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전쟁 와중에도 美 해군장관이 전격 경질한 까닭은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4.23 15:32
수정 2026.04.23 15:35

對이란 해상 봉쇄 주도하는데 돌연 경질

일각 "헤그세스 장관 등과 수개월 갈등"


지난해 2월27일 열린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존 펠란 당시 해군장관 지명자가 답변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존 펠란 미 해군장관이 전격 경질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 전쟁부(국방부)가 사임 이유에 대해 함구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과의 갈등설이 솔솔 피어오른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펠란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이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펠란 장관이 전쟁부와 미 해군에 보여준 봉사에 감사드린다”며 “그가 새로운 도전에서 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훙 카우(54) 해군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해군장관 경질이 이란전쟁 중에 이뤄져 주목된다. 펠란 장관은 현장에서 전쟁을 지휘하는 장수는 아니지만 미 국방 부문의 수뇌부를 구성하는 인사다. 더욱이 해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규모 해상 봉쇄를 주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수십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해군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는 이미 15척 이상의 전함이 투입돼 있다.


경질도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사임 당일 펠란 장관은 워싱턴DC 의회에서 연방 상원 의원들을 만나 예산 청문회를 앞두고 해군 현안을 설명하는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해군 연례 콘퍼런스에서 방산업계와 언론에 해군의 주요 추진 과제를 브리핑한 지 하루 만에 경질이 발표됐다”고 전했다.


파넬 대변인은 펠란 장관의 사임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전쟁부 수뇌부와의 갈등설이 부각되고 있을 뿐이다. WSJ은 “펠란 장관이 헤그세스 장관과 수개월간 갈등을 빚어온 끝에 해임됐다”고 보도했고, NYT도 “헤그세스 장관과 스티브 파인버그 부장관을 포함한 전쟁부 수뇌부와의 불화로 경질됐다”고 전했다.


이들 사이의 갈등은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펠란 장관이 ‘트럼프급’ 현대식 전함 도입 계획을 헤그세스 장관을 건너뛰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한 것이 발단이다. 헤그세스·파인버그 라인은 이후 잠수함 도입 업무를 담당하는 ‘차르’ 직위를 신설해 파인버그 직속으로 뒀다. 통상 해군부 소관인 잠수함 획득 업무를 사실상 박탈한 것이다. 이밖에도 펠란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과 파인버그 부장관과 경영방식, 인사 문제 등을 두고 충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펠란 장관은 민간 기업인 출신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그는 사모투자회사 러거 매니지먼트를 설립해 이끌었고, 델 컴퓨터 창립자 마이클 델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회사 MSD 캐피털을 공동 창립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였던 그는 군 경력이 전무함에도 2024년 대선 직후 해군장관에 지명됐다. 취임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마러라고 클럽에서 교류하며 함선 건조 문제를 논의했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해군장관은 민간인이 맡는 보직이긴 하나 국방 분야 경험이 있는 인사가 맡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직후 이례적으로 군 경험이 없는 펠란 장관을 해군 장관에 지명해 눈길을 끌었다. 해군장관은 해군과 해병대의 훈련, 무기, 행정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내각의 구성원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부임할 수 있는 자리다.


해군 장관 대행을 맡게 된 카우 차관은 전투 지역에서 복무한 이력을 포함해 해군에 20년 이상 몸담았던 퇴역 군인이다. 1970년대에 가족과 함께 베트남을 탈출했으며, 2024년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받으며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는 등 정치에 도전하기도 했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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