에서 열린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 4차 회의와 자동차보험 할인 관련 보고를 통해 ‘차량 5부제 할인 특약’ 운영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다음 달 11일 특약 가입 신청을 먼저 접수하고, 보험사별 상품 개발과 전산 구축을 거쳐 5월 18일 이후 순차적으로 특약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할인율은 전 보험사가 동일하게 연 2%를 적용하며, 할인액은 보험 만기 시점에 환급하는 방식으로 지급된다.


5월 중 가입하더라도 차량 5부제를 준수하면 4월 1일부터 할인 기간을 소급 적용받는다.


적용 대상은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로, 금융당국은 약 1700만대 차주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무용·영업용 차량과 전기차, 차량가액 5000만원 이상 고가차량은 제외된다.


영업용 차량 중에서는 1톤 이하 화물차를 중심으로 별도 ‘서민우대 할인특약’ 가입 대상을 확대해 지원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번 특약 도입으로 손해보험업계가 떠안게 될 부담은 연간 약 2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손보업계 “대승적 결정…자보 상황 고려하면 부담 커”
가입자 미운행 요일 준수 여부 확인 불투명
검증 실효성 및 보험업법 논란…금융당국 “문제 없어”


할인율 2%를 전 보험사가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업계 전체가 일괄적으로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다.


문제는 자동차보험 수익성이 이미 악화된 상태라는 점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약 7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3월에도 약 1300억원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차량 5부제 참여자에게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 도입을 앞두고, 실제 미운행 여부를 어떻게 검증할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데일리안 김민환 기자

올해 들어 보험료를 1%대 수준으로 어렵게 인상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5부제 대상 차량에 2% 환급 특약이 추가되면서 수익성 부담이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단 우려가 나온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전쟁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 손보업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특약 도입을 결정했다”며 “1인당 환급액이 1만원대 수준으로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자동차보험 상황을 감안하면 업계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고가차 제외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에 대해선 “차량가액 5000만원 이상 고가차는 형평성 차원에서 제외했지만 전체 1700만대 대상 중 약 90만대 수준에 불과해 대부분 개인용 차량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특약이 단순한 선언형 할인에 그치지 않도록 사후 검증과 패널티 구조를 함께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5부제 참여 요일에 차량을 운행하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은 정상 지급된다.


다만 이 경우 5부제 특약 할인은 적용되지 않으며, 차년도 보험료 산정 시 특별 할증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보장 공백 없이 제도 준수 유인을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5월 중 특약에 가입한 경우라도 4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되지만, 4월 1일 이후 특약 가입 전 사고가 이미 발생한 가입자는 특약 가입 이후 기간에 대해서만 할인받을 수 있다.


기존 주행거리(마일리지) 할인 특약과 중복 가입도 가능하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가장 큰 쟁점은 실제 가입자가 미운행 요일을 지켰는지 어떻게 확인할 지 여부다.


보험업법 제129조 3호는 보험요율이 보험계약자 간 부당하게 차별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험사가 5부제 특약 가입자의 준수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채 신청자에게만 선별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 동일한 위험군 내 일부 계약자에게만 차별적으로 요율을 적용한 구조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결국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당한 선별 할인’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5부제 준수 여부를 뒷받침할 검증 절차를 갖춰야 한단 의미다.


당국은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보험업법 위반 소지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현장에서 문제가 제기될 경우 비조치 의견서 발부 등을 검토해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도 “할인율 2%는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산정된 것이고, 미운행일에 사고가 발생하면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할인 제외나 특별 할증이 적용되는 만큼 제도 운영상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선 금융위가 원칙적으로 위법 소지를 부인하면서도 동시에 비조치 의견서 가능성까지 언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문제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검증 인프라가 아직 충분치 않은 만큼 단순 ‘위반 시 페널티’ 구조만으로는 차별요율 논란을 해소하기 어렵단 지적을 염두에 둔 방어적 발언으로 풀이된다.


손보업계는 운행기록 앱(가칭)과 커넥티드카, 기존 마일리지 특약 연계 등을 활용해 준수 여부를 확인하겠단 방침이다.


이병래 협회장은 “일부 손보사는 앱이나 커넥티드카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지 실무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보험사별로 앱 개발이나 마일리지 특약 연동 등을 통해 검증 방식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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