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동산 세제 개편 시사…靑 "즉흥적 판단 아니다"
입력 2026.01.27 05:00
수정 2026.01.27 10:41
李, 하루 4차례나 부동산 강경 메시지
"팔 때보다 세금 비싸도 버틸까"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
靑 "李, '부동산 망국론' 자주 얘기…양도세 정상화 과정"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만료를 예고한 데 이어, 보유세 인상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세금으로 집값 안 잡는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세금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또 부동산 시장에 쏠린 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겠다는 '머니 무브' 기조를 보다 더 선명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평소 '부동산 망국론'을 우려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는 것은 일종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수석은 26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계속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당연히 정책실 등에 검토시킨 뒤 보고를 받으셨을 테고 즉흥적으로 하셨을 리는 만무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밝힌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에 대해선 "새로운 세제, 증세안을 발표한 게 아니다. 원래 중단돼야 하는 건데, 윤석열 정부에서 계속 유예한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1~2년 유예할 수 있는데 계속 자동으로 유예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께서 자주 한 이야기가 있는데 '부동산 망국론'이다. 일본이 30년 동안 퇴행하지 않았나. 시발점이 된 게 부동산 값이 급등하다 일시에 꺼지면서다"라며 "'부동산 때문에 나라가 휘청거리면서 뒤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것을 들었다. 주식을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 속에 있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는 5월 9일 만료를 앞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제도에 대해 "(기간)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도입됐다가 이후 중단되기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 때 다시 강화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지나치다는 문제 의식 아래 주택 매매 시 양도세 중과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한 것인데, 더 이상 이 정책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라며 "만약 부득이 세제를 손보게 된다면 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겠느냐"라고도 했다. 집을 한 채만 보유해도 실제 거주하지 않는다면 해당 주택의 세(稅) 감면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면서 주택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손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는 물론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해주는 건 이상하다"며 "장특공제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했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25일에는 하루에 4차례나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치닫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 고통과 저항이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큰 병이 들었을 때는 아프고 돈이 들더라도 수술할 것은 수술해야 한다"며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양도세 중과로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면서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보유) 할 수 있을까"라고 밝히는 등 보유세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양도세 중과 부활 공식화에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자, 5월 9일 계약분까지는 유예를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