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초크포인트 위기 현실화…IMEC 참여 등 글로벌 물류망 재편 기회 삼아야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6.04.08 11:21
수정 2026.04.08 11:21

미-이란 분쟁으로 중동 3대 해상로 위축

원유 70% 경유하는 한국에 큰 부담

효율성 중심 물류경로 구조적 취약성 노출

신물류망 참여 통해 산업전환기 기회 선점 필요

중동 3대 초크포인트 주요 경색 사례.ⓒ산업연구원

미국과 이란 간의 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중동의 주요 해상 초크포인트(Choke Point)가 동시에 위축되면서 에너지와 물류를 해상 수송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구조적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단기적인 공급망 충격 관리를 넘어 향후 10~15년의 산업 전환기를 대비한 중기 전략 설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8일 '미국-이란 분쟁과 글로벌 물류경로 재편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중동발 해상 물류 위기 진단과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바브엘만데브 해협, 수에즈 운하 등 중동의 3대 초크포인트가 미-이란 분쟁 등으로 인해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도입 원유의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고 있어 공급망 충격 관리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중앙집중형 물류경로가 대세였지만 최근 비대칭 무기의 발달로 초크포인트에 대한 저비용·산발적 공격이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경로의 구조적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산업연구원은 해상 물류의 위기가 일회성이 아닌 '반복 가능한 구조적 리스크'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3대 초크포인트를 우회하는 대안으로 IMEC(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에 주목했다. IMEC은 중국의 일대일로와 달리 여러 국가가 역할을 분담하는 '다자 협력형 구상'이다.


기존 해상물류경로와 중국 일대일로의 대안인 인도-중국-유럽 경제회랑(IMEC).ⓒ산업연구원

비록 원유와 같은 에너지 벌크 수송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봉쇄 상황에서 희망봉을 우회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반도체, 전자, 자동차 부품, 고가 소비재 등 신속한 조달이 필요한 품목에 대해서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국제 조달과 입찰을 통해 우리나라의 건설, 인프라, 제조, 물류 기업들이 IMEC에 참여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사우디-이스라엘 간 협조와 투자 금융 확보, 반복적인 환적에 따른 경제성 확보 등은 해결해야 할 난제로 지적됐다.


산업연구원은 앞으로의 10~15년이 한국 산업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기 전이며 2002년 이후 출생한 '1차 저출산 세대'가 40세로 진입하기 전인 이 기간이 노동 공급의 급격한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기간을 ‘레거시 산업의 완충 수요’를 확보하여 산업 전환을 이뤄내는 열쇠로 정의했다. 기존 노동자들이 현장에 남아 있는 동안 물류망 다변화와 산업 체질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해상 초크포인트 위기는 단순한 물류 차질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단기적인 대응뿐만 아니라 IMEC과 같은 다자간 물류망 구축에 적극 참여하여 산업 전환기의 중기 전략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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