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 크리처의 반격, ‘프레데터’, ‘에이리언’ 이어 디즈니 효자로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11.16 11:14
수정 2025.11.16 11:14

‘프레데터: 죽음의 땅’이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시리즈 최고 오프닝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7일 개봉한 이 작품은 북미 첫 주말 약 4000만 달러를 기록해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의 오프닝 수치 3800만 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15일 현재까지 월드와이드 매출은 9255만 달러를 돌파하며 1억 달러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프레데터’ 시리즈는 디즈니가 20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산하에 편입된 20세기 스튜디오 소속 IP로, 1987년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1편을 시작으로 속편과 리부트를 거치며 38년간 명맥을 이어왔다.


이번 ‘프레데터: 죽음의 땅’은 생명을 지닌 모든 것을 위협하는 죽음의 땅에서 최상위 포식자 칼리스크를 사냥하기 위해 나선 프레데터 덱과 휴머노이드 티아의 공조와 사투를 그린 액션 어드벤처 영화다. ‘프레이’로 신뢰를 쌓은 댄 트랙텐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아 세계관을 현대적 톤으로 재정비하면서도 시리즈 팬층이 기대하던 강렬한 질감을 유지해 균형감 있는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 반응과 평단 평가 역시 빠르게 상승하며 입소문이 확산됐다. 전작들이 대부분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은 PG-13등급(13세 미만 보호자 동반 권장 등급) 으로 개봉해 젊은 관객층과 가족 관람층의 유입이 가능해졌고, 마침 경쟁작 공백기와 맞물리며 초기 흥행 가속에 힘을 실었다.


흥미로운 지점은 디즈니 내부에서의 위치 변화다. ‘프레데터’ 시리즈는 디즈니가 20세기폭스를 인수하면서 산하에 편입된 작품으로, 애초부터 디즈니가 주력으로 키워오던 라인업과는 거리가 있었다. 여기에 시리즈 자체가 성인층을 겨냥한 하드코어 액션·크리처물이라는 특성까지 겹치며, 그동안 디즈니 내부에서는 상대적으로 외곽에 놓인 IP로 취급돼 왔다.


한편 디즈니는 최근 몇 년 동안 대형 프랜차이즈 전략의 피로감, 오리지널 신작들의 잇단 실패로 관객 신뢰 회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가운데 20세기 스튜디오가 2024년 선보인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3억 5000만 달러 이상의 성과로 분위기를 바꿔 놓았고, 올해 ‘프레데터: 죽음의 땅’이 그 흐름을 다시 이어받았다.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중형급 크리처물이 오히려 확실한 수익을 내는 ‘효자’로 부상하며 디즈니 내 장르 IP의 가치를 다시 증명한 셈이다.


관객이 화려한 블록버스터에서 ‘확실히 잘 만든 장르 영화’를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프레데터: 죽음의 땅’의 성과는 시리즈 부활을 넘어 디즈니가 향후 어떤 방향성으로 재정비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명확한 정체성과 효율적 설계가 만들어낸 이 돌파구는, 최근 흔들리던 디즈니 라인업에서 오랜만에 뚜렷한 방향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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