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사이클 끝?…은행 3%대 예금, 자금 이탈 막기 총력전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11.30 07:46
수정 2025.11.30 07:46

6개월 만에 재등장…인뱅보다 높아

증시 자금 이탈·만기 물량 부담↑

기준금리 동결에 향후 더 오를 수도

주요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은행권에서는 이례적인 금리 경쟁이 불붙고 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로 인상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보다도 더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해석과 더불어, 연말 대규모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총력전으로 분석된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 3%대의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한 것은 약 반년 만이다.


기존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던 시중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인터넷은행과의 금리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SC제일은행의 비대면 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3.20%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의 'My플러스 정기예금'과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 역시 최고 연 3.10%의 금리를 제시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금리도 일제히 상승세다.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모두 최고 연 2.85%의 금리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리 경쟁력을 앞세웠던 인뱅과의 격차도 사라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은 연 2.85%, 케이뱅크는 연 2.86%로 시중은행과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통상 인터넷은행은 조달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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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내 은행권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대규모 자금 이탈을 막고 연말 만기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 활황으로 자금이 활발하게 이동하면서 은행권 예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 및 MMDA 포함) 잔액은 647조8564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비교해 3.2%(21조8674억원)가 감소했다.


또 4분기에는 은행들이 대규모 예·적금 만기를 앞두고 있다.


연말까지 만기가 끝나는 자금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고 묶어두기 위해서는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중금리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해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0%로 4연속 동결했다.


환율과 집값 등 외환·금융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다시 가계대출과 부동산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이같은 결정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고 해석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은행 간 금리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금리가 길게 동결을 이어가면서 예금 금리 인상 경쟁이 더 진행될 수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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