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직선제, 조합장 반발에도 찬성 우세…송미령 “지선 전 법 개정 필요”
입력 2026.04.27 16:02
수정 2026.04.27 16:02
조합원 94.5%·국민 95.1% “개혁 필요”
직선제 80~90%대 찬성
내달 18일 농지 전수조사 착수
투기 근절·DB 구축 후 제도 개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농협개혁 필요성에 대한 조합원·국민 찬성 여론을 근거로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농협 개혁안이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쟁점으로 번지지 않도록 5월 중 관련 입법이 마무리됐으면 한다는 희망도 밝혔다.
송 장관은 27일 열린 출입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조합원에게 선택권을 주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같이 마련되면 농협이 좀 더 민주적인 절차성을 확보하면서도 잘 운영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선제 논란 속 찬성 여론 우세…개혁 속도 강조
현재 농협개혁 논의에서 가장 큰 쟁점은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이다. 중앙회장을 조합원이 직접 선출할 경우 대표성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회장 권한이 오히려 비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송 장관은 이와 관련해 “직선제로 당선되면 중앙회장 역할이 오히려 비대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며 “그 부분은 농협감사위원회 설치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내부 감사위원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나타난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국가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농협개혁 필요성에 대한 조합원·국민 여론도 개혁 추진 명분으로 제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농협 조합원 1079명과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농협개혁 필요성에 대해 조합원 94.5%, 일반 국민 95.1%가 찬성했다.
주요 개혁 과제별로는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전환에 조합원 83.1%, 일반 국민 90.5%가 찬성했다. 농협감사위원회 설치에는 조합원 85.8%, 일반 국민 93.3%가 동의했다. 지주·자회사에 대한 농식품부 감독권 강화는 조합원 67.5%, 일반 국민 85.0%가 찬성했다.
송 장관은 “조합원 94.5%가 개혁에 동의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수치”라며 “사실상 모두 원한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협개혁을 더 논쟁만 하고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면 농업인과 국민에게 손해”라며 “지방선거를 넘어가면 정치적으로 변할 수 있어 빠르게 속도를 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월에 입법이 정리되면 어떨까 하는 희망이 있다”며 “국회에서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이긴 하다”고 덧붙였다.
농지 전수조사 착수…“투기 근절·DB 구축”
농식품부는 다음 달 18일부터 농지 전수조사에도 착수한다.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향후 제도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송 장관은 “농지를 왜 조사하느냐면 첫 번째가 투기 근절, 두 번째는 농지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라며 “이후 제도 개선을 하는 데 DB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현재 시·군·구별 농지조사원 채용과 교육, 중앙·지방 협력체계 구축을 진행 중이다. 조사원이 농지에 출입해 조사할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송 장관은 농지 규제 방향과 관련해 “한쪽에서는 농지를 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규제 완화 이야기가 있고, 다른 쪽에서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연하게 농업인에게도 좋지 않은 규제라고 하는 것은 개선하겠다”며 “쟁점이 있고 논의가 필요한 사안은 DB 구축과 함께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차농 보호 필요성도 언급했다.
송 장관은 “정부 농지 전수조사를 슬기롭게 피해가는 방법에 대한 유튜브까지 파악하고 있다”며 “실제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실제 농사짓는 분들이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책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변수 대응…“수급보다 가격 문제”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농가 부담에 대해서는 주요 농자재 수급보다 가격 상승이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송 장관은 “요소 원료는 8월 말까지 비료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확보했다”며 “농업용 비닐도 6월까지는 원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은 확보했는데 가격이 오르는 게 문제”라며 “그 부분 때문에 추경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추경에 10개 사업 총 3775억원을 반영했다. 국회 단계에서는 유류·비료·사료 등 농가 경영 안정 지원 예산 1118억원이 증액됐다.
송 장관은 장기적으로 무기질 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구조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비료를 안 뿌려도 되는 땅인데 습관적으로 작년만큼 뿌리는 경우가 많다”며 “적정시비를 제대로 확산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겠다”고 말했다.
농업·농촌 에너지 전환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송 장관은 “중동 전쟁 상황 속에서 기존 화석연료 시스템으로 외부에서 수입한 원료에만 의존해서는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농업농촌 에너지 대전환 태스크포스(TF)를 이번 주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축분이 매년 5000만t 나오는데 이를 고체연료화하거나 바이오가스화하면 농업 분야야말로 버려지는 것을 에너지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자원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지와 저수지도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농촌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지역 재원 마련 방안도 구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농협개혁과 농지 제도 개선, 에너지 전환은 올해 추진해야 할 핵심 과제”라며 “현장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