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우주 과학자 11명 연쇄 사망·실종…혹시 스파이가 암살?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4.21 16:31
수정 2026.04.21 16: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과학자들의 연쇄 실종 및 사망 사건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원자력과 항공·우주 분야를 연구하던 과학자 10여명이 잇따라 사망 또는 실종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의혹이 국제적 관심사로 등장했다.


당초 미 폭스뉴스 등이 나서서 소식을 전할 때만 해도 ‘음모론’이거나 ‘미심쩍다’고 분위기를 풍기는 소셜미디어(SNS)의 밈(meme·유행 콘텐츠) 수준에 그쳤던 ‘과학자 연쇄 사망·실종 사건’은, 단순한 의혹을 넘어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백악관 대책 회의에서 다뤄졌고 의회는 20일 “이번 문제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보고 우선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연방수사국(FBI)이 사실상 공식 수사에 착수하면서 의혹이 글로벌 관심사로 급속히 증폭되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과 시사주간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미국 전역에서 11명의 과학자가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들 가운데는 미 항공우주국(NASA) 연구소 소속 연구원 3명을 비롯해 세계 최초로 핵폭탄을 제조한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연구원 2명 포함돼 있다. 이들은 주로 핵 기술과 행성 및 소행성을 비롯한 천체, 제트 추진체 등 우주 분야 등 국방 분야를 연구하던 사람들이다.


특히 핵무기용 비핵 부품을 제조하는 스티븐 가르시아는 지난해 8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자택을 나서는 것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모습이었다. 우주 분야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프랭크 마이왈드는 2024년 7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사망했는데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나사와 협력해 외계 행성 주변에서 물을 발견한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의 천체물리학자 칼 그리마이어는 올해 2월 자택 현관에서 총격을 받아 숨졌고,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도 지난해 12월 핵물리학자인 누네 루레이로가 자택에서 총격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에너지부(DOE) 산하 핵심 과학 연구소가 있는 뉴멕시코 로스앨러모스의 행정 보조원 멜리사 카시아스는 지난해 6월 자택에서 실종됐다. 이 연구소에서 근무한 전직 직원인 앤서니 차베스 역시 지난해 4월 자택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퇴역한 공군 장군인 윌리엄 닐 맥캐슬랜드는 올해 2월 뉴메멕시코 자택을 나선 후 실종됐다. 그는 공군 재직 시절 기밀인 우주 무기 프로그램을 총괄했는데, 그가 연구 책임자로 근무한 오하이오 데이턴 인근의 라이트 패터슨 공군 기지는 뉴멕시코 로스웰에서 발견된 외계 잔해 일부가 보관돼 있다는 소문이 도는 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23년 7월에는 소행성 궤도 실험 등 나사의 주요한 임무에 참여한 마이클 데이비드 힉스가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2023년 7월 사망한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 소속 마이클 데이비드 힉스(왼쪽)와 총격으로 숨진 핵물리학자 누네 루레이로. ⓒ 뉴스위크 홈페이지 캡처ⓒ

미 언론들이 지목한 과학자들은 모두 원자력, 항공·우주 또는 미확인 이상현상(UAP) 연구와 관련된 인물들이다. 이에 따라 FBI는 외국 간첩 활동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번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의회는 이번 사안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고 매우 우려한다”며 “어떤 음모가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애리조나주의 한 보수단체 행사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UFO)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문서들을 많이 찾았다”며 “이른 시일 내 첫 번째 문서 공개가 시작될 예정이며, 여러분은 해당 현상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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